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립니다.
이미 우리 마음 안으로 들어와 있는 새봄을 재촉하는 듯 촉촉하게, 적당하게 말입니다.
이렇듯 자연이 주는 모든 축복들은 넘치지 않게, 순리대로 기다림과 떠나보냄을 반복하며 돌고 도는 것 같습니다.
참 일상적이고 천연덕스러운 그래서 더욱 위대하고 깊게 느껴지는 자연의 섭리입니다.
지난 3월11일 목요일 법정스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참 오랫동안 햇살처럼 바람처럼 마음 한자락을 빌려와 돌려드리지 못한 듯 마음이 아쉽고, 그립고, 허무했습니다.
스님의 삶 그 자체~
남겨진 우리에게 남기고 가신 화두는 무엇일까요?
몸소 몸으로 마음으로 말로 글로 보여주려고 하셨던 <무소유>
이생에 남겨 놓으신 말씀들과 소박한 다비식!
다른 생의 옷으로 갈아 입으시는 순간까지 어리석고 번잡한 저희들에게 한 수 가르쳐주고 가셨습니다.
날개 밑에 숨겨놓고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을 때 한번씩 꺼내 읽었던 책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읽고 읽은 책이지만
또 다른 의미에 감동과 울림을 주는 글이 되겠습니다.
이생에 글빛을 지지 않고 가겠다는 스님의 유언으로 새삼스레 더욱 귀하고 값진 말씀(책)이 되어버렸지만,
스님이 남겨 놓으신 고요하지만 우렁찬 마음의 소리에 귀기우려 보는 시간 가져봅니다.
제 자신을 향해 엄중한 죽비를 한번 내려치렵니다.
"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가지고 온 것도 아니고,
이 세상을 하직 할 때 가져 가는 것도 아니다.
인연 따라 있었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고 마는 것이다....(중략)
그래서,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옛사람들은 말한 것이다."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에너지 마음으로 새깁니다.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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