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참 빠르다. 한 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만물이 소생한다는 경칩이 지나갔다. 계절도 뒤죽박죽, (추우면 춥다고 난리, 더우면 덥다고 또 난리, 우리들은 참 변덕스럽고 소란스럽게 늘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다.) 제 멋대로 절기를 무시한 채 포근한가 싶으면 눈이 내리고, 날이 춥겠구나 옴츠리면 더없이 화창한 햇살로 그득하다.
요 며칠 꽃샘 추위로 제법 쌀쌀하다. 어정쩡하게 넣지 못하고 두었던 겨울 옷을 잠시 다시 꺼내 입는다. 그러나 봄의 기운이 옷 속을 뚫고 들어와 몸과 마음에 쌓여있던 으슬하고 쌀쌀한 꽃샘 추위를 몰아낸다. 봄이 온 것이다. 코 끝에서 느껴지는 이 싱싱하고 활기찬 생명의 열기를 모른 척 할 수 없으리라. 봄은 봄인 것이다. 꽃샘 추위가 전해주는 봄소식은 쌀쌀하지만 상큼하다. 온천지가 화사한 꽃밭이 될 봄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윙크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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