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문학의 집 서울 3

오늘, 날씨가 좋았네/ 금동원

오늘, 날씨가 좋았네 금동원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일기예보를 꽃 노래처럼 무시하고 가을 하늘은 화사했어요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이고요 코로나 확진자가 아직 위험 자릿수 외출을 자제하라는데 가을볕이 너무 빛나더군요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이고요 마스크가 우리의 키스를 가로막을 수 없다고 어떤 젊은 연인 볼 매인 소리에 붉어가던 단풍 더 붉어져 발가락이 꼼질꼼질 미안했어요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요 빙하는 점점 녹아 북극곰도 울고 지구도 울고 눈이 부시게 빛나는 마지막 계절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이고요 -《지구의 눈물》, (2023, 문학의 집· 서울)- 기후위기 대응 문학작품집에서

나의 소식 2023.06.09

문학은 사랑이다/ 김주연

문학은 사랑이다 김주연(문학평론가) 사랑이라는 말이 귀청을 시끄럽게 때린다. 언제부터인가 장안이 온통 트로트 열풍인데, 그 열풍을 생산, 유통시키고 있는 기관이 티비와 유투브 등의 방송이어서 이들과 단절되지 않는 한 이 열풍을 피할 길이 없다. 문제는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사랑'이라는 단어의 제품들인데 이 단어는 인근 영화, 연극등의 장르와 더불어 우리의 감각을 완전히 장악하고 휘저으면서 흘러간다. '사랑'의 압도적인 위세는 오로지 이러한 대중매체로부터 침투해 오는 것만은 아니다. 어디 다른 곳이 있겠는가. '사랑'의 표방은 교회로부터도 사찰로부터도 온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설교를 듣고 '사랑'의 감화를 받고 흡족한 모습으로 귀가한다. 그러나 세상은 결코 사랑으로 충만해 있지 않다. 오히려 그 ..

詩 이모저모 2023.02.11

웅숭깊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말 우리글

[내가 사랑하는 우리말 우리글] 웅숭깊다 금동원(시인) 어린 시절 시골 외가에 있던 우물 속을 내려다보며 알 수 없는 두려움과 함께 신비로운 상상을 하곤 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화 속 동물이 살 것도 같고, 들은 적 없는 슬픈 전설의 비밀을 품고 있는 것도 같았다. 그 때 가슴 밑바닥부터 차오르던 묘하게 벅찬 감정이 웅숭깊은 느낌이라는 걸 다 커서 알게 되었다. ‘웅숭깊다’라는 말은 본래 우묵하고 깊숙하여 잘 드러나지 않는 장소나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깊고 넓은 학문의 세계를 나타낼 때 쓰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주로 사람의 성품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만나면 기쁨과 큰 위로가 되는 온화하고, 도량이 넓고, 속이 깊은 사람의 인품을 가리킨다. 웅숭깊은 사람은 왠지 모를 든든함..

나의 소식 2017.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