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몽상』
-에드가 엘런 포우/ 홍성용 역/ 하늘 연못
○ 저자 소개
19세기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비평가다. 1809년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태어나 순회극단 배우 데이비드 포와 베테 포 사이에서 태어난 포는 세 살이 되어 고아가 될 때까지 초라한 분장실에서 자라났다. 아버지가 실종되고 어머니마저 사망하자 앨런가에 양자로 들어갔다. 리치먼드에 사는 앨런 부부에게 입양된 포는 1826년 버지니아 대학에 입학하지만 양부로부터 최소한의 재정적 지원만 받았고 미국의 사관학교 격인 웨스트포인트에서도 잠시 수학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겪은 궁핍한 생활로 그는 주벽에 빠졌고 도박에도 손을 댔다. 결국 입학 후 1년이 끝나갈 무렵 2,000달러라는 빚을 지고 학교를 떠났는데, 성적은 최상위권이었다.
1835년에는 Southern Literary Messenger라는 잡지의 편집인으로 근무하기 시작했으며 그 이듬해 5월, 사촌인 13세의 버지니아 클렘과 결혼했다. 6년의 결혼 생활이 지나기 전에 버지니아 클렘은 결핵을 앓아 몸져눕게 되고, 이때부터 포는 더욱 더 알코올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1847년 아내 버지니아를 병으로 잃게 되는 불행을 겪은 포는 자신의 건강도 돌보지 않아 2년 후인 1849년 10월, 볼티모어의 길거리에서 쓰러져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2009년에는 미국 볼티모어 웨스트민스터 묘지에서 그의 모습을 본뜬 인형을 두고 성대한 장례식이 열리기도 했다.
그는 특히 단편소설의 영역에서 오늘날까지 그 천재성이 인정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현대 단편소설이 체계화된 것도 포에 의해서였지만, 그가 이뤄낸 문학적 성과와 비교해볼 때 힘겹고 불행한 삶이었다. 그는 궁핍, 음주, 광기, 마약, 우울, 신경쇠약으로 점철된 대단히 불운한 삶을 보냈다. 그의 천재성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도 모국에서가 아니라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 보들레르 등에 의해서였다. "내가 쓰고 싶었던 것들이 모두 포의 글 속에 있었다." 포의 소설을 번역하는 일에 무한한 애정을 쏟았던 보들레르의 말이다. 포의 문학에 나타나는 환상성과 상징성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평가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포는 19세기 미국 문학의 새로운 '미와 전율'을 창조해냈지만, 거의 한 세기 가까이 영어권 문학에서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했다. 포의 문학은 당시 미국 문학의 일반적인 흐름과는 갈래가 달랐다. 그의 아름다움을 위한 문학, 예술을 위한 예술론은 당시 미국 문학을 주도했던 청교도적인 사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예술행위의 목적은 도덕성이나 교훈을 주는 것보다는 미의 창조에 있다. 결국 창작행위는 영감이 아니라 미의 이지적인 건축 작업과도 같은 것이다"고 한 그의 발언은 작가로서 자신의 예술관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의 거장 히치콕이 프랑스의 시네마테크에 의해 뒤늦은 조명을 받았듯이 포의 소설들 역시 불행하게도 그의 사후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포가 활동한 당시로서는 그의 작품들이 너무 앞서 있었거나 쉽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에스에프(SF), 팬터지, 추리, 공포 문학의 원조 위치에 어김없이 포가 매김되고 있을 정도로 그의 위치는 중요하다. 포는 현대화된 소설의 틀을 마련한 독창적인 이론가이자 이를 실천한 작가로서, 낭만주의 또는 상징주의 시인으로서, 추리 소설의 개척자로서 현대 문학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포가 만들어낸 뤼팽이라는 인물이 없었더라면 결코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아르센 뤼팽 전집>은 쓰여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사건을 시간 경과에 따르는 평이한 서술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매듭을 동시다발적으로 풀어나가는 새로운 방법을 택하였다. 그의 이런 서술법은 묵직한 긴장감과 아울러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전달한다. 현재까지 그가 추리 소설의 선구로 대접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연유한다. 그는 1841년 『모르그 가의 살인』을 발표하며 추리 문학의 문을 열었고 이후『마리로제 미스터리』 『도둑맞은 편지』 『황금 곤충』 『범인은 너다』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그는 추리 문학의 특징적 원형을 만들어냈다.
