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榧子林)*에서
금동원
마음은 평온의 날개를 달고
고요하고 신비한 시간을 걷는다
천년의 무게로 내려앉는 햇살은
빛이 드리운 그림자의 걸음으로 그늘이 된다
나뭇가지에 앉은 지빠귀 한 마리
가만히 귀 기울이면 투명한 소리의 열락
깨끗하고 예민한 노래는
절대 청감을 지닌 우주 새 같다
송이 화산석을 뽀드득 밟고 걷노라면
우주적 교감으로 뺨에 닿는 손길
부드럽게 스쳐 가는 바람의 온기에
휙 뒤돌아보면 깃털처럼 벌써 사라지고 없다
*비자림: 천년의 세월이 녹아든 제주 구좌읍 평대리에 있는 비자림은 500~800년생 비자나무들이 자생하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장소다.
- 《하나의 숲, 네 그루의 나무》,(2022 한국여성문학인회 대표선집)
![](https://blog.kakaocdn.net/dn/q8CCJ/btrTMhtgYAz/TlC0KkwxhokgNS9Aurb680/img.jpg)
'나의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날씨가 좋았네/ 금동원 (0) | 2023.06.09 |
---|---|
"신춘 가곡 및 창작 가곡의 밤" (0) | 2023.04.20 |
2022년 '제8회 세계한글작가대회' 개최 (1) | 2022.11.15 |
지한知漢*을 만나다 (0) | 2022.07.17 |
2022년 한국문학과 노벨문학상 심포지엄 (0) | 2022.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