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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동화 /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18. 8. 24. 22:41

한여름 밤의 동화

 

금동원

 

 

밤은 야릇해

한여름 밤은 참 이상해

훠이훠이 휘젓는 팔 장단에

소복소복 내딛는 발걸음에

어둠이 발목까지 차오르는 어스름이면

보라빛으로 퍼지는 짙은 슬픔

여기저기 풀어헤친 마음자락을 거두고

사라진 바람소리 찾으러간다

 

꿈은 달콤해

한여름 밤의 꿈은 더욱 나른해

살랑살랑 흔드는 팔 장단에

간들간들 간지러운 발걸음에

흙빛 하늘에 둥글고 찰진 보름달 뜨면

풀피리 닮은 휘파람 소리

여기저기 흩어진 마음자락 찾아들고

분홍빛으로 차오르는 새벽 맞으러간다.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2011, 월간문학출판부) 

    

 

 

 

비양도가 바라보이는 협재 해수욕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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