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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책 이야기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금동원(琴東媛) 2016. 2. 13. 11:59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신현림 저/ 서해 문집/ 2016년

 

  책 소개

 

  어떤 시는 우주만큼 크다
  어떤 그림은 연인만큼 다정하다
  스물과 마흔 사이, 내 영혼을 출렁이게 한 그림과 시를 찾아서

  놀라울 만큼 예민한 감각을 지닌 시인들의 말에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가슴으로 받아들일 말이 넘쳐난다. 그림은 또 어떤가. 신선하고 파격적인 상상력, 매혹적인 시와 사진으로 대중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작가 신현림. 그녀가 자신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시와 그림들을 찾아 나섰다.

  스물과 마흔 사이, 세계는 언제나 불안하고 모호했다. 그 시절, 상처 입은 현실을 온전히 바라보게 해준 것은 시 한 편 그림 한 점이었다. 서양화과 지망생에서 디자인과 전공생, 다시 국문학과 입학생으로 이어진 스무 살 무렵의 골치 아픈 이력은 그녀를 세계 명화와 예술서 탐독으로 이끌었다. 그림을 보며 받은 영감은 그녀 안에서 낱낱이 시가 되어 나왔다.

  이 책은 젊은 날, 작가의 삶 속으로 뛰어 들어와 생생하게 공명한 그림과 시를 소개하며 신현림만의 깊고 따뜻한 해설을 더했다. 오래전 교과서 속에서 만난 동서양 고전 시부터 한국 시문학사의 큰 줄기를 만든 감각적인 현대시, 문단의 주목을 끈 걸출한 신예 시인들의 창작시까지 팍팍한 삶의 무게를 견디게 해줄 시의 참맛이 그림을 매개로 펼쳐진다.

  더 이상 시집을 찾지 않는 시대다. 그러나 책과 문학은 많은 상황에서 동의어로 쓸 수 없다. 사람들이 시를 읽지 않는다고 해서 시가 우리 삶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시는 애초부터 우리 삶 가까이에서 우리와 함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편의 시를 읽을 때 우리는 하나의 삶을 맞닥뜨린다. 이 책은 그림과 시가 길어올린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으로 지면 곳곳을 메운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과 마음에 품고 싶은 그림이 그득하다.

 

  작가 소개

 

  시인과 포토그래퍼의 경계를 허무는 전방위 작가로서 왕성히 활동 중인 신현림은 1961년 경기도 의왕에서 태어났다. 아주대에서 문학을 공부하였으며 상명대 디자인 대학원에서 시진을 전공했다. 1990년 「현대시학」에 「초록말을 타고 문득」 외 9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여 1994년 첫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을 출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아주대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시 창작 강의를 했으며, 실험적이면서 뚜렷한 색깔을 지닌 작업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여전히 로댕의 "감동하고, 사랑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사는 것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상상의 들녘 저 멀리까지 날아가게 하는 만화, 영화, 재즈, 클래식, 팝송 등을 가리지 않고 누리며 또한 여행을 즐긴다. 젠틀하고 착하고 솔직 소탈한 사람들, 생태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을 사랑한다. 풍요로운 우정과 사랑을 꿈꾸며 잠을 잘 자고 났을 때 뭐든 잘해 낼 것 같은 기분, 그것을 늘 맛보며 살고 싶다고 전한다.

  시집으로는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와 『세기말 블루스』, 『해질녁에 아픈 사람』,『침대를 타고 달렸어』를 냈다. 사진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창』, 미술 에세이 『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 미술』와『시간창고로 가는 길』,『내 서른살은 어디로 갔나』감성 에세이『다시 사랑하고 싶은 날』을 냈고,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가 초등 쓰기 교과서에 실렸다. 역서로 『포스트잇라이프』 『러브 댓 독』『비밀엽서』시리즈 등을 냈다. 세 번째 사진전 [사과밭 사진관]으로 2012년에는 울산국제사진페스티벌 한국 대표작가로 선정되었다.

