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갈무리 하는 장대비가 며칠 내리고 난 뒤 하늘은 가을 빛입니다. 이제는 매미 소리도 잦아 들어 풀숲 어딘가에서 울어대는 풀벌레의 노래가 더욱 선명하게 들리고, 오늘은 유난히 까치 울음소리도 맑고 소란합니다. 벌써 가을인가 봅니다. 흙과 함께 놀기 시작한 지도 어엿 넉달이 지나갑니다. 유별났던 올 여름의 폭염를 견딜 수 있었던 제법 기특한 놀이 친구이자 시간들이였습니다. 그동안 작업했던 작품들을 애지중지 다듬고 털어내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유작업을 해내고... 남은 건 설레임과 여운, 그리고 부족함에 대한 조금의 아쉬운 겸손과 마음 한가득 넘치는 철없는 기쁨. 그것들이 버무려져 탄생할 세번째 새끼(?)들과의 또 다른 만남을 기다립니다. 이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