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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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詩를 읽다

孤島를 위하여/ 임영조

금동원(琴東媛) 2015. 8. 3. 00:52

 

 

孤島를 위하여

 

임영조

 

 

면벽 100일!

이제 알겠다, 내가 벽임을

들어올 문 없으니

나갈 문도 없는 벽

기대지 마라!

누구나 돌아서면 등이 벽이니

 

나도 그 섬에 가고 싶다

마음속 집도 절도 버리고

쥐도 새도 모르게 귀양 떠나듯

그 섬에 닿고 싶다

 

간 사람이 없으니

올 사람도 없는 섬

뜬구름 밀고 가는 바람이

혹시나 제 이름 부를까 싶어

가슴 늘 두근대는絶海孤島여!

 

나도 그 섬에 가고 싶다

가서 동서남북 십리허에

해골표지 그려진 禁標碑 꽂고

한 십년 나를 씻어 말리고 싶다

 

옷 벗고 마음 벗고

다시 한 십년

볕으로 소금으로 절이고 나면

나도 사람 냄새 싹 가신 等神

눈으로 말하고

귀로 웃는 달마가 될까?

 

그뒤 어느 해일 높은 밤

슬쩍 체위 바꾸 듯 그 섬 내쫒고

내가 대신 엎드려 용서를 빌고 나면

나도 세상과 먼 절벽섬 될까?

한평생 모로 서서

웃음 참 묘하게 짓는 마애불 같은.

 

 

-『문학사상』, 1994

 

그대에게 가는 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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