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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섬은 바깥이자 안이다 /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8. 3. 8. 23:19

섬은 바깥이자 안이다  외 1편

 

 

금동원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을 (닮은)

르네 마그리트의 중절모 (같은)

협제해변에서 바라본 비양도(飛揚島)*

햇볕에 그을린 섬은 손에 잡힐 듯 말 듯

가깝고도 멀다

 

섬은 바깥이다

떨어져 나간 단독자의 고립은 자유롭다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사랑 전략이다

 

섬은 안이다

마음 안에 길을 내고

양 팔로 감싼 둘레 길은 담벼락이다

내면을 훑어보듯 은밀하고 환하다

    

등 돌린 섬

시선은 바깥에서 안으로

안에서 바깥으로

타인의 방처럼 서늘하고 무심하다

    

바다는 파도가 이끄는 대로 넘실거리고

바깥도 안도 아닌 섬은 고요하다

제주도 한라산이 저 멀리 아득하다

     

*면적은 0.5km²의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화산섬.

 

『지구문학』, (2018 봄호, 통권 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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