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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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詩를 읽다

바람이 불어 / 윤동주

금동원(琴東媛) 2022. 2. 6. 00:23

바람이 불어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2004,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