포의 추리는 매우 정제된 단편 형식 속에 불가해적인 수수께끼나 그 단서를 제공하고, 특정한 해결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특징을 드러낸다. 이 구성상의 특성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직 모든 추리 형식의 소설에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특징을 이루고 있다. 포가 창안해낸 이런 탁월한 기법과 함께 그의 소설들이 호평되는 이유로는 포만의 서술 방식인 이성적 사고와 접목된 과학적인 추론에서도 찾아진다. 철저히 이성적인 사고 전개를 근간으로, 환상과 몽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나가면서도 언제나 정신 상태를 이성과 합리적인 논리로 분석하였다.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한 벽을 허물기 위해 치밀한 논리로 탐구해냄으로써 인간의 근원적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섬뜩한 공포 소설을 창조하였고, 범죄 사건을 다룸? 있어서도 여러 증거들과 인간 심리의 움직임을 이성적 사고로 분석하고 추적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추리 소설을 세상에 선보였다.
○홍성영 역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무대예술을, 파리 8대학에서 비교문학 석사과정을 수학했다. 에드거 앨런 포의『우울과 몽상』번역으로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그녀가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로 평가 받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리플리 5부작을 맡게 된 것은 예고된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는 퍼트리샤 콘웰의 『소설가의 죽음』, 『사형수의 지문』, 『약탈자』,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아나이스 닌의 『헨리와 준』, 노먼 메일러의 『숲속의 성』, 스테프니 메이어의 『호스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올빼미의 울음』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포, 구속받지 않는 상상력의 작가
포의 삶은 구속받지 않는 상상의 세계였다. 그는 시, 소설, 평론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유산을 남겼다. 특히 단편소설의 영역에서 그의 소설들은 오늘날까지 그 천재성이 인정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현대 단편소설이 체계화된 것도 포에 의해서였다. 포는 1809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1849년 마흔한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이뤄낸 문학적 성과와 비교해 볼 때 힘겹고 불행한 삶이었다. 그는 궁핍, 음주, 광기, 마약, 우울, 신경쇠약 등 대단히 불운한 삶을 보냈다. 그의 천재성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도 모국에서가 아니라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 보들레르 등에 의해서였다. 본격적으로 포의 글들은 보들레르, 말라르메, 도스토예프스키 등에 의해 그 천재성을 인정받고 해외에 소개되었다. "내가 쓰고 싶었던 것들이 모두 포의 글 속에 있었다." 포의 소설을 번역하는 일에 거의 무한한 애정을 쏟았던 시인 보들레르의 말이다.
포의 문학은 크게 네 갈래로 요약된다. 상상력과 서정성을 겸비한 시편들, 정교하고 모범적인 단편들, 날카롭고 독창적인 문학이론들, 그리고 우주와 자연의 신비에 대한 강의록과 산문들이 그것들이다.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의 거장 히치콕이 프랑스의 시네마테크에 의해 뒤늦은 조명을 받았듯이 포의 소설들 역시 불행하게도 그의 사후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포가 활동한 당시로서는 그의 작품들이 너무 앞서 있었거나 쉽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시기 한 가지 놀랄만한 사실은, 무시하지 못할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에스에프(SF), 팬터지, 추리, 공포 문학의 원조 위치에 어김없이 포가 매김되고 있다는 것이다. 포의 문학이 그만큼 앞서 있었음을 반증하는 사례이다. 혹자들은 에드거 앨런 포가 없는 스티븐 킹은 상상할 수 없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 포가 '이제' 우리에게 돌아왔다. 이제 돌아왔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문학의 진면목에 비해 이제껏 그의 작품들이 비교적 외면당했거나 소홀히 취급되어왔기 때문이다.
이 책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은 [검은 고양이] [모르그 가의 살인] [어셔 가의 몰락] 등등 몇몇 소설 외에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포의 단편소설 58편 전편을 작품 성향에 따라 환상(16편), 풍자(15편), 추리(10편), 공포(17편) 편으로 나누어 싣고 있다. 이들 소설들은 세계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 포의 문학세계 전모와, 그의 구속받지 않는 상상의 세계, 심리적 통찰, 첨예한 이성주의 정신을 한눈에 들여다보게 한다.
