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도빛공방 5

2021 가을을 보내며

한 여름 무더위에 쩔쩔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미 가을은 무르익음이 넘쳐 떨어진 낙엽은 쓸쓸하고 스산하다.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버려 실감이 나지 않는다. 곧 첫눈이 내릴 것이다. 올해 마지막 달항아리 시유를 마치며 한 계절을 보내고 다가올 겨울을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삶을 사랑하고 하루하루 시를 쓰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날들이게 하소서 가을날 무르익은 풍요와 사랑으로 함께 가는 길 언제나 모든 이의 작은 소망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이루어지게 하소서 -금동원의 「가을 기도」 중에서

나의 취미 2021.11.14

사서 하는 고생의 맛!

'고생을 사서한다' 라는 말이 있다. 안해도 되는 일을 귀찮게 만들어 몸도 마음도 고달프게 하는 경우이지만, 자기가 좋아서 하는 고생, 그 놀이를 즐기는 경우도 있다. 솔직히 고생이 재미있을 리 있겠는가. 무엇이건 저질러 놓은 생고생(?)은 몸도 마음도 번거롭고 피곤하고 힘이 든다. 그래도 그 고생을 사서 한다. 고생만큼의 희열과 성취감이 있기 때문이다. 재미와 도전이 있기 때문이다. 한 발씩 내디디며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얻고 깨닫는 삶의 성찰과 완성의 기쁨이 크다. 아마 앞으로도 쭈욱~~ 시를 쓰는 마음처럼 '사서 하는 생고생'의 이 맛과 새로운 도전의 길은 계속 될 것이다.

나의 취미 2021.05.19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시작에는 언제나 설렘과 기대감이 함께 한다. 쉽지 않은 작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흙을 반죽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데는 비워내기, 혹은 내려놓기 같은 마음공부가 먼저일지도 모른다. 반죽과 성형, 건조와 초벌, 시유와 재벌까지 기다리고 인내하는 긴 시간 동안 어쩌면 성공보다는 실패의 확률을 기다려야 했는지도 모른다. 숙련되지 않고 실력이 부족할수록 당연한 결과들이다. 그럼에도 언제나 결과에는 아쉬움이 생긴다. 그만큼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또 주어진다. 달항아리도 인연 따라 내게 오는 것인가 보다. 이번에도 절반의 실패와 절반의 성공이다.

나의 취미 2021.05.05

기다리는 마음

흙은 물을 머금고 있다. 흙과 물이 만나 만들어내는 특별한 에너지는 인내와 기다림을 거쳐 단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가을은 습도와 온도가 알맞아 흙과 놀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흙에서 그릇이 되기까지는 기다림과 정성의 시간이다.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김춘수의 시 「꽃」 중에서) 단 한 편의 시(詩)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참치)

나의 취미 2017.10.19

가을이 오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돌아왔다. 철지난 여름은 늘 가장 무더웠던 계절로 남아있고, 다시 돌아온 가을은 처음처럼 새롭다.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하늘은 띠끌 한점 없이 드높고 투명하다. 다사다난하고 특별했던 이별과 슬픔을 한묶음의 풍선에 담아 하늘 높이 날려보낸다. 오랜만에 산뜻하고 화사해진 공방에서 오랫동안 흙과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하는 물레작업도 새롭고, 굽깍기와 화장토 바르고 머그컵 다듬기도 즐겁고 편안하다. 항상 흙에서 배우는게 있다. 언제나 내가 다가서면 부드럽게 반겨준다. 내 마음이 전하는 손길을 있는 그대로 믿어준다. 서툰 정성과 기다림으로 주고 받는 둘만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올 가을은 예민한 백자토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 서로에게 익숙하게 길들여져 첫 눈 올 때쯤은..

나의 취미 2017.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