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영화 이야기

리스본행 야간열차 (2013)

금동원(琴東媛) 2018. 4. 30. 00:26

 

 

 리스본행 야간열차 (2013)- Night Train to Lisbon

 감독) 빌 어거스트                 

 주연) 제레미 아이언스

 

 

  한 권의 책, 한 장의 열차 티켓으로 시작된 마법 같은 여행

 오랜 시간 고전문헌학을 강의하며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우연히 위험에 처한 낯선 여인을 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비에 젖은 붉은 코트와 오래된 책 한 권,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 티켓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그레고리우스’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끌림으로 의문의 여인과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를 찾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게 되는데…

 

 

  [ ABOUT LISBON ]

 


  독일에서만 200만부, 30개국 출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원작
  한 남자의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여행이 시작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원작으로 한 남자의 인생을 바꾼 기적 같은 여행을 담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매니아층을 확보했던 원작 도서는 매혹적인 문체와 인생에 대한 섬세하고 철학적인 고찰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으며, 독일에서만 200만 부 이상이 판매, 3년 연속 독일 아마존 TOP10에 오르는 등 전 세계 30개국에서 출간 되어 끊임없는 사랑을 받으며 유럽 문학의 현대 고전이라고 불리우고 있다. 이렇게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거장 빌 어거스트 감독의 손에서 영화로 탄생했다.

  제6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공개된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우연히 한권의 책과 한 장의 열차 티켓을 발견한 뒤 운명적인 끌림으로 리스본으로 향하면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게 되는 마법 같은 여정을 담은 가운데, '고풍스럽고 우아한 스위스 베른과 매력적인 포르투갈 리스본의 해안 도로의 전경을 담고 있는 영화!' (The Hollywood Reporter), '완벽한 캐스팅에 완벽한 연기가 돋보인다.' (Tribune News Service) 등 호평을 받았다. 중후한 매력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주인공인 고전문헌학 교사 '그레고리우스'를, 팔색조 매력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 멜라니 로랑이 신비로운 매력의 '스테파니아'를 연기하는 등 원작 소설 작가도 인정한 소설과 영화 속 캐릭터의 완벽한 싱크로율과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어 리스본으로 떠나는 이 특별한 여행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빌 어거스트 감독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이자 마성적인 매력의 연기파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
   세계가 인정한 거장과 명배우의 뜨거운 만남

 


 [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세계적인 거장과 배우의 만남으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빌 어거스트 감독은 <정복자 펠레> <최선의 의도>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거장으로 93년도에 리스본을 배경으로 한 영화 <영혼의 집>으로 제레미 아이언스와 먼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원작 도서의 영화화가 결정되면서 그는 가장 먼저 제레미 아이언스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제레미 아이언스는 단 이틀 만에 수락했다. 빌 어거스트 감독은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그가 아닌 배우를 상상할 수 없었죠. 우리에겐 훌륭한 배우인 동시에 다재다능하고 지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가 필요했는데, 그건 단연코 제레미 아이언스였어요. 그에게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단 이틀 만에 수락해줘서 기뻤습니다.” 라고 말하며 배우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행운의 반전>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레미 아이언스는 말이 필요 없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난생처음 일탈을 감행하며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을 하게 되는 고전문헌학 교사로 분했는데, “원작 소설의 팬이었기에 망설일 수가 없었죠. 당장 출연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영화는 감정적인 폭발이나 극적인 장치 없이도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라는 출연 이유를 들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이렇게 20년 만에 또 한번 리스본에서 재회한 감독과 배우의 인연으로, 누구나 꿈꾸던 삶으로 변화 할 수 있는 가슴 설레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2012년 <미드나잇 인 파리> 2013년<로마 위드 러브> 2014년 <리스본행 야간열차>!
  여행을 꿈꾸는 관객들에게 설렘 가득, 기대감 증폭!
  유럽의 숨은 보석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여행에 초대합니다!

