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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 시인<장미>

금동원(琴東媛) 2011. 6. 27. 23:05
장 미


금 동 원
 
 
 
오월의 장미 가시는
도도한 차가움 때문이 아니라
아픔을 감추기 위한 과잉의 몸짓이다
 

사랑 혹은 오해에 대해
패배 혹은 이별에 대해
이변 혹은 박탈에 대해
끔찍한 욕구와
잘 길들여지기까지 견뎌냈을
외로움과 공포에 대해서도
 

겸손 혹은 지혜라는 이름으로 무너트린
수많은 자아와 교만의 묘지를 부수고
나눔의 기쁨,
더불어 함께할 해방감을 위해 도려낸
뾰족한 생살의 흔적조차도


꽃잎에 감춰진 창백한 시간과
눈물그늘에 스며있는 향기를 모르신다면
오월의 장미에 대해 무지한
당신은 자격박탈인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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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 금동원 시인 © 독서신문
 



서정적 삶의 진실 추구
무엇 때문에 시를 쓰는가.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시를 통한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부단한 문학의 작업이라고 본다. 심미적 서정시인 라이나 미리아 릴케(1875~1926)는 장미가시에 찔려 세상을 등졌다고 한다. 어째서 그가 장미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것인가. 세상 사람들은 “과연 시인답게 낭만적으로 떠났군”하고 웃어넘겼을런지도 모른다. 장미가시의 독으로 파상풍에 신음했을 시인 릴케를 떠올리기 전에 그가 ‘장미의 시적 진실’을 추구하여 시로서 참답게 한편의 시를 형상화시키느라 간단없이 장미꽃밭에서 장미를 어루만졌을 것을 연상해보면 어떨가.
금동원 시인은 “꽃잎에 감춰진 창백한 시간과/눈물그늘에 스며있는 향기를 모르신다면/오월의 장미에 대해 무지한/당신은 자격박탈인 게지요”(마지막 연)라고 장미를 통한 삶의 진실을 릴리컬하면서도 단호하게 추구하고 있어 자못 주목된다. 한편의 시를 쓰기 위한 시작업의 고통을 어쩌면 범인(凡人)들은 아랑곳하지 않을 테지만.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201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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