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시와 에세이 3

가을빛/ 금동원

가을빛 금동원 황금빛 들녘에 뿌려진 따뜻하고 화사한 문득 고소한 밥냄새 같은 그리움이 눈이 부시게 빛나는 시간을 껴안는다 번지고 번지며 퍼져가는 퍼지고 퍼지며 번져가는 구름을 뚫고 내려앉는 은총같은 가을빛 가슴시리게 흔들리는 마음 기억이 불러들인 서늘한 바람 기도처럼 기적처럼 축복의 강물이 넘실거리며 흘러간다 -《노래하는 은행나무》, (시와 에세이, 2023)

나의 소식 2023.11.16

나이 듦에 대한 소란함/ 금동원

나이 듦에 대한 소란 금동원 남루한 육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전설과 신화는 이제 죽은 이야기인걸 각화된 껍질 벗기면 드러나는 붉은 살 욕망의 검은 띠를 두르고 미화된 나이테로 두꺼워지지는 말자 둥근 비명을 지르며 잘려나간 시간은 생명의 비린 습기를 품은 서글픔인걸 검버섯같이 번져가는 얼룩진 혈색은 무미건조한 삶의 고단함이 묻어 여행 직후 여독처럼 투박하게 검붉다 그리움은 점점 밋밋해지고 사막에서 불어오는 검은 모래바람은 오아시스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인걸 잘 익은 단풍나무는 환하지만 세월에 흔들리며 나이 듦은 조금 소란스럽다 -계간 《시에》, (2022 겨울호 통권 68호)

나의 詩 2022.11.16

기억의 강/ 금동원

기억의 강 금동원 하늘을 뒤덮은 황사 누렇게 쌓인 시간 속에서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는 건 첫 마음뿐 속인 것도 아니고 속은 것도 아닌데 우리는 언제나 속았고 모두를 속였다 매우 나쁨 붉은 경고등으로 뒤덮인 하늘은 수상하리만치 아득하게 짙푸르다 목멘 뿌연 황사가 다시 몰려온다 초미세먼지는 결이 너무 고와서 눈이 시리게 고요하고 서글프다 -계간 《시에》, (2022 겨울호 통권 68호)

나의 詩 2022.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