포, 비참과 영광의 작가
추리의 창시자, 상상력의 천재, 이성주의자, 낭만주의자 등등 포의 이름 앞에는 이런 다양한 췌사가 부여되지만, 본격적으로 그는 사후 1세기가 지난 뒤에야 자신의 모국인 미국에서 정당한 문학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포의 문학에 대해 일찍부터 깊은 이해를 보낸 쪽은 보들레르와 말라르메 같은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들이었다. 포의 문학에 나타나는 환상성과 상징성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평가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포는 19세기 미국 문학의 새로운 '미와 전율'을 창조해냈지만, 거의 한 세기 가까이 영어권 문학에서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동서의 탁월한 비평가와 작가들에게 끊임없는 영향력을 끼친 '비참과 영광에 찬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포 작품이 제대로 번역된 적 없는 우리 현실에 빗대어 보면 아주 행복한 반전이다. 아쉽게도 우리에겐 그의 몇몇 시편과 소설만이 소개된 것에 불과할 뿐 포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본격적인 작품은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포의 작품들은 프랑스에서만 90여 종 넘게 소개되어 있고, 가까운 일본만 해도 전집 판본이 세 종에 이른다. 이번 전집에 소개되는 포의 작품들은 '놀랍고도 뛰어난 모범소설'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포가 독창적이고도 탁월한 이론가임을 증명하듯 그의 소설들은 환상성, 이중성, 상징성, 초월성, 위트, 풍자, 유머, 통찰력 등등 현대 소설이 갖추어야 할 모든 미덕들을 지니고 있다.
포의 문학은 당시 미국 문학의 일반적인 흐름과는 갈래가 달랐다. 그의 아름다움을 위한 문학, 예술을 위한 예술론은 당시 미국 문학을 주도했던 청교도적인 사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예술행위의 목적은 도덕성이나 교훈을 주는 것보다는 미의 창조에 있다. 결국 창작행위는 영감이 아니라 미의 이지적인 건축 작업과도 같은 것이다"고 한 그의 발언은 작가로서 자신의 예술관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국땅 프랑스에서 포의 글들은 상징주의 문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만일 포가 없었다면 보들레르 이후의 상징주의 미학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보들레르, 발레리, 말라르메의 문학세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으며, 랭보의 상징시, 스티븐슨의 해적소설, 줄 베른의 SF, 코넌 도일·모리스 르블랑·애거서 크리스티·S.S.반 다인 등의 추리 소설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포는 현대화된 소설의 틀을 마련한 독창적인 이론가이자 이를 실천한 작가로서, 낭만주의 또는 상징주의 시인으로서, 추리 소설의 개척자로서 현대 문학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포 소설의 특성들
포의 소설로 인해 현대문학은 다채롭고 풍요로워졌다. 포가 만들어낸 뒤팽이라는 인물이 없었더라면 결코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아르센 뤼팽 전집]은 쓰여지지 못했을 것이다. 포는 당시 전무했던 추리 기법을 소설에 도입함으로써 현대 문학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 현대의 대다수 작품들이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할만큼 그의 추리 문학은 모든 추리 소설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는 사건을 시간 경과에 따르는 평이한 서술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매듭을 동시다발적으로 풀어나가는 새로운 방법을 택하였다. 그의 이런 서술법은 묵직한 긴장감과 아울러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전달한다. 현재까지 그가 추리 소설의 선구로 대접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연유한다. 그는 1841년 [모르그 가의 살인]을 발표하며 추리 문학의 문을 열었다.
이후 [마리로제 미스터리] [도둑맞은 편지] [황금 곤충] [범인은 너다]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그는 추리 문학의 특징적 원형을 만들어냈다. 포의 추리는 매우 정제된 단편 형식 속에 불가해적인 수수께끼나 그 단서를 제공하고, 특정한 해결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특징을 드러낸다. 이 구성상의 특성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직 모든 추리 형식의 소설에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특징을 이루고 있다. 포의 이런 기법은 당시 분명 새로운 경이였을 것이고, 지금의 관점으로도 손색없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포가 창안해낸 이런 탁월한 기법과 함께 그의 소설들이 호평되는 이유로는 포만의 서술 방식인 이성적 사고와 접목된 과학적인 추론에서도 찾아진다. 포는 철저히 이성적인 사고 전개를 근간으로, 환상과 몽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나가면서도 언제나 정신 상태를 이성과 합리적인 논리로 분석하였다.
