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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詩를 읽다

폭포(瀑布)/ 김수영

금동원(琴東媛) 2016. 12. 31. 00:49



폭포瀑布


김수영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 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醉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楕와 안정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시집 『김수영 풀이 눕는다』, (2013, 시인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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