 

 

  목차


  서문 : 바람 난 시인, 그림에 빠지다

  1부 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다_삶에 관하여


  바람처럼 갔으니 바람처럼 다시 올 것 : 오윤 [칼의 노래] + 정희성 [판화가 오윤을 생각하며]
  가장 외롭고 누추한 날에 깨닫는 것들 : 김정희 [세한도] + 신경림 [다시 느티나무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 폴 고갱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문태준 [한 호흡]
  늙어 간다는 건 계속 새로운 문턱을 넘는 일 : 그랜트 우드 [식물을 든 여인] + 임경섭 [와시코브스카의 일흔여섯 번째 생일]
  비가 내린다, 내 단단한 각오들은 어디로 갔을까? : 우타가와 히로시게 [오하시 다리 위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 폴 베를렌 [내 가슴에 눈물 흐르네]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 바실리 칸딘스키 [푸른 하늘] + 알렉산드르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 알프레드 시슬레 [모레 근교의 루앙 강변] + 베드로시안 [그런 길은 없다]
  고단하지 않으면 구차한: 조영석 [바느질] + 황인숙 [생활!]
  기다림, 아직 희망 있음의 증거 : 에드가 드가 [기다림]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군더더기를 덜어 내는 시간 : 피에트 몬드리안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 월터 새비지 랜더 [헤어짐]
  운명을 밀고 나가는 저 증기선처럼 :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눈보라, 항구 어귀에서 멀어진 증기선]
+ 신철규 [눈보라]
  네 파도는 또박또박 네가 타 넘는 것 : 폴 세잔 [소년] + 김명인 [아들에게]
  다시 일어서는 보리처럼: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수선화] + 사라 티즈데일 [휘는 보리처럼]
  엉뚱한 곳에 심오한 진실이 : 주세페 아르침볼도 [채소 기르는 사람] + 비에른스티에르네 비에른손 [나는 생각하기를]
  짓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 조르주 피에르 쇠라 [서커스] + 김사인 [화양연화]
  예술가로 산다는 것 : 미켈란젤로 [아담의 창조] + 로빈슨 제퍼스 [내버려 둬라]
  누가 부르지 않아도 꽃은 피는 것입니까 : 이브 탕기 [엄마, 아빠가 다쳤어요] + 고형렬 [꽃의 통곡을 듣다]
  밤은 완전하지 않으므로 :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 폴 엘뤼아르 [그리고 미소를]
  까무룩 잠들고 싶은 일상의 온도 : 귀스타브 쿠르베 [목욕하는 젊은 여인] + 이덕규 [춘삼월]

  2부 울자, 때로는 너와 나를 위하여_절망에 관하여


  아무도 그를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 케테 콜비츠 [죽은 아들을 껴안고 있는 어머니] + G. 로르카 [통곡]
  오늘날의 기도 : 에드바르트 뭉크 [절규]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현대의 기도]
  경멸, 오! 고마운 경멸 : 모네 [수련 연못] + 도종환 [모네]
  이 시대의 생존법 : 히에로니무스 보스 [그리스도, 지옥으로 내려가다] + 최지인 [아직도 우리는]
  다시는 두 볼이 젖는 일 없게 하소서 : 장 프랑수아 밀레 [만종] + 사무엘 E. 키서 [작은 기도]
  흔들리고 흔들리고 쓸리고 쓸려서 : 가츠시카 호쿠사이 [거대한 파도] + 가네코 미츠하루 [해파리의 노래]
  탐욕은 잠들지 않는다 : 프란시스코 고야 [변덕 43] + 김성규 [내 그림자는 어디로 갔을까]
  혼자 밥 먹는 일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숙취] + 박소란 [심야식당]
  어둠을 밝히는 몸짓 : 파울 클레 [황금물고기] + 윤의섭 [청어]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요 : 피테르 브뢰헬 [거지들] + 곽효환 [거지들]
  나는 누구에게 속은 것인지 : 디에고 벨라스케스 [시녀들] + 이문재 [햇볕에 드러나면 슬픈 것들]
  요즘엔 손을 보아 알겠네 : 귀스타브 카유보트 [마루를 벗기는 남자들] + 백무산 [손]
  ‘약한 사람들’에 관하여 : 제임스 앙소르 [가면] + 김경후 [우리는 홀로]
  보이는 세계 너머 : 엘리후 베더 [스핑크스의 질문자] + 뮤리엘 러카이저 [신화]
  오늘밤의 무사안일 : 작자 미정 [알타미라 벽화] + 조현석 [알타미라 벽화처럼]

  3부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고_사랑에 관하여


  내가 네게 잊힐 때 : 마리 로랑생 [잊혀진 여인] + 마리 로랑생 [잊혀진 여인]
  그리운 사람들은 먼 곳에 산다 :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큰 모자를 쓴 잔느 에뷔테른] + 이승희 [기린은 먼 곳에 산다]
  사랑, 그 앞에서 일시 정지 : 로렌스 앨머 태디마 [더 이상 묻지 마세요] + 김소월 [첫 치마]
  키스, 나보다 슬픈 당신이 녹는다 : 쿠스타프 클림트 [키스] + 최현우 [키스]
  아버지, 그 외로운 사명 : 제임스 티소 [홀아비] + 로버트 헤이든 [그 겨울의 일요일들]
  흘러내리는 것은 다 슬프고 이쁘죠 : 에곤 실레 [한 쌍의 연인] + 신현림 [양말 한 마리]
  나는 그대의 매력에 매달릴 것이다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그랑드 오달리스크] + 파블로 네루다 [여인의 육체]
  달콤한 기쁨, 네게 있어라 : 라파엘로 산치오 [의자의 성모] + 윌리엄 블레이크 [아기의 기쁨]

