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끝과 시작 4

읽거나 말거나 -쉼보르스카 서평집

『읽거나 말거나』 -쉼보르스카 서평집 비스와바 쉽보르스카/ 최성은 역 | 봄날의책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를 말해주는 독서칼럼은 많다. 하지만 어떤 책이 어떤 점에서 나쁜 책인지를 알려주는 독서칼럼은 드물다.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만큼이나 나쁜 책을 알아보는 안목도 소중하지 않는가. 책과 마주하는 순간, 쉼보르스카는 그 어떤 가식도 없이 온전히 그 자신이 된다. 폴란드 문단을 대표하는 지식인도, 존경받는 노벨상 수상자도 아닌, 순수한 ‘애호가’이자 겸허한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모든 권위를 내려놓은 채, 오로지 책에만 집중한다. 그렇기에 모르는 것에 대해 절대로 아는 척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누구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에 때로는 혹평도 서슴지 ..

책 이야기 2018.10.09

여기(Tutaj)/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여기(Tutaj)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다른 곳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여기 지구에서는 모든 것이 꽤나 풍요로워. 여기서 사람들은 의자와 슬픔을 제조하지. 가위, 바이올린, 자상함, 트렌지스터, 댐, 농담, 찻잔들을. 어쩌면 다른 곳에서는 모든 게 더욱 풍족할 수도 있어. 단지 어떤 사연에 의해 그림이 부족하고, 브라운관과 피에로기*, 눈물을 닦는 손수건이 부족할 뿐. 여기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장소와 그 주변 지역들이 있어. 그중 어떤 곳은 네가 특별히 좋아해서 거기에 고유한 이름을 붙이고, 위해(危害)로부터 그곳을 지켜내고 있는지도 몰라. 어쩌면 다른 곳에도 여기와 비슷한 장소가 있지 않을까. 단지 거기서는 아무도 그곳을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을 뿐. 어쩌면 다른 어느 곳과도 달리,혹은 거의 대부분..

나의 시에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나의 시에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가장 좋은 경우는 나의 시야, 네가 꼼꼼히 읽히고, 논평되고, 기억되는 것이란다. 그다음으로 좋은 경우는 그냥 읽히는 것이지. 세번째 가능성은 이제 막 완성 되었는데 잠시 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 네가 활용될 수 있는 네번째 가능성이 하나 더 남았으니 미처 쓰이지 않은 채 자취를 감추는 것, 흡족한 어조로 네 자신을 향해 뭐라고 웅얼대면서. - 『충분하다』, ( 문학과 지성사, 2016) ○작가 소개 폴란드 중서부의 작은 마을 쿠르니크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인 1931년 폴란드 옛 수도인 크라쿠프로 이주하여 2012년 작고할 때까지 거주했다. 야기엘론스키 대학교에서 폴란드어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으나 중퇴했다. 1945년 『폴란드일보』에 시 「단어를 찾아서」를 발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