 

 

 


  여행을 꿈꾸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유럽.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관객들의 많은 지지를 받는 가운데, 특히나 유럽을 대표하는 도시들의 이름이 영화의 제목에 삽입된 영화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우디 앨런 감독의 유럽 시리즈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와 웨스 앤더슨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과 화려한 캐스팅이 더해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까지 제목에서부터 풍겨오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새로운 장소에서의 낯섦과 설렘이 공존하며 매력이 배가된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낭만이 넘치는 파리’, ‘오늘과 내일이 공존하는 로마’, ‘꿈이 실현되는 부다페스트’에 이어 ‘유럽의 숨은 보석,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리스본’이 펼쳐지는 <리스본행 야간열차>으로 환상적인 유럽 여행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포르투갈 리스본은 최근 tvN ‘꽃보다 할배’에서 신구가 ‘평생의 꿈’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며 최근에 가고 싶은 도시로도 급부상했는데, 영화 속에서도 리스본의 다양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리스본 기차역부터 호시우 광장, 고즈넉한 분위기의 트램, 끝이 없을 듯한 쭉 뻗은 해안도로, 그리고 가스등이 켜진 낭만적인 야경 등 삶을 되돌아 보며 여유로움을 만끽 할 수 있는 숨은 명소들이 등장한다. 제작진은 리스본의 전형적인 관광 명소들을 담기보다는 신선하면서도 리스본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다녔고,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동시에 ‘그레고리우스’의 내적인 여정까지 표현할만한 가슴 벅찬 풍광을 화면에 담아낸다.


  그들이 있기에 더욱 특별한 여행! 스크린을 꽉 채운 화려한 출연진 화제!
  < 나우 유 씨 미 : 마술 사기단> 멜라니 로랑, <아메리칸 허슬> 잭 휴스턴,
  < 타인의 삶> 마르티나 게덱, <호빗> 시리즈 크리스토퍼 리까지!

 


 [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주인공인 제레미 아이언스 외에도 화려한 출연진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 속에서 책 속에 담겨 있는 잊혀질 뻔한 과거의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프랑스 대표 여배우 멜라니 로랑은 지적이면서 우아한 젊은 날의 '스테파니아'로 등장한다. <나우 유 씨미 : 마술 사기단>, <비기너스>,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등 에서 보여준 모습보다 한층 깊이 있는 고혹미를 뽐내며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를 한 순간에 빨려들어가게 할 만큼 압도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또한 ‘그레고리우스’의 리스본 여행길을 함께 동행하게 되는 매력적인 안과의사로는 독일 최고의 여배우이자 할리우드 진출에도 성공한 <타인의 삶>의 마르티나 게덱이 침착한 연기로 호흡을 맞추고, 3대 째 영화계에 종사하고 있는 <아메리칸 허슬>의 잭 휴스턴이 한 남자의 인생을 바꾸게 되는 책 『언어의 연금술사』의 저자이자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아마데우’로 분했다. 또한 <호빗> 시리즈의 인상적인 악역 ‘사루만’ 역의 크리스토퍼 리가 ‘아마데우’의 스승으로 등장해 오래된 이야기를 풀어가는 실마리를 제공하며 촘촘한 이야기 전개에 힘을 싣는다. 이처럼 제레미 아이언스와 함께 다양한 국적의 명배우들이 모여 잊지 못할 연기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을 떠나고 나서야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도 시작된다...
  지친 일상을 위로할 달콤한 휴식 같은 힐링 무비로 관객들 사로잡는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등장하는 주옥 같은 대사들이 리스본의 아름답고 여유로운 풍광과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힐링 무비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그레고리우스'의 시선을 사로잡은 '아마데우'의 저서에서는 '단지 꿈 같은 바람일까? 지금 내 모습이 아닌 완전히 다른 삶을 선택하길 원한다면.'. '꼭 요란한 사건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되는 건 아니다.', '여행을 떠나고 나서야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도 시작된다.' 등 문장에 내포된 의미를 곱씹으며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문구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원작 소설의 작가이자 철학가이기도 한 파스칼 메르시어는 완성된 영화를 본 후에 심리적인 흐름과 인물에 대한 통찰이 원작과 온전히 닮아있고, 관객을 철학적 사유로 안내하는 영화 속 대사들과 내레이션에 찬사를 보내며 만족해 했다는 후문. 또한 극중 ‘그레고리우스’를 완벽하게 재연한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 역시 “관객 여러분 모두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려 할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라고 말하고 싶군요. 내가 연기한 ‘그레고리우스’라는 인물은 그의 평생을 인생은 정해져 있는 대로 사는 것이라 생각해왔지만, 선택의 순간 용기를 내서 리스본행 열차에 올라타는 일탈을 감행합니다.”라는 코멘트를 통해 작품이 선사할 깊은 울림을 귀띔하기도 했다.

