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바깥이자 안이다 외 1편
금동원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을 (닮은)
르네 마그리트의 중절모 (같은)
협제해변에서 바라본 비양도(飛揚島)*
햇볕에 그을린 섬은 손에 잡힐 듯 말 듯
가깝고도 멀다
섬은 바깥이다
떨어져 나간 단독자의 고립은 자유롭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사랑 전략이다
섬은 안이다
마음 안에 길을 내고
양 팔로 감싼 둘레 길은 담벼락이다
내면을 훑어보듯 은밀하고 환하다
등 돌린 섬
시선은 바깥에서 안으로
안에서 바깥으로
타인의 방처럼 서늘하고 무심하다
바다는 파도가 이끄는 대로 넘실거리고
바깥도 안도 아닌 섬은 고요하다
제주도 한라산이 저 멀리 아득하다
*면적은 0.5km²의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화산섬.
『지구문학』, (2018 봄호, 통권 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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