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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왜 읽는가/ 서영채

금동원(琴東媛) 2022. 1. 23. 11:16

 

 

《왜 읽는가》- 서울대 교양강의 ‘동서양 명작 읽기’

서영채 | 나무나무 | 

 

 

○책 소개

 

서울대 화제의 강좌!
강의실 밖에서 듣는 명작 수업 14강


문학 연구자임에도 헤겔 강의와 지젝 해설 강좌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서영채 교수의 「동서양 명작 강의」는 강좌 개설 당시에도 대학가에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강의는 문학 강좌임에도 삶을 설명하는 방법,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나아가 자기 생각을 잘 설명하는 틀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른바 인문학적 명작 읽기다.

서울대 교양 강의로 열린 ‘동서양 명작 읽기’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평이하게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아울러 문학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독자 대중도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 노력했다. 저자는 “문학 연구자로서가 아니라 청년 독자로서 문학 작품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말하려 했다”고 밝힌다. 저자는 ‘왜 읽는가’란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란 질문과 같다고 말한다. 왜 소설을 읽는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2016년 2학기에 열린 서울대 교양강의 ‘동서양 명작 읽기’를 녹음하여 다듬은 것이다.

 

 

○작가 소개

서영채는 목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2013년 가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원 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 문학과 이론을 강의한다. 1995년부터 2013년 여름까지는 한신대 문예창작학과에서 일했다. 1994년 계간 『문학동네』를 창간하여 2015년 겨울까지 편집위원을 지냈다. 일을 시작하는 데는 새침하지만 일단 하면 길게 하는 편이다. 여럿이 함께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 꾸준히 그렇게 하고 있다. 그걸 하지 않았던 몇 년이 인생의 최악이었다고 생각한다. 글 쓰는 속도가 너무 느려 스스로 한심할 때가 많다. 달리 방법이 없어 그냥 견디며 산다. 한국문학과 근대성에 관한 글을 주로 썼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동아시아의 문학과 근대성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소설의 운명』 『문학의 윤리』 『사랑의 문법』 『아첨의 영웅주의』 『미메시스의 힘』 『인문학 개념정원』 『죄의식과 부끄러움』 등의 책을 냈다.

 

○목차

 

1부 책 읽기

1-1강 배움과 익힘

1-2강 왜 읽는가

2-1강 존재론적 간극

2-2강 무엇을 읽을까

3-1강 근대성과 소설

3-2강 어떻게 읽을까

4-1강 텍스트의 무의식 : 『이반 일리치의 죽음』

4-2강 텍스트의 증상 : 『토니오 크뢰거』

 

2부 욕망

5-1강 주체 되기

5-2강 스탕달, 『적과 흑』

6-1강 욕망과 충동

6-2강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7-1강 욕망의 운명

7-2강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3부 성숙

8-1강 어른 되기의 아이러니

8-2강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9-1강 삶을 연기하기

9-2강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10-1강 스피노자의 비애

10-2강 쑤퉁, 『나, 제왕의 생애』

 

4부 운명애

11-1강 섹스와 신

11-2강 다니자키 준이치로, 『열쇠』

12-1강 우연의 책임

12-2강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3-1강 춤추는 소설

13-2강 박완서, 『그 남자네 집』

 

5부 움직이기

14-1강 자기 서사: 반복이 생산하는 차이

14-2강 구체적 보편성, 운명애

 

 

 

 

 

 
○책 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남에게 들은 이야기,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자기 삶의 수준에서 반복하는 거죠. 그러면 차이가 생겨납니다. 그 차이 속에서 자기 고유의 생각이 시작되는 거죠. 그게 진짜 자기 것입니다. 반복이 차이를 낳고, 차이 속에서 자기 것이 싹트는 거죠. --- p.19

 

현재 우리가 소설이라 부르는 물건 자체가 근대 세계의 산물입니다. 소설이 다루는 시대나 소설이 생겨난 시대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걸 바라보는 시선이 근대 세계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 p.67

 

21세기 초반 한국의 청년 자이언티는, 19세기 말 러시아의 40대 귀족 이반 일리치와 같은 시선을 지니고 있어요. 똑같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잖아요? 자이언티라는 한국 청년이 조로(早老)한 것이라고 해야 합니다. 환멸을 너무 일찍 겪은 것이죠. 물론 그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속한 시대와 세대의 문제입니다. --- p.70~71

 

한 학생은, 고전이라 해서 보니 모두 불륜 이야기들이다, 이런 게 무슨 고전인가! 라고 썼어요. 나는 이렇게 되묻고 싶어요. 불륜 아닌 사랑이 있나요? --- p.100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사람들의 삶을 읽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삶은 문장으로 재현된 것이죠. 삶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어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죠. 읽는 사람에게 삶이란 ‘무엇을’에 해당합니다. ‘어떻게’라는 눈으로 보면 언어와 문장이라는 게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 p.136