○ 책 속으로
사기의 본질과 법칙을 구성하는 것은 사실 코트와 바지를 착용하는 생물종에게 고유한 것이다. 사기는 인간의 운명이다. 이것이 목표이자 대상이고 끝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떤 사기를 쳤을 때 우리는 그가 해냈다고 말한다.--- p.209
먼저, 시체를 작은 조각으로 절단해 불에 태워버리려는 생각을 했다. 또는 지하실에 무덤을 만들어 파묻어버리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리곤 뜰의 우물에 던져버릴까 하고 생각했으며, 여느 물건처럼 상자에 포장하여 짐꾼을 시켜 집 밖으로 내보낼 생각도 했다. 결국 이러한 것보다 훨씬 훌륭한 방법이 떠올랐다. 나는 그것을 지하실 벽 속에 발라 넣기로 결심했다. 중세의 수도사들이 희생자를 벽 속에 넣고 발랐다는 기록이 있듯이. 이러한 목적으로 볼 때 이 집 지하실은 안성맞춤이었다. 지하실 벽은 엉성하게 쌓아올려졌고 최근에 석회로 대충 발라 놓았는데 습기 찬 공기 때문에 딱딱하게 굳어있지 않았다. 게다가 벽 한쪽에는 돌출부가 있었는데, 장식용 굴뚝이나 난로 같은 것을 메워 다른 부분과 비슷하게 하여 생긴 것이었다. 이 지점에 벽돌을 들어내고, 시체를 집어놓고, 그 전과 같이 모두 발라버리면 아무도 의심하지 못할 거 같았다. (...)
드디어 세 번째 혹은 네 번째로 경관들은 지하실로 내려갔다. 나는 한치의 떨림도 없었다. 내 심장은 천진난만하게 잠든 어린아이의 심장처럼 조용히 뛰고 있었다. 나는 팔짱을 끼고 이러저리 유유히 돌아다녔다. 경찰은 이제 확신을 갖고 떠날 채비를 했다. 내 마음속에는 기쁨이 솟아올라 억누를 수가 없었다. 나는 그들이 갑절로 확신시켜준 나의 무죄에 대한 승리의 표시로 단 한마디를 내뱉기 위해 몸이 달아올랐다.
그 무리들이 계단을 올라갈 때 나는 드디어 이렇게 말해버렸다.
"여러분, 여러분의 의심을 풀어드릴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안녕히 가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집은, 이 집은 매우 잘 지어진 집입니다."
무언가 자꾸 지껄이고 싶은 격렬한 욕구로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알 수 없었다.
"정말 잘 지어진 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벽은...., 가시려구요, 여러분? 이 벽은 견고하게 올려졌는데."
나는 허세를 피우고 싶은 마음을 못 견뎌, 손에 들고 있던 막대기로 아내의 시체가 서 있는 바로 그 벽돌 부분을 힘껏 쳤다. 아, 하느님, 악마의 독니로부터 나를 구해 주소서! 내 외침 소리가 다시 울려 침묵 속으로 빠져들자마자 나는 무덤 속으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의 대답을 들었다. 처음에는 끊어질 듯한 어린아이의 흐느낌 같은 울음소리였는데, 곧 너무나 괴기하고 사람 소리라고는 할 수 없는, 끊임없이 울리는 큰 비명 소리로 바뀌었다. 그것은 비탄에 잠긴 저주받은 이와 그 저주에 기뻐 날뛰는 악마의 목구멍에서 함께 나오는, 지옥에서만 솟아오르는 공포의 승리감이 섞인 울부짖는 비명 소리였다.
