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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나의 詩

그리워지다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8. 7. 16. 21:07

그리워지다

 

금동원

 

 

그리움이란 멈춤 없는 시간의 징검다리를 건너다가도

문득, 울컥한 뜨거움에 목이 메어 잠시 걸음을 멈추는 거다

언제부터 생겨난 것인지 알 수 없는 망각이 되어

아주 오래 전 일처럼 까마득하고 아련한 여운인 거다

누군가 그리워진다는 것은

라일락 만발한 꽃밭에서 길을 잃은 봄날처럼

며칠 내내 쉬지 않고 내리는 장맛비처럼

숨이 멎을 듯 짙푸른 늦가을 하늘처럼

첫 눈이 내리면 찾아가는 옛 다방의 추억처럼

시간 속에 겹겹이 싸여 더욱 오롯하게 짙어가는 멍 같은 거다

온 몸 가득 돋아난 생 가시처럼 못 견디게

생생하고 눈물겨운 슬픔이다

외로움이 불러 낸 오래된 친구 같은 것이다

 

 

- 『우연의 그림 앞에서』, (계간문예, 2015)

 

 

  (작은 노트)  폭염이다. 한여름의 작렬하는 태양은 올해도 변함없이 뜨겁다. 숨이 막힐 듯 짙푸르고 고요한 풍경이 문득 그리움을 불러낸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꽃빛도 흔들리는 나뭇가지도 어제의 그것과 다르다. 변해가고, 바쁘게 흘러가는 건 시간과 사람만은 아닌 듯 하여 위로가 되기도 한다.  '문득'이라는 시간은 참 묘해서 문득 문득 흘러간다. 고요하다가도, 바쁘다가도, 한참을 서성거린다. (금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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