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의무
파블로 네루다 (1904~1973)
이 금요일 아침, 바다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간에, 집이나 사무실에 갇혀 있거나
공장이나 여자, 거리나 광산 또는 메마른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간에 나는
그에게 왔다, 그리고 말하거나 보지 않고
도착해서 그의 감옥문을 연다,
희미하나 뚜렷한 동요가 시작되고,
천둥의 긴 우르릉 소리가 이 행성의 무게와
거품에 스스로를 더하며,
바다의 신음하는 물흐름은 물결을 일으키고,
별은 그 광관光冠 속에서 급속히 진동하며,
바다는 파도치고, 꺼지고, 또 파도치기를 계속한다.
그리하여, 내 운명에 이끌려,
나는 바다의 비탄을 듣고 그걸
내 의식에 간직해야 하며,
거친 물의 굉음을 느끼고
그걸 영원한 잔에 모아,
그들이 수감되어 있는 데가 어디이든
나는 유랑하는 파도와 함께 있고,
창문을 드나들며,
내가 "어떻게 그 바다에 닿을 수 있지?"하고
두 눈은 치켜뜬 채, 묻는 소리를 스스로 들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말없이,
파도의 별빛 밝은 메아리를 건넬 것이다,
거품과 유사流沙의 부서짐을,
움츠러드는 소금의 바삭거림,
해변 바닷새들의 음울한 울음을,
그리하여, 나를 통해, 자유와 바다는
어두운 가슴에 대답해줄 것이다.
-『충만한 힘/ 네루다 시집』, ( 2007,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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