나 자신의 생각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리석을 것이다. 정신이 아득해져 나는 반대편 쪽 벽을 향해 비틀거렸다. 순간 층계 위에 있던 경관들도 극단적인 공포와 놀라움으로 움직이지 못한 채 서 있었다. 다음 순가, 여섯 명의 건장한 경관들이 벽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벽은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이미 심각하게 부패된, 핏덩어리가 말라붙은 시체가 보는 사람들의 눈앞에 꼿꼿이 서 있었다. 시체 위에는 시뻘건 입을 크게 벌리고 불 같은 외눈을 치켜 뜬 그 무서운 고양이가 앉아 있었다. 그 간교함으로 나로 하여금 살인을 저지르게 했고, 그 유혹하는 목소리로 나를 교수대로 인도한 그 고양이가 있었다. 나는 그 무덤 속으로 그 괴물을 발라 넣었던 것이다! ---pp 651~654
그리고 무엇보다도 달 바깥쪽 우주에 있는 위성의 자전운동에 대해서. 또 이 위성이 지구를 도는 공전운동이 거의 기적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에 대해서. 그렇기에 아직 한 번도 인간의 망원경에 포착된 적이 없고 신의 뜻대로 앞으로도 한 번도 포착되지 않을 달 반대편 지역의 어둡고 소름끼치는 수수께끼에 대해서.--- pp.88-89
"'모든 공공연한 생각과 관습이 어리석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대다수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네에게 말할 수 있네만, 수학자들은 자네가 말한 그 공공연한 오류를 공표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네. 진리로 공표되었다 하더라도 그건 오류에 지나지 않네. (...) 수학적 추리는 형식과 수량에 대한 관찰에 적용된 논리에 지나지 않네. 순수 대수학이라고 부르는 것의 진리를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진리로 생각하는 데에 가장 큰 오류가 있네. 그리고 이 오류는 너무 터무니없어 나는 그 진리를 받아들이는 보편성이 당황스럽네. 수학적 원칙은 일반적 진리의 원칙이 아니네
예를 들어 타성의 원칙은 물리학과 형이상학에서 동일한 것으로 보이네. 물리학에서 큰 물체는 작은 물체를 움직일 때보다 더 큰 힘이 들고, 그것에 따르는 운동량은 그 힘에 비례하네. 형이상학에서는 더 큰 능력을 가진 지력은 그 동작에 있어서 열등한 지력보다 더 강하고 오래가며 더 효과적이지만, 과정의 첫 단계에서는 느릿느릿 움직이며 더 당황하고 주저하네. 자네는 혹시 가게 위에 걸려 있는 거리의 간판 중 어떤 것이 가장 주의를 끄는지 알아차린 적이 있나?"
"그런 문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지도 위에서 하는 퍼즐 게임이 있네. 한쪽이 다른 한 사람에게 주어진 지명, 도시 강 주 혹은 나라 다시 말해 지도 위의 잡다하고 복잡한 어떤 지명을 묻네. 게임 초보자는 일반적으로 세세한 지명을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을 당황시키려 하지만 익숙한 사람은 지도 한끝에서 다른 한끝까지 크게 쓰인 글자를 택하지. 이러한 것은 지나치게 크게 쓰여진 거리의 간판이나 광고처럼 너무 분명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껴 가네. 그리고 이러한 물리적인 간과는 지나치게 명백한 생각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가버리는 정신상의 부주의와 정확히 닮은 것이네.
그러나 이것은 경찰 국장의 이해 이상의 혹은 그 이하의 것으로 보이네. 그는 장관이 세상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세상 사람들 코 바로 밑에 편지를 숨겼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네. D장관의 대담하고도 저돌적인, 뛰어난 교묘함을 깊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렇게 확신하게 되었네.(...)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차 나는 어느 화창한 아침에 초록색 색안경을 준비하고 우연히 장관댁을 들르게 되었네. (...) 그에게 가까이 있는 큰 책상에 나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네. 책상에는 몇몇 잡다한 편지들과 서류들이 어지럽게 있었고 한두 벌의 악보와 책도 몇권 있었네. 오랫동안 매우 주의깊에 조사해 보았지만 특별한 의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은 없었네. 결국 집 안을 선회하던 내 시선이 마분지로 만든 대수롭지 않은 편지꽂이 세공품에 떨어졌네. 그것은 벽난로 근처에 지저분한 푸른색 리본에 매달려 있었네.
