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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못에 대하여/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22. 6. 27. 01:44

못에 대하여

 

금동원

 

잘 걷다가도 우리는 넘어진다

힘없이 꺾이고 부서진다

 

부서진 뼛조각을 감싸는데 필요한 것은 못이다

못은 날카롭지만

단단하게 상처를 지탱하고

녹슬기 쉽지만

새 뼈를 만들며 부드럽게 주변을 껴안는다

 

모진 아픔이라는 견딤을 통해

더 견고하게 결합하고

다시는 쪼개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유연한 화합을 이뤄낸다

 

통증의 아린 기운이 삶을 통과해

공포와 슬픔을 전하는 동안

뼈에 스민 못은 녹아들며 성숙해진다.

 

용서와 사랑의 노래로 절망을 치유한다

스스로 진액을 뿜어내며 기쁘게 부활한다

 

-《계간문예》, (2022 여름호. 통권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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