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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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詩 이모저모

백석(白石, 1912 ~ 1996)

금동원(琴東媛) 2015. 12. 23. 18:22

 

 

백석(白石, 1912 ~ 1996)

 

  본명은 백기행, 1935년에 「정주성」이라는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 백석은 분단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시인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토속적이고 정겨운 언어로 쓴 시들을 발표하며 우리 민족과 문화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소박한 우리 방언으로 전통적인 세계를 그려낸 백석 선생님의 작품은 뛰어난 문학성과 민족정신을 통해 깊은 감동을 줍니다.

  (1912년~1995년) 평북 정주 출생. 1929년 오산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아오야마 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1934년 귀국,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여 기자생활을 하였다.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와 아들」이 당선되었으며, 1935년 시 「정주성」을 조선일보에 발표하여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방언을 즐겨 쓰면서도 모더니즘을 발전적으로 수용한 시들을 발표하였으며, 「통영」「적막강산」「북방」등 그의 대표작들은 실향의식을 한국 고유의 가락에 실어 노래한 향토색 짙은 서정시이다.

  1957년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를 발표했다. 해방 후 북한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토속적이고 민족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우리나라 대표 시인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광복 후에 고향에 머물다 1963년을 전후하여 협동농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자에 의해 사망연도가 1995년으로 수정되었다. (yes24작가파일)

 

[저] 개구리네 한솥밥

보림

[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다산초당

[저] 백석 우화

이가서

[저] 정본 백석 시집

문학동네

 

 

  백석은 향토적인 서정의 세계를 사투리로 형상화한 시를 썼다. 본명은 백기행으로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으로 등단하여 시와 수필, 야화 등을 발표했다. 1936년에 펴낸 시집 <사슴>에 그의 시 대부분이 실려 있으며, 시 <여승>에서 보이듯 외로움과 서러움의 정조를 바탕으로 했다. 그는 당시의 문단적 경향이었던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지방적이고 민속적인 것을 바탕으로한 시 세계를 선보였으며, 일제강점기 민중들의 애환과 삶을 전형적으로 표현했다. <여우 난 곬족>, <고야>에서처럼 고향인 평안도의 지명이나 이웃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며 정주 사투리를 그대로 썼는데, 이것은 일제 강점기에 모국어를 지키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해방 후 고향 정주에서 일제시대의 시들과 같은 경향의 시들을 다수 발표했으나, 6·25 전쟁 뒤에는 북한에서 번역과 작품 활동을 하였다.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북방 정서를 통해 시화(詩化)했다. 본명은 기행(夔行).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신식교육을 받았다. 1918년 오산소학교를 거쳐 오산중학교를 마치고 조선일보사 후원 장학생으로 일본 아오야마 학원[靑山學院]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귀국하여 조선일보사에 입사, 〈여성〉에서 편집을 맡아보다가 1935년 8월 〈조선일보〉에 〈정주성 定州城〉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36년 조선일보사를 그만두고 함경남도 함흥 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 교사로 있었으며 만주 신징[新京]에 잠시 머물다가 만주 안둥[安東]으로 옮겨 세관업무를 보기도 했다. 해방 후 고향 정주에 머물면서 글을 썼으며, 6·25전쟁 뒤에는 북한에 그대로 남았다. 민족주의 지도자 고당 조만식의 비서를 지내며 솔료호프의 〈고요한 돈 강〉 등을 번역했다고 전해진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국문학을 강의했으며 6.25전쟁 중 중국에 머물다가 휴전 후 귀국하여 협동농장의 현지파견 작가로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다.

  1936년에 펴낸 시집 〈사슴〉에 그의 시 대부분이 실려 있으며, 시 〈여승 女僧〉에서 보이듯 외로움과 서러움의 정조를 바탕으로 했다. 〈여우 난 곬족〉(조광, 1935. 12)·〈고야 古夜〉(조광, 1936. 1)에서처럼 고향인 평안도의 지명이나 이웃의 이름, 그리고 무술(巫術)의 소재가 자주 등장하며 정주 사투리를 그대로 썼는데, 이것은 이용악 시의 북방 정서에 나타나는 것처럼 일제강점기에 모국어를 지키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슴〉 이후에는 시집을 펴내지 못했으며 그뒤 발표한 시로는 〈통영 統營〉(조광, 1935. 12)·〈고향〉(삼천리문학, 1938. 4)·〈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학풍, 1948. 10) 등 50여 편이 있다. 이후 남한에서 시집 〈백석 시전집〉(1987)과 〈흰 바람벽이 있어〉(1989) 등이 출간되었다.