서너 개의 칸으로 나누어진 이 편지꽂이 안에 대여섯 장의 명함과 한통의 편지가 있었네. 편지는 몹시 더럽혀지고 구겨져 있었네. 처음에는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기고 찢어버리려다 다시 그대로 둔 것처럼 가운데가 둘로 찢어져 있었네. 편지에는 커다란 검은 봉인이 있었고 D라는 부호의 이름이 매우 두드러지게 쓰여 있었네. 자그마한 여자 필적으로 D장관에게 보낸 것이었네. 그 편지는 편지꽂이 위칸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은 것처럼 보였네. 나는 이 편지를 보자마자 그것이 내가 찾던 편지라고 결론 내렸네. 물론 그것은 겉모양으로 보아서는 경찰국장이 너무나도 자세하게 우리에게 설명해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네. 봉인은 크고 검었으며 D라는 기호가 있었네.
경찰국장이 말한 것은 봉인이 작고 붉은 색이며 S가문 공작 문장이었지. 장관에게 온 이 편지의 주소는 자그마하고 여자 필적이지만 경찰국장이 말한 편지의 주소는 어느 왕족이 쓴 것으로 눈에 띄게 대담하고 분명한 필적이라 했네. 크기만이 일치했네. 그러나 정도를 벗어나는 이 큰 차이와, 편지가 몹시 지저분한 점과, 편지가 찢겨진 상태는 D의 전혀 빈틈없는 습관과 전혀 맞지 않았네. 그리고 그것을 보는 사람이 쓸모 없는 서류로 잘못 생각하도록 의도하는 암시가 짙었네. 이러한 것들은 모든 사람의 눈에 띄도록 지나치레 두드러지는 상황과 함께 내가 이미 이전에 도달했던 결론과 정확히 일치했네. 이러한 것들은 수색의 임무를 띤 사람에게는 큰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지. --- pp 563~565
"'모든 공공연한 생각과 관습이 어리석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대다수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네에게 말할 수 있네만, 수학자들은 자네가 말한 그 공공연한 오류를 공표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네. 진리로 공표되었다 하더라도 그건 오류에 지나지 않네. (...) 수학적 추리는 형식과 수량에 대한 관찰에 적용된 논리에 지나지 않네. 순수 대수학이라고 부르는 것의 진리를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진리로 생각하는 데에 가장 큰 오류가 있네. 그리고 이 오류는 너무 터무니없어 나는 그 진리를 받아들이는 보편성이 당황스럽네. 수학적 원칙은 일반적 진리의 원칙이 아니네.
경찰국장이 말한 것은 봉인이 작고 붉은 색이며 S가문 공작 문장이었지. 장관에게 온 이 편지의 주소는 자그마하고 여자 필적이지만 경찰국장이 말한 편지의 주소는 어느 왕족이 쓴 것으로 눈에 띄게 대담하고 분명한 필적이라 했네. 크기만이 일치했네. 그러나 정도를 벗어나는 이 큰 차이와, 편지가 몹시 지저분한 점과, 편지가 찢겨진 상태는 D의 전혀 빈틈없는 습관과 전혀 맞지 않았네. 그리고 그것을 보는 사람이 쓸모 없는 서류로 잘못 생각하도록 의도하는 암시가 짙었네. 이러한 것들은 모든 사람의 눈에 띄도록 지나치레 두드러지는 상황과 함께 내가 이미 이전에 도달했던 결론과 정확히 일치했네. 이러한 것들은 수색의 임무를 띤 사람에게는 큰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지. --- pp 563~565
"'모든 공공연한 생각과 관습이 어리석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대다수의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네에게 말할 수 있네만, 수학자들은 자네가 말한 그 공공연한 오류를 공표하는데 최선을 다해왔네. 진리로 공표되었다 하더라도 그건 오류에 지나지 않네. (...) 수학적 추리는 형식과 수량에 대한 관찰에 적용된 논리에 지나지 않네. 순수 대수학이라고 부르는 것의 진리를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진리로 생각하는 데에 가장 큰 오류가 있네. 그리고 이 오류는 너무 터무니없어 나는 그 진리를 받아들이는 보편성이 당황스럽네. 수학적 원칙은 일반적 진리의 원칙이 아니네.
