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영화 이야기 105

바그다드 카페 (1987)

바그다드 카페 (1987) / 퍼시 애들론 감독 코미디, 드라마 | 독일, 미국 | 91 분 | 1993-07-17 이 영화(독일의 독립영화)를 처음 보고 나서의 감동과 여운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결국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신뢰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과 여성의 아름다움이 외모가 아닌 내면에서 풍겨나오는 진실된 품격과 진지한 자기성찰을 통해 더욱 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황량한 네바다 사막 한 가운데서 흘러 나오는 음악 jevetta steele의 'calling you'는 고요한 마음의 위로나 사유의 공간이 필요할 때 듣는 아주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다. -참치- 줄거리 관광 여행 도중 부부 싸움으로 남편과 헤어져 사막 ..

영화 이야기 2015.11.16

당나귀 발타자르 (1966)

당나귀 발타자르(1966) 드라마 | 프랑스, 스웨덴 | 95 분 | 줄거리 당나귀는 한 농장의 어린아이에게 사랑받는 애완동물로서 인간과 첫 인연을 맺게 되지만, 곧 한 젊은 여성의 손에 넘겨지면서 힘든 삶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그 여성의 삶은 잔인한 애인에게 능욕당한 뒤 비참하게 살해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새로 당나귀의 주인이 된 그녀의 애인은 당나귀에게 매질을 하며 괴롭힌다. 그러나 그녀의 애인 역시 불행한 최후를 맞게 되고, 당나귀는 빵집 주인의 손을 거쳐 가이드 동물이 되기도 하고, 서커스단의 스타가 되기도 하며, 쟁기를 끌 수밖에 없는 초라한 신세로 지내기도 한다. 이러한 힘든 삶이 끝나갈 무렵, 당나귀는 한 나이든 방앗간 주인의 소유물이 되는데, 그 노인은 당나귀를 환생한 성자처럼 여긴다..

영화 이야기 2015.11.06

디판(Dheepan)

디판(Dheepan), (2015, 자크 오디아르 감독), 프랑스 | 109 분 | 2015-10-22 개봉 2015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디판] [씨네21 = 글:김소희] 내전 중인 스리랑카. 생면부지의 남녀와 부모를 잃은 고아 한명이 가족 행세를 한다. 스리랑카를 떠나기 위해서는 여권이 필요한데 그들이 입수한 여권은 6개월 전 사망한 가족의 것이다. 그들은 각각 35살 디판, 24살 얄리니, 9살 일라얄이 되어 프랑스로 망명한다. 불법 노점상을 하던 디판은 고용국의 승인을 얻어 르프레 지방의 허름하고 낡은 아파트에 기거하며 관리인 노릇을 한다. 총 8개 동으로 나뉜 아파트 중 D동의 분위기가 수상하다. 안내자 유수프도 D동에 대해서만은 7시부터 11시까지만 출입하라고 특별히 주의를 준다. ..

영화 이야기 2015.11.02

사도(思悼)

사도(思悼, 이준익 감독, 2015) 금동원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는 잘 만든 영화라고 결론부터 내리고 감상평을 쓰려고 한다. 아버지인 영조에 의해 뒤주 안에서 참혹하게 죽어간 사도세자에 대한 역사적 사실은 누구나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준익 감독은 어떤 관점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역량있는 배우 송강호와 유아인의 연기 또한 궁금했다. 영화 전체의 큰 줄기는 뒤주에서 죽어가는 사도세자의 8일간의 기록일 수도 있다. 뒤주안에 갇히게 되는 사도세자의 사건 당일 날(첫째날)을 시작으로 사망한 마지막 날(여덟째 날)까지 과거 사건의 한 지점을 회상 형식으로 되돌아가면서 기쁨과 기대에 찼던 부자지간이 왜 끔찍한 증오와 죽음을 불사하는 관계로 흘러왔는지를 추적해나간다. 그러나 왕이라는 자리는 ..

영화 이야기 2015.09.19

환대가 필요한 시간/ 위로공단

[삶과 문화] 환대가 필요한 시간 구로공단은 1964년 조성된 최초의 국가산업단지다. 지금은 구로디지털단지로 이름이 바뀐 그곳에서 작년에 대통령도 참석한 가운데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던 모양이다. 임흥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위로공단’(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초대되어 은사자상을 받았다)은 초반부에 그 장면을 조금 멀리서 보여준다. 그러다 후반부에 이르러 그날 그 행사장 밖의 또 다른 풍경 하나를 삽입한다. 피켓을 들고 일렬로 늘어선 이들의 모습이다. 노란 손팻말 위의 한 문장이 잊히지 않는다. “50년 전에는 공순이, 50년 뒤에는 비정규직” ‘위로공단’은 70년대부터 시작되는 우리 누이들의 이야기다. 흐릿한 형광불빛 아래 환기도 안 되는 좁은 다락방 먼지 속에서 타이밍을 먹으며 14시..

영화 이야기 2015.09.01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

바람피기 좋은 날 (장문일 감독, 2007)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바람피우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대조적인 두 캐릭터(솔직당당, 왕창내숭)의 아름다운 두 여배우(김혜수와 윤진서)와 작업 9단의 세련된 증권맨 유부남 그리고 개념없는(?) 남자 대학생이 그 주인공들이다. 불륜이라는 건전치 못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스크린 속의 화면들은 지나치게 가볍고 흥겹기까지 하다. 별로 남는 것도 새로운 메세지도 없는 이 영화를 통해 두가지를 느꼈다. 우리나라의 영화소재가 정말 다양하고 당당해졌다는 것과, 시대를 막론하고 바람, 즉 불륜은 그리 아름답지는 않다는 거다. 제 아무리 카메라가 스크린 속에서 유쾌하게, 조금은 뻔뻔스럽게 "바람피움"을 다듬어 놓았어도 역시 건강한 삶이나 인식이 없..

영화 이야기 2007.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