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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詩를 읽다

티벳의 어느 스님을 생각하며/이성선

금동원(琴東媛) 2015. 1. 25. 13:06

 

티벳의 어느 스님을 생각하며

 

이 성선

 

 

영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 속에 조용히 앉아 있어도

그의 영혼은 길가에 핀 풀꽃처럼 눈부시다

 

새는 세상을 날며

그 날개가 세상에 닿지 않는다

 

나비는 푸른 바다에서 일어나는 해처럼 맑은

얼굴로

아침 정원을 산책하며

작은 날개로 시간을 접었다 폈다 한다

 

모두가 잠든 밤중에

달 피리는 혼자 숲나무 위를 걸어간다

 

우리가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새처럼 가난하고

나비처럼 신성할 것

 

잎 떨어진 나무에 귀를 대는 조각달처럼

사랑으로 침묵할 것

그렇게 서로를 들을 것

 

 『내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2000, 세계사)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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