(...) 예를 들어 타성의 원칙은 물리학과 형이상학에서 동일한 것으로 보이네. 물리학에서 큰 물체는 작은 물체를 움직일 때보다 더 큰 힘이 들고, 그것에 따르는 운동량은 그 힘에 비례하네. 형이상학에서는 더 큰 능력을 가진 지력은 그 동작에 있어서 열등한 지력보다 더 강하고 오래가며 더 효과적이지만, 과정의 첫 단계에서는 느릿느릿 움직이며 더 당황하고 주저하네. 자네는 혹시 가게 위에 걸려 있는 거리의 간판 중 어떤 것이 가장 주의를 끄는지 알아차린 적이 있나?"
"그런 문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지도 위에서 하는 퍼즐 게임이 있네. 한쪽이 다른 한 사람에게 주어진 지명, 도시 강 주 혹은 나라 다시 말해 지도 위의 잡다하고 복잡한 어떤 지명을 묻네. 게임 초보자는 일반적으로 세세한 지명을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을 당황시키려 하지만 익숙한 사람은 지도 한끝에서 다른 한끝까지 크게 쓰인 글자를 택하지. 이러한 것은 지나치게 크게 쓰여진 거리의 간판이나 광고처럼 너무 분명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껴 가네. 그리고 이러한 물리적인 간과는 지나치게 명백한 생각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가버리는 정신상의 부주의와 정확히 닮은 것이네.
그러나 이것은 경찰 국장의 이해 이상의 혹은 그 이하의 것으로 보이네. 그는 장관이 세상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세상 사람들 코 바로 밑에 편지를 숨겼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네. D장관의 대담하고도 저돌적인, 뛰어난 교묘함을 깊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렇게 확신하게 되었네.(...)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차 나는 어느 화창한 아침에 초록색 색안경을 준비하고 우연히 장관댁을 들르게 되었네. (...) 그에게 가까이 있는 큰 책상에 나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네. 책상에는 몇몇 잡다한 편지들과 서류들이 어지럽게 있었고 한두 벌의 악보와 책도 몇권 있었네. 오랫동안 매우 주의깊에 조사해 보았지만 특별한 의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은 없었네. 결국 집 안을 선회하던 내 시선이 마분지로 만든 대수롭지 않은 편지꽂이 세공품에 떨어졌네. 그것은 벽난로 근처에 지저분한 푸른색 리본에 매달려 있었네.
서너 개의 칸으로 나누어진 이 편지꽂이 안에 대여섯 장의 명함과 한통의 편지가 있었네. 편지는 몹시 더럽혀지고 구겨져 있었네. 처음에는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기고 찢어버리려다 다시 그대로 둔 것처럼 가운데가 둘로 찢어져 있었네. 편지에는 커다란 검은 봉인이 있었고 D라는 부호의 이름이 매우 두드러지게 쓰여 있었네. 자그마한 여자 필적으로 D장관에게 보낸 것이었네. 그 편지는 편지꽂이 위칸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은 것처럼 보였네. 나는 이 편지를 보자마자 그것이 내가 찾던 편지라고 결론 내렸네. 물론 그것은 겉모양으로 보아서는 경찰국장이 너무나도 자세하게 우리에게 설명해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네. 봉인은 크고 검었으며 D라는 기호가 있었네.
경찰국장이 말한 것은 봉인이 작고 붉은 색이며 S가문 공작 문장이었지. 장관에게 온 이 편지의 주소는 자그마하고 여자 필적이지만 경찰국장이 말한 편지의 주소는 어느 왕족이 쓴 것으로 눈에 띄게 대담하고 분명한 필적이라 했네. 크기만이 일치했네. 그러나 정도를 벗어나는 이 큰 차이와, 편지가 몹시 지저분한 점과, 편지가 찢겨진 상태는 D의 전혀 빈틈없는 습관과 전혀 맞지 않았네. 그리고 그것을 보는 사람이 쓸모 없는 서류로 잘못 생각하도록 의도하는 암시가 짙었네. 이러한 것들은 모든 사람의 눈에 띄도록 지나치레 두드러지는 상황과 함께 내가 이미 이전에 도달했던 결론과 정확히 일치했네. 이러한 것들은 수색의 임무를 띤 사람에게는 큰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지.
