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의 시대
금동원
당신을 듣는다는 것은
당신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힘들게 인내하는 일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는
귓바퀴에 걸려 넘어지고
말이 될 수 없는 언어는
연소되지 못한 굴뚝 속 연기처럼
뿌연 회색빛으로 흩어집니다.
거기 그대와 함께 있었습니다
강물이 흐르고 있었으나
바람도 함께 불고 있었으나
진실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난청의 시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것 보다
훨씬 힘이 드는 일입니다
-《계간문예》, (2022 여름호 통권 68호)
사진출처: 두 마리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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