  이렇게 너무나 평범하고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벗어나 리스본행 열차에 올라탄 '그레고리우스'의 모습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용기를 낸 순간, 꿈꾸던 삶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이 영화는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달콤한 휴식과 함께 가슴 뛰는 일탈의 기쁨을 선사할 예정이다.

 

https://youtu.be/Qil8Mj4MPgE?list=PLXx6ynnWWXo4TUPkWnx-OVDREn6p4qwbY

 

 

 

 

 

 

 

 

 

 

 

 

 

 

  ■[리스본행 야간열차] 사랑 없는 혁명은 없다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시작은 마치 레마르크의 소설 [개선문]의 첫 장면을 방불케 한다. 주인공 레마르크는 다리 밑 강물로 뛰어들려는 여인 죠앙마두를 구해낸다. 그리고 곧 걷잡을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만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학교로 가는 빗길의 아침 출근길에서 다리 난간 위에 서 있는 여인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명백한, [개선문]에 대한 빌 어거스트 감독의 오마주적 감성이 묻어나는 장면이다.

 

 

   어쨌든 그레고리우스는 그렇게 간신히 여인을 구한 후 그녀를 학교 강의실에까지 데리고 들어왔건만 수업 도중 그녀는 조용히 교실 밖을 나가 버리고 만다. 자신의 빨간 코트만을 남긴 채. 어찌할 줄 모르던 그레고리우스는 그녀의 코트 안에서 책 한 권과 책갈피에 끼어 있던 리스본행 열차의 티켓을 발견하게 된다. 마침내 그레고리우스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되는 순간이다.

 

   “꼭 요란한 사건만이 /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 결정적인 순간이 되는 건 아니다. // 실제로 운명이 결정되는 / 드라마틱한 순간은 / 믿을 수 없을 만큼 / 사소할 수 있다. //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 삶에 완전히 새로운 빛을 / 부여하는 경험은 소리 없이 일어난다. / 그 놀라운 고요함 속엔 / 고결함이 있다.” 
  
  그레고리우스는 포르투갈 리스본행 기차 안에서 여자가 남기고 간 의문의 책에 서서히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포르투갈의 시인이었던 아마데우의 [언어의 연금술사]다. 자신이 가르치는 고등학교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선생님으로서 완벽하게 라틴어와 고전을 가르치며 살아왔던 그레고리우스였건만 이 시인은 전혀 알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 옛날 시인이 지성인으로 자처했던 그레고리우스에게 뒤늦은 각성을 가져오게 한다.
 

 

  때늦게 출발하는 열차처럼, 그레고리우스는 말년의 인생에 폭풍우를 만난다. 일상의 균열이 이렇게 갑자기, 그리고 순식간에 벌어질 것이라고는 알지 못했다. 그레고리우스는 모든 것을 학교에 그냥 놔둔 채 떠나왔다. 옷도, 다른 책도 없다. 여행에 필요한 필수품 따위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간신히 호텔 방을 구한 그레고리우스가 맨 처음 한 일은 아마데우의 생가를 찾아간 일이다. 거기서 그는 이미 고인이 된 아마데우의 여동생 아드리아나(샬롯 램플링)을 만나게 되고 이들을 둘러싼 어두운 비밀에 차츰 다가서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영화는 온통 우연투성이다. 그레고리우스는 ‘운명이 결정되는 드라마틱한 순간을 한꺼번에 터지는 아주 사소한 일들’로 경험하는 형국을 맞게 되는 셈이다. 부서진 안경을 새로 맞추기 위해 만난 안과의사 마리아나(마르티나 게덱)를 통해 그녀의 삼촌을 만나게 되는데, 사실은 이 노인이 아마데우와 그의 친구 조지(오거스트 디엘)와 아는 사이라는 식이다. 그들은 함께 과거 엄혹했던 독재의 시대에 반정부 운동을 했던 인물들이다.