 

고대의 영웅은 커다란 전쟁터에서 공을 세운 인물이지만, 근대의 영웅은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개인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에게 전쟁터는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영웅적 본질 역시 주인공의 내면에 감춰져 있어요. 소설의 주인공은 내면의 전쟁터에서 공을 세운 내면의 영웅입니다. 그게 근대 세계의 독자들에게 이야깃거리가 되는 거죠. --- p.217

 

쾌락을 향해 가는 사람, 향락에 빠진 사람은 수난을 당합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부르주아의 서사시, 상인과 사업가들의 서사시이기 때문입니다. 즐김과 누림, 사치, 과도함, 성욕, 사랑 그 자체 등이 모두 응징당해요. --- p.223

 

소설을 읽으며 마주치게 될 세 개의 항목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질문을 다루는 자리에서였어요. 정리하자면 첫째는 세계, 둘째는 자아, 셋째는 공동체입니다. --- p.224

 

은유가 시라면 환유는 소설과도 같아요. 졸가리 없이 샛길로 빠지는 수다가 환유입니다. 그게 욕망의 속성입니다. 욕망의 행로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어요. 길을 따라 가봐야 알아요. --- p.256

 

인생이 그렇듯 소설도 종말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지요. 사람마다 다른 것은 죽음의 방식입니다. 죽음이 지금까지 축적된 삶의 순간들과는 매우 다른 경험, 질적으로 다른 경험이라는 것은 분명해요. 죽음의 고유성이야말로 운명이자 성격입니다. 소설의 종말도 마찬가지고요. --- p.261

 

소설은 사람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사람의 삶을 재현해냄으로써 그 삶을 바라보는 거죠. 왜 바라보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삶이나 죽음이 아니라 그 이유예요. 살 이유와 죽을 이유. --- p.322

 

왜 읽는가. 이 질문은 현재형입니다. 무엇을 읽을까, 어떻게 읽을까, 하고는 시제가 다르죠. 왜 읽는가, 라고 묻는 나는 이미 읽고 있는 중이에요. 책의 끌림 속에 이미 들어가 있는 거예요. 읽기가 만들어낸 존재론적 간극 속으로 들어가 있는 거죠. --- p.570

 

그러니까 명작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사실은 읽고 있는 게 아니라 쓰고 있었던 거죠. 텍스트의 생산자라고 말했던 것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는 거예요. 문자 그대로 생산자예요. 무엇의 생산자? 자기 서사의 생산자!

--- p.573

 
 
 
○출판사 리뷰
 
 

왜 명작을 읽는가?

내 삶을 나에게 조금 더 잘 설명하기 위해,

문제가 뭔지 너에게 좀 더 논리적으로 말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한번 더 생각하기 위해,

그래서 세상을 좀 더 잘 느끼기 위해

 

왜 읽는가란 질문은 왜 사는가란 질문과 다르지 않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란 질문과도 다르지 않다.

오늘 내가 읽는 것이, 내일 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1. 콘셉트 : 문학 연구자임에도 헤겔 강의와 지젝 해설 강좌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서영채 교수의 ‘동서양 명작 강의’는 강좌 개설 당시에도 대학가에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강의는 문학 강좌임에도 삶을 설명하는 방법,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나아가 자기 생각을 잘 설명하는 틀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른바 인문학적 명작 읽기다.

2. 독자층 : 서울대 교양 강의로 열린 ‘동서양 명작 읽기’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평이하게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아울러 문학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독자 대중도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으려 노력했다. 저자는 “문학 연구자로서가 아니라 청년 독자로서 문학 작품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말하려 했다”고 밝힌다.

3. 질문 : 저자는 ‘왜 읽는가’란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란 질문과 같다고 말한다. 왜 소설을 읽는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4. 결론 : 이 책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란 문제를 화두로 던진다.

 

 

○저자의 말

스무 살 언저리의 학생들과 함께, 그들의 글과 말과 눈빛과 함께, 책 속의 삶을 가로지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서사의 바탕 위에 자기 삶을 써나간다. 각자의 소설 속에서는 자기 자신이 작가 겸 주인공이다. 그런데 그 서사 속으로 예기치 못했던 사건이 쳐들어온다. 작가의 의도는 비틀리고 주인공의 의지는 시험에 빠진다. 그러고 나면 깨닫게 된다. 나는 작가가 아니고 주인공도 아니며 수많은 등장인물 중 하나일 뿐임을, 나는 내게 주어진 배역을 수행하는 연기자일 뿐임을, 심지어는 주어진 배역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는 매우 허술한 배우일 뿐임을.

사람들은 자기 서사를 고치고 다듬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나가야 한다.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사건과의 조우에 대비해야 한다. 책은 서사의 창고이다. 그 창고 앞에 서 있던 청년도 장차 알게 된다. 오늘 내가 읽는 것이 내일 나의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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