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시인의 詩를 읽다

안부2/ 황지우

금동원(琴東媛) 2015. 12. 6. 11:04

 

 

 

안부2

 

 

황지우

 

 

안녕하신지요 또 한해가 갑니다

일몰의 동작대교 난간에 서서

금빛 강을 널널하게 바라봅니다

서쪽으로 가는 도도한 물은

좀더 이곳에 머물렀다가 가고 싶은 듯

한 자락 터키 카펫같은

스스로 발광하는 수면을

남겨두고 가데요

그 빛, 찡그린 그대 실눈에

대조해 보았으면 했습니다

 

 

마추픽추로 들어가는 지난번 엽서,

이제야 받았습니다

숨쉬는 것 마저 힘든

그 공중국가에 제 생애도

얼마간 걸쳐놓으면 다시

살고 싶은 마음 나겠지요마는

연말연시 피하여 어디 쓸쓸한 곳에 가서

하냥 멍하니, 있고 싶어요

머리 갸우뚱하고 물밑을 내려다보는

게으른 새처럼

의아하게 제 삶을 흘러가게 하게요

 

 

 

-시집『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1998, 문학과 지성사)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문학과지성시인선 220)

'시인의 詩를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의 꿈 세계/ 헤르만 헤세  (0) 2015.12.14
안부1/ 황지우  (0) 2015.12.06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0) 2015.12.05
겨울/ 홍윤숙(1925~2015)  (0) 2015.11.20
等雨量線 1/ 황지우  (0) 201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