 




그레고리우스는 이 모든 일이 1960년대와 70년대에 포르투갈을 지배했던 철의 독재자 살라자르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격랑의 상황 속에 늘 에스테파니아(멜라니 로랑)라는 매혹적인 여인이 살아 숨 쉬고 있었음을 감지하게 된다. 그레고리우스는 아직도 생존해 있는 조지(브루노 간츠)와 에스테파니아(레나 올린)를 통해 젊은 시인이자 의사, 그리고 혁명가였던 아마데우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레고리우스에게 점차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여의사 마리아나는 자신의 삼촌을 재차 만나러 가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왜 자꾸 지나간 과거를 끌어들이시는 건가요.”그레고리우스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그가 과거를 끌어들이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시대의 답을 찾지 못한 ‘과거’가 자꾸 망령처럼 ‘현재’에 나타나는 것일까. 우리는 과연 세월을 정리정돈하며 앞으로 헤엄쳐 나오며 살아왔던 것일까. 아니면 늘, 그 자리에서 맴돌기만 한 것이 아니었을까.


  파스칼 메르시어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르적 특성을 차용하는 척, 사실은 거대한 역사의 서사를 품에 안고 있는 작품이다. 그레고리우스는 탐정처럼 사람들의 뒤를 쫒고, 캐묻고 다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어떤 활극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가 발견하는 것은 기이하리만큼 아름다운 연애담이다.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던 조지와 아마데우, 그들의 여인 에스테파니아의 사이에 만들어졌던 삼각의 로망. 그리고 치솟는 혁명의 불길. 영화는, 낭만 없는 혁명이란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또 무의미한 것인지, 한편으로는 혁명 없는 낭만이란 또 얼마나 부질없고 치기 어린 것인지, 그 두 가지가 늘 한 몸처럼 현대사의 전 과정을 지배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레고리우스 역시 과거의 혁명적 사랑의 모습을 통해 마리아나와의 새로운 사랑, 그 밀도감에 새롭게 눈을 뜨기 시작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한편으로, 파시즘의 시대가 얼마나 지난하게 잔흔의 상처를 남기며 사람들을 괴롭히는가를 깨닫게 한다. 그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아무도 없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아픈 기억을 쉽게 털어내지 못한다. 그런 척하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기억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은 그것을 무덤으로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꺼내어 진실의 순간을 재차로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역사적으로 용서하고 그럼으로써 서로서로 구원하게끔 하는 것이다.

  “우린 우리의 일부를 / 남기고 떠난다. // 그저 공간을 떠날 뿐 / 떠나더라도 / 우리는 그곳에 남는 것이다. // 그리고 다시 돌아가야만 / 찾을 수 있는 것들이 / 우리 안에 남는다.// 우리가 지나온 생의 / 특정한 장소로 갈 때 / 우리 자신을 향한 / 여행도 시작된다. // 그 여정의 길이는 / 중요하지 않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원작에서 주인공 그레고리우스의 외모는 머리가 벗겨진 중늙은이의 모습이지만 영화를 만든 빌 어거스트 감독은 이를 제레미 아이언스와 같은 매혹적인 중년의 이미지로 탈바꿈시켰다. 멜라니 로랑, 잭 휴스턴, 오거스트 디엘 같은 청춘스타들이 삼각관계에 빠져 고민하는 혁명기 젊은이들의 모습을 연기해 낸 것, 영화 속 영화의 스토리가 마음을 울린다.

 
 

 

  이 영화는 브루노 간츠 같은 독일의 대배우 얼굴을 여전히 만날 수 있는 기쁨을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역시 독일의 대표적인 여배우인 마르티나 게덱[바더 마인호프]의 극좌파 이미지에서 우아한 여성으로 바뀐 모습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프라하의 봄]의 레나 올린이 여전히 살아 있음에 반가운 마음을 갖게 하는 영화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그 모든 스타가 어울림이 잘 살아난,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드라마다. 빌 어거스트의 연출 혼이 아직 펄펄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마치 매일 뮤지컬을 볼 수밖에 없다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정극의 연극을 보는 느낌이 들게 해준다. 시대는 이렇게 종종, 정통이 지배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야말로 바로 그런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오동진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빅식 (2017)The Big Sick  (0) 2018.07.19
그녀에게 (2002)  (0) 2018.05.01
The Post (더 포스트, 2018)  (0) 2018.03.24
패터슨(Paterson, 2017)  (0) 2018.01.24
1987 (2017)  (0) 2018.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