시인이 된다는 것
밀란 쿤데라
시인이 된다는 것은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행동의 끝까지
희망의 끝까지
열정의 끝까지
절망의 끝까지
그 다음 처음으로 셈을 해보는 것,
그 전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
왜냐하면 삶이라는 셈이 그대에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낮게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렇게 어린애처럼 작은 구구단 곱셈 속에서
영원히 머뭇거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시인이 된다는 것은
항상 끝까지 가보는 것을 의미하지.
- 시집 『시인이 된다는 것』(세시,1999)
'시인의 詩를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러니까 시는/ 진은영 (0) | 2022.10.02 |
---|---|
사랑스러운 추억/ 윤동주 (0) | 2022.09.19 |
戀. 戀 / 이희자 (0) | 2022.06.25 |
바다의 미풍/ 말라르메 (0) | 2022.06.16 |
이것이 나의 괴로움이다 (0) | 2022.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