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으로 가며
김종해
인사동에 눈이 올 것 같아서
궐(闕)밖을 빠져 나오는데
누군가 퍼다 버린 그리움 같은 눈발
외로움이 잠시 어깨 위에 얹힌다
눈발을 털지 않은 채
저녁 등이 내걸리고
우모(羽毛)보다 부드럽게
하늘이 잠시 그위에 걸터앉는다.
누군가 댕그랑거리는 풍경소리를
눈 속에 파묻는다.
궐 안에 켜켜이 쌓여 있는
내 생(生)의 그리움
오늘은 인사동에 퍼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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