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경복궁 국립 박물관에서 마주했던 달 항아리를 보는 순간, 숨이 멎었던 먹먹한 느낌을 기억한다. 단아하지만 그 안에 숨겨놓은 뜨거움과 열정을 보았다면... 소스라치게 놀랍던 고요함 속에 품고 있는 불덩이를 보았다면...
또 언젠가, 화가 김환기의 그림 안에서 마주했던 달항아리는 웃고 있었다. 나를 아느냐고... 왜 나를 이토록 흠모하느냐고... 내 생을 나의 뜨거운 숨소리를 느껴 본 적이 있느냐고...
담백함 속에 숨어있는 결코 정형화 될 수 없는 단 하나의 균형미! 최초로 흙을 만지고, 느끼고, 함께 호흡했을 도공만이 품어 안을 수 있는 교감과 흙의 목소리다. 절대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단단함이 있다. 그 속에 감춰둔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있다. 생애 꼭 한번은 그대를 품어 심장이 멎듯 벅차오르는 그 숨소리, 그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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