제공처: Daum 백과사전

 

 

작품

고향(故鄕)
  이 시는 타향에서 병을 앓다가 만난 의원이 화자가 아버지처럼 섬기는 이와 친구 사이임을 알게 되어, 그를 통해 따스한 고향의 정을 느끼고 고향을 떠올리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에서 환기하는 정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그 고향이 불러일으키는 따스한 정이다. 이 시는 이러한 정서를 화자의 내면세계를 보여 주는 독백과 인물 간의 대화 및 시적 상황을 압축적으로 서술하는 기법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한편,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는 고향을 제재로 한 작품이 많이 창작되었다. 이는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민족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고향을 통해 드러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시 또한 백석의 유년 시절 고향의 모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화자가 떠올리는 ‘고향’이 가족의 사랑과 이웃 간의 유대가 있는 공동체적 삶의 공간이라는 점은 반대로 화자의 현재 상황이 그만큼 공동체로부터 멀어져 있고, 고유의 민족의 정서가 상실되어 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수록교과서 : (문학) 상문

모닥불
  이 시는 모닥불의 속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시어를 나열하여, 평등한 사람들이 화합하는 공동체적 삶의 세계와 그 이면에 놓인 민족의 비극을 형상화하고 있다. 1연에서는 모닥불에 타고 있는 사물들을 열거하고, 2연에서는 모닥불을 쬐는 사람들과 동물들을 열거한다. 이 같은 열거법은 판소리와 사설시조 등에서 자주 사용되던 것으로 전통 계승의 한 측면을 엿볼 수 있다. 3연은 앞의 두 연과 구분되는데, 내용적으로도 앞의 두 연이 모닥불과 관련된 현재의 상황에 대해 말하고 있는 데 반해, 3연은 할아버지의 어릴 적 사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러한 대비는 우리가 견디어 온 슬픈 역사와 끈질기게 이어 가고 있는 현재의 정겨운 삶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 주는 것이며, 모닥불을 통해 비극적 역사와 모든 존재를 포용하는 조화와 평등의 공동체적 합일의 정신을 보여 주는 것이다.
*수록교과서 : (문학) 지학

수라(修羅)
  이 시는 거미 가족의 모습을 통해 붕괴된 가족 공동체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거미 새끼 한 마리가 방바닥에 내려오자 화자는 무심히 쓸어 버린다. 이어 새끼 거미를 찾아온 어미 거미를 발견한 화자는 ‘가슴이 짜릿’해지고, 어미 거미를 새끼 거미가 있는 곳으로 쓸어 버리며 서러움을 느낀다. 그러고 나서 화자는 작은 새끼 거미가 어미 거미가 없어진 곳으로 오는 것을 보고 ‘가슴이 메이는 듯’하여 거미 가족이 다시 만나기를 바라면서 작은 새끼 거미도 문밖으로 쓸어 버린다. 이처럼 화자는 거미를 밖으로 버리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정서의 변화를 겪는데, 처음에 무심했던 정서가 점차 연민과 슬픔의 정서로 심화되고 있다. 이 시가 창작된 시기를 고려할 때, 거미 가족은 일제 강점으로 해체된 우리 민족의 가족 공동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결국 이 시는 거미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 공동체마저 파괴되어 ‘아수라’와 같은 상황에 처한 우리 민족의 아픔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공동체적인 삶의 회복에 대한 소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수록교과서 : (문학) 창비

  여우난골족
  이 시는 명절날 여우난골 부근에 사는 일가 친척들이 큰집에 모여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어린 화자의 눈을 통해 서사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어린 화자가 명절을 맞아 집에서 큰집으로 가는 시점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묘사하면서 고향의 훈훈한 정취와 일가친척의 넉넉한 인정, 풍요로운 가족 공동체의 모습을 그려 내고 있다. 또한 토속적인 소재와 평안도 방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고향’이라는 원초적 공간에 대한 그리움과 공동체적 삶에 대한 간절한 회복의 소망을 형상화하고 있다.
*수록교과서 : (문학) 두산, 미래엔, 비상(한철우)/(국어) 천재(김종철)

