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장
금동원
지금은 현재다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햇볕도 없이
죽지 않을 만큼의 명다리를 감고
인명은 재천
개밥처럼,
고양이 눈꼽만큼의 공기로
저물지 않는 검은 태양을 안고
구석진 방으로 고려장 되었다
지금은 오늘이다
여기는 내일이 없다
우리는 늙지도 않고
탱탱한 폐활량과 멈춰선 초침
무엇이 우리를 늙음도 죽음도 없는
이 세상으로 몰고 왔을까
우리가 돌아갈 곳은
쥐꼬리만큼의 햇빛과 먹이가 있는
어두컴컴한 작은 뒷방
슬픈 고려장의 세습은 계속되었다
-시집 『여름낙엽』, (월간문학출판부,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