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의 우리는 삐딱하거나 뾰족하거나 각진 모습을 하곤 했다. 그런 날카롭고 예민함에서 풍기는 에너지가 위협적이기 보다는 세상을 향한 겁을 감추기 위한 젊음 특유의 허세와 겉멋이였음을 안다. 그 시절을 겪어내며 통과해야만 했던 우리들의 아픔과 고통의 흔적은 아니였을까. 지금의 우리는 둥글다. 구석구석 격렬한 삶의 부딫힘과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고단한 일상의 언덕을 넘어오며 스스로 깍기고 마모되어진 맨들맨들한 부드러움, 뾰족함이 사라진 여유로움과 편안함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도자기 사각접시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뾰족한 사각을 유지하며 뒤틀리지 않는 원판을 유지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흙반죽을 밀고 밀고 밀고를 반복하며 균일한 밀도의 판을 만들어도, 두께의 미묘한 평형이 깨지거나 건조과정에서 불평등한 환경에 노출되면 흙은 금새 뒤틀리고 부풀어 오르며 감정을 표현한다. 아주 오랜 시간의 보살핌과 인내가 필요한 건조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자연스럽게 둥글어지는 모습이나 사각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나 모두 쉽지않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는 우리네 삶과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