국수
  이 시는 국수에 대한 화자의 아련한 기억을 개성적이면서도 토속적인 언어로 그려 냄으로써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과 소박한 정서, 민족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 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이어 등장하는 감각적인 시어를 통해 식생활과 관련된 삶의 모습을 마치 직접 눈앞에서 보듯이 생생하게 펼쳐 낸다. 이러한 다양한 감각을 동원하여 평화롭고 화목한 고향 마을의 정경을 재구성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동시대 민족 구성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한편 이 시가 발표된 시기인 1941년에 일제에 의해 우리말 사용이 금지되고 창씨개명이 강요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시에는 현재 흩어져 버린 민족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과 민족적 유대감 회복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수록교과서 : (문학) 비상(우한용)/(독문) 비상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제목이 편지 겉봉의 발신인 주소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시는 상실감과 부끄러움의 감정 때문에 괴로워하던 화자가 그것에서 벗어나 삶의 의지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가족과 헤어지고 외롭게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어느 목수네 집에 세들어 살게 된 화자는 셋방에서 무료하게 살면서 절망감과 무력감을 느끼고 지나온 삶에 대해 반성하다 현재의 절망적 상황을 운명적으로 인식하고 갈매나무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짐한다. 즉, 이 시는 도입부에서 화자가 자신이 처한 암울한 현실 때문에 회한과 비탄으로 추락하는 심리(하강 구조)를 드러내다가, 삶에 대한 불가항력인 운명을 깨달으면서, 겸허하게 운명을 긍정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하게 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상승 구조). 특히 외로이 서서 눈을 맞으면서 추위를 이겨 내는 ‘갈매나무’는 굳고 깨끗하게 살겠다는 화자의 의지의 표상으로 나타나 있다.
*수록교과서 : (문학) 천재(김윤식)/(국어) 천재(박영목), 미래엔, 지학/(독문) 창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이 시는 눈이 푹푹 내리는 겨울밤을 배경으로 부정적인 현실로 인해 고뇌하는 화자가 낭만적 세계를 꿈꾸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화자는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이러한 사랑을 이루기 힘든 현실에 고뇌한다. 그러나 여인이 함께 이상적 세계인 ‘산골’로 가자고 하는 상상을 통해 화자는 현실을 초월한 이상과 사랑에 대한 의지와 소망을 드러낸다.
1연에서는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하는 가난한 화자와 눈이 ‘푹푹’ 내리는 밤의 배경이 제시된다. 2연에서 화자는 사랑을 이루기 힘든 현실에 고뇌하다가, 나타샤와 함께 흰 당나귀를 타고 깊은 산골의 ‘마가리’로 가서 살고 싶다는 소망을 표출한다. 3연에서는 상상 속에서 나타샤가 화자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이 더러워서 버리는 것이라고 화자를 위안한다. 4연에서 화자는 상상 속에서나마 소망을 이루는 기쁨에 잠긴다.
*수록교과서 : (문학) 해냄

흰 바람벽이 있어
  이 시는 고향을 떠나 쓸쓸하고 외로운 처지에 있는 화자가 쓸쓸한 흰 바람벽을 보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에 대한 감상을 한 편의 영상물처럼 그려 낸 작품이다. 흰 바람벽에 어렵게 살아가는 늙은 어머니, 사랑하는 사람이 스쳐 지나가면서 화자는 외로움과 쓸쓸함, 그리움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자신의 처지를 운명으로 알고 체념하지만 곧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현재 자신의 외롭고 힘든 처지를 극복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
*수록교과서 : (문학) 천재(정재찬)

통영 - 남행시초
  이 시는 백석이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기 위해 통영을 찾아왔지만 그녀를 만나지 못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시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갓 같은 모양, 짭짤한 바람과 물, 여러 가지 특산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등 통영의 정취와 특징을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소개하고, 통영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드러낸다. 통영을 소개하던 화자는 살며시 ‘난’이라는 여인에게로 시상을 전환한다. ‘난’이 사는 명정골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곳 샘터에서 물 긷는 처녀들 중에 ‘난’이 있기를 바라는 소망, 혼기가 찬 ‘난’이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드러낸다. 결국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지 못한 화자는 바다 위를 정처 없이 떠다니는 뱃사공처럼 통영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아서 ‘난’의 고운 자태를 떠올릴 뿐이다.
*수록교과서 : (문학) 미래엔

박각시 오는 저녁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부터 시작되는 이 시는 식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계절적 배경을 드러내고 생활의 모습을 실감 나게 그리고 있다. 식사 후, 마을 사람들은 문을 열고 뒷등성이로 올라가 더위를 식힌다. 여기서 문을 여는 행위는 자연과의 경계를 없애려는 인간의 태도를 의미한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풀벌레들의 연주를 들으며 바람을 쐰다. 이러한 인간과 자연의 조화는 마지막 두 행에서 극적으로 확산되는데, 잔콩이 가득한 마당처럼 하늘에 수많은 별이 떠 있고 이슬이 비 오듯 맺히는 밤의 모습은 인간 세상과 자연이 하나로 동화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처럼 이 시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묘사함으로써 자연과 소통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의 자세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수록교과서 : (문학) 해냄

