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금동원
땅 속 깊이 웅크려 숨은 금맥처럼
감정의 골을 파고
절절한 고통 움켜쥔 채
스스로를 가두어 지키려는 기억 하나 있다
오래된 사랑의 풍경으로 남아
견고한 성채처럼 겹겹이
이와 이사이에 벽을 쌓고
절대 드러내지 않는 희망 하나 있다
한 때 사랑했던
어느새 사랑했던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세상을 뚫고 나와 움트고자 했던
뽀얀 사랑니 닮은 그리움 하나 있다면
아프지 말고 숨겨 두었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날 함께 가져 가리라.
-시집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월간문학출판부,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