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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 시인<젠코지의 비불>

금동원(琴東媛) 2010. 3. 2. 18:42

 
젠코지(善光寺)의 비불
 
 
 
금동원 
 
 
 
▲ 충남 부여의 부소산에서 출토된 6세기경 ‘백제 금동삼존불’.     © 독서신문
 
젠코지(善光寺)의 비불


금 동 원

그 누구도 본적이 없어
비밀스러운 이끌림에 그저
법당의 어두컴컴한 디귿자형 지하계단을 조심스레
줄지어 한 바퀴 돌아 나올 뿐이지

552년 백제 26대 성왕이 불교 포교를 위해 보냈다는
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을 좌우로 거느린 ‘일광삼존 아미타여래’
시샘과 부러움 때문일까
본당 아미타원 지하실에 꽁꽁 숨겨 놓은 비불
백제사(구다라지)를 젠코지로 바꾸어 부른다 한들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것이 진실 아닌가

난파(難波)*의 ‘호리에’ 강물에 갖다 던져 버렸어도
영험한 부처의 빛나는 가호
천년을 넘나드는 가슴시린 숨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영불로 살아남은
아미타여래 삼존불이 백제의 핏줄임을 숨길 수는 없지 않은가

 
*난파(難波) : 지금의 오사카 중심지
 
 
[이해와 감상]백제 불교의 큰 영향력 고증
 
백제 제26대 성왕(聖王, 523∼554 재위)이 일본에 보내준 ‘백제 일광삼존 아미타여래’ 불상을 나가노시(長野市)의 명찰 젠코지(善光寺, 선광사, 나가노시 겐센초 491 소재) 가람에서는 비불로서 모시고 일반 공개를 거부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젠코지는 본명이 백제사(百濟寺)였다”는 것이 문헌에 밝혀 있기도 하다. 그러기에 여류 금동원 시인은 “552년 백제 26대 성왕이 불교 포교를 위해 보냈다는/관음보살과 세지보살을 좌우로 거느린 ‘일광삼존 아미타여래’/시샘과 부러움 때문일까 본당 아미타원 지하실에 꽁꽁 숨겨 놓은 비불/백제사(구다라지)를 젠코지로 바꾸어 부른다 한들/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것이 진실 아닌가”(제2연)하고 역사를 추궁한다. 일본의 저명한 역사가며 작가였던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1923~1996) 씨가 “고대 일본에게 있어서 ‘큰 나라’(クンナラ, 大いなる國) 백제는 일본에게 문명의 씨앗을 뿌려주는 파종 기계였다”([街道を行く]十九, 1982)라고 백제 문명을 진솔하게 찬양했다.

(2010년 2/28일 독서신문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