여승
  이 시는 일제 강점기에 비극적 삶을 살아가는 한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데, 가난 때문에 가족을 잃고 여승이 되기까지의 일생을 서사적으로 잘 그려 내고 있다.
이 시는 역순행적 구성 방법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1연은 여승의 현재 모습이며, 2~4연은 여승이 되기까지의 여인의 비극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서사적 구조를 지닌 이 시는 작품 속에 드러난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적해 보면서 감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인의 남편은 가난 때문에 일거리를 찾아 집을 떠난다. 몇 해를 기다려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아내는 어린 딸을 데리고 남편을 찾으러 집을 나서게 된다. 어느 날, 금광까지 찾아온 여인에게서 ‘나’는 옥수수를 사게 된다. 남편이 집을 나간 지 십 년이 되는 해에 어린 딸은 죽게 되고, 여인은 머리를 깎고 한 많은 속세를 떠나 여승이 된다. ‘나’는 쓸쓸한 모습의 여승을 다시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눈다.
우리는 이 시를 통해 일제 강점기 속에서 한 여인이 겪은 비애감과 한 많은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힘겨운 현실을 살아가던 한 여인이 세속을 떠나 여승이 되기까지의 삶을 보여 줌으로써,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 때 가족들과 헤어지고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우리 민족의 현실적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시적 화자가 관찰자가 되어 서사적 사건을 압축된 형태로 참신한 비유를 통해 제시함으로써, 서사성과 서정성이 조화를 이루는 시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주막
  이 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향토적인 방언을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지역색이 묻어나는 방언은 뜻을 알지 못할 때에는 이색적이고 생경한 느낌을 주며, 풀어 낸 시의 내용에는 소박하지만 정감 어린 추억이 담겨 있다. 시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막집 아이와 친구였던 ‘나’는 그 인연을 계기로 주막에 드나들 수 있었고, 그때 먹었던 붕어곰이라는 음식을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다. 뒤이어 오래된 팔모상을 묘사하고 있어 화자가 맛있는 음식과 상을 연관 짓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한다. 그렇게 주막을 드나들 때 보았던 시장의 풍경으로는 어미를 따라온 망아지가 젖을 빠는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기억 내용을 ‘(주막에서 먹었던) 음식 ─ 음식이 차려져 있던 상의 모습 ─ 주막집 아들이던 친구에 대한 기억 ─ 주막에서 바라본 시장의 풍경(특히 망아지의 모습)’의 순서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는 화자가 어린아이라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그 순서가 인과적이라기보다는 아이의 판단이 담긴 다분히 주관에 의한 연상에 의해 시행의 배열 순서가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주막집 아들인 친구를 따라 주막에 갔겠지만,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것은 ‘언제나 맛있었’던 음식이고, 친구를 묘사할 때도 ‘장고기를 잘 잡’는 기억이 먼저이고, 이는 시장 풍경 묘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른이라면 주막을 배경으로 다른 장면을 연상했을 테지만, 어린아이가 화자로 설정되었기 때문에 풍경이 위와 같이 한정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적막강산(寂寞江山)
  이 시는 화자가 홀로 길을 가는 가운데 들려오는 온갖 자연물의 소리 속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드러낸 시이다. 1~3연에서는 산과 벌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대구의 형식으로 배치하고 있어 리듬감을 준다.
그런데 4연에 들어서면서 시상이 전환되기 시작하는데, '나홀로'와 같은 시어를 덧붙임으로써 앞의 경쾌한 리듬감을 상쇄시키는 효과를 낸다.
  5연에서 화자는 긴 길을 걸어가는 가운데 온갖 자연물의 소리가 귀에 들려오기는 하지만, 자신은 홀로 있고 자신을 둘러싼 자연은 '적막강산'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는 세상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과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이 급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외세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해방 전후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답답함과 절망감은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고뇌의 발로로도 읽힐 수 있다.

멧새 소리
  이 시는 자신의 삶의 터전을 떠나 비참하게 살아가는 화자의 모습을 명태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드러난 명태는 비참한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자신의 삶의 터전인 바다를 떠나 와 꽁꽁 언 상태로 처마에 매달려 있다. 이렇게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꼬리에 긴 고드름을 단 비참한 명태는 바로 화자의 모습 같다.
이 작품은 서술적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나는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다'라는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내적 긴장을 불러일으켜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다.
  또한 제목인 '멧새 소리'는 산새 소리로 화자가 고향 마을에서 듣던 새 소리로 화자의 고향을 의미한다. 화자는 현재 멧새 소리가 들리지 않는 타향에서 명태와 같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결국 이 작품은 고향을 떠나 살아가는 유랑민의 비애를 명태를 통해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동해(東海)
  이 작품은 ‘동해’를 청자로 의인화하여 일상적인 대화체의 친근함을 느끼게 하는 한편, 독백적인 어조로 서술한 감상문 형식의 수필이다. 기행 수필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상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작자의 심리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나감으로써 시처럼 개인적 정감이 넘쳐 흐른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사람들을 정겹게 떠올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쓸쓸한 분위기가 감돈다. 그것은 작자만이 느끼는 삶의 상실감일 수도 있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을 영원히 지속하고 싶은 낭만적 동경의 표출일 수도 있다. 작자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연쇄적인 연상을 통하여 담담하고도 매끄럽게 표현해 냄으로써 동해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제공처: 천재학습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