--- pp 563~565
○ 추천평
이 전집의 제1부 환상편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추리나 공포 소설들에서도 포는 인간 내면에 숨겨진 심리 변화를 이성적 방법으로 논증하려 시도하고 있다. 사실 포 문학의 가장 독특한 특질은 세상 만물의 이치는 물론 인간의 심리 상태와 행동 양식 모두를 이성적인 추론을 통해 분석하고 증명해내는 데 있다. 포는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한 벽을 허물기 위해 치밀한 논리로 탐구해냄으로써 인간의 근원적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섬뜩한 공포 소설을 창조하였고, 범죄 사건을 다룸에 있어서도 여러 증거들과 인간 심리의 움직임을 이성적 사고로 분석하고 추적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추리 소설을 세상에 선보였다. 포가 새롭게 창안해낸 여러 장르의 소설들은 모두 이성적 추론을 바탕으로 한 서술 양식을 인간의 사고 흐름과 심리를 분석하는 데 적용함으로써 탄생된 것이다
제1부 환상편에 속한 소설들에서 표에 대한 고정관념을 지닌 독자들은 가장 색다른 체험을 할 것이다. 이들 환상소설에는 작가 포의 두드러진 내면 세계가 담겨 있다. 이 소설들에서 그는 추리와 공포의 세계를 넘어선 인간 정신의 이상계를 보여준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세계 혹은 시점마저 알 수 없는 모호한 상태를 배경으로 작가는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열망하는 환상성을 풍부한 언어와 무제한적 상상력으로 그려낸다. 불안과 충동적인 삶을 살았던 포의 생애의 또다른 면이 소설 속에 글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제2부 풍자편에서는 포의 번득이는 기지와 재치가 두드러지며, 매서운 풍자정신이 은근히 때로는 신랄하게 배어 나온다. 이 소설들의 특징을 가장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사실성과 비 사실성의 혼재이다. 포는 사실적인 문학적 구성과 인간의 본성에 깊이 뿌리를 둔 상황 설정을 통해 자신의 문학적 허구를 그려낸다. 그 허구는 부조리와 환상이 얽힌 문학적 상상력의 축제이자 유쾌한 지적 유희이다. 포의 풍자는 결국 인습에 대한 유쾌한 반란을 보여주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엔 어른을 위한 우스꽝스런 동화 같은 인상을 받지만, 행간에는 세태를 풍자하는 작가 포만의 웃음이 있다.
제3부 추리편의 소설들은 포 문학 세계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포는 사건과 추리의 새로운 독해 방식을 통해 독보적인 추리의 지평을 열었다. 포와 독자들과의 치열한 지적 게임. 그러나 포의 미스터리에는 최초의 추리라는 문학적 의의 이외에 숨겨진 독특한 특성이 내재한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숨겨진 인간성의 폭로'일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우리는 포가 단지 추리 형식을 처음 선보인 작가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정신을 문학 작품에 투영한 위대한 작가로 기억하는 것이다.
이러한 포의 인간 내면의 문학적 탐구는 제4부 공포편에서 정점을 이룬다. 음울하고 기괴하며 광기와 환상으로 가득 채색된 이미지들. 이 이미지들의 한가운데에 늘 박동하는 인간의 마음(심장)이 놓여 있다. 포는 전통 관습 가문 질병 매장 저승 생명 등등의 소재를 통해 인간 내면 깊숙이 잠재된 공포심을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끔찍하면서도 신비로운 이야기로 다가오거나 아니면 우리 마음속에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 불안의 진자로 다가온다.
「검은 고양이」의 광기 어린 화자, 「어셔가의 몰락」의 음산한 분위기, 「도둑 맞은 편지」의 기발한 상상력, 「황금충」의 암호 활용 등 개성적인 특징들이 짧은 분량에 꽉 차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다양한 의미들이 담겨 있어 문학 작품을 깊이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강조할 때 안성맞춤이다. 846쪽에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58편 전편들을 환상, 풍자, 추리, 공포 등으로 나누어 모두 모았다. 여름철 더위에 지쳐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무료하게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고만 있을 때, 무엇인가 산뜻한 자극을 원할 때 이 책을 펴놓고 아무곳이나 5분 이상만 읽어 볼 것. 다만, 28,000원이라는 가격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방학중 학교도서관의 장기도서대출을 이용할 것! (가벼운 분량으로 읽으려면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도둑맞은 편지>를 권한다.) - 허병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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