  4부 ‘고독’이라는 아름다운 재료_고독에 관하여


  고뇌로 빚은 내면은 울림이 크다 : 조르주 루오 [미제레레] + 박성현 [간절]
  마음이 먼 곳에 있으니 : 팔대산인 [팔팔조도] + 도연명 [음주]
  수그리는 것들 속에서 : 이인상 [설송도] + 장석주 [수그리다]
  그대의 온기를 신고 : 피에르 보나르 [미모사와 여인] + 이해인 [아픈 날의 일기]
  죽음이 내 문 앞에서 노크하면 : 페르디낭 호들러 [선택받은 자] + 게른하르트 [아]
  고독을 다루는 법 : 빈센트 반 고흐 [자고새가 있는 밀밭] + 윤후명 [자고새]
  세상이 납작납작 사람들이 납작납작 : 박수근 [빨래터] + 김혜순 [납작납작-박수근 화법을 위하여]
  우직하게 지경을 넓히는 소처럼 : 이중섭 [흰 소] + 박찬세 [흰 소]
  당신을 싣고 날마다 낡아 가는 일 : 이정 [수향귀주] +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 : 오딜롱 르동 [침묵하는 그리스도] + 이성복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5부 위로는 쉽지 않다_위로에 관하여
  벗을 만나러 가는 길 : 전기 [매화초옥도] + 백석 [선우사]
  위로는 쉽지 않으니까 :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 사디 [슬퍼하지 마라]
  헐벗은 나날에 불을 켠다 : 엘 그레코 [촛불을 붙이기 위해 불씨를 부는 소년] + 송찬호 [촛불]
  등불처럼 친밀한 사람 : 피테르 브뢰헬 [이카루스의 추락] + J. 갈로 [그것은 곧 내게 베푼 것]
  물거울 앞에 나를 비출 때 :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 [나르키소스] + 윤동주 [자화상]
  한껏 흔들리고 나면 쉽게 정리된다 : 앙리 루소 [꿈] + 김민정 [숲에서 일어난 일]
  마지막은 늘 그렇게 끝났다 : 제임스 휘슬러 [회색과 금색의 야상곡, 첼시에 내린 눈]
+ 안미옥 [너는 가장 마지막에 온다]
  내가 던진 미소 하나로 :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 + 알프레드 하우스먼 [오늘 당신이 벗에게 미소하면]
  시간을, 당신을 어루만지다 : 베르트 모리조 [소파에 앉아 있는 젊은 여인] + 유희경 [내일, 내일]

 

  책 속으로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신경림 [다시 느티나무가]

  덩그러니 홀로 떨어진 집, 메마른 듯 보이는 고목 몇 그루……. 쓰디쓴 시간을 다만 버티고 선 자신의 궁색한 모습이 추위에 바짝 말라 가는 고목 같다 느꼈을까? 온기라곤 느껴지지 않는 집 한 채는 당시 그의 마음을 닮았다. 그러나 그가 보낸 유배의 시간들은 ‘다만 버티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으리라. 유배 시기 그가 피워 낸 그림과 문장들은 오래도록 찬사를 받았으며 그의 예술혼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렸다.
누구나 인생의 ‘세한도’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저 버틸 수밖에 없는 날들, 춥고 곤궁한 날들이 말이다. 그럴 때 나직이 자신에게 읊조려 보자. 지금 겪는 결핍을 통해 나는 성장하고 있노라고,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온전해질 수는 있다고.
--- p.25-26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 나가지 덧없다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이나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짓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 주지 않지 어느 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 주지 않지
  -김사인 [화양연화]

  누구에게나 화양연화의 시간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 그 순간들을 지나 보낸 후 비로소 깨닫는다. 생은 정말 속절없음을.
  김사인 시인의 시 역시 우리에게 일러준다. 시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섬광처럼 흘러 우리도 앞선 사람들처럼 눈멀고 귀 먹는 때 오니, 지금을 잘 살펴 더 사랑하고 더 행복하라고. 푸른 잎사귀 같은 시간들이 바람에 흔들려 내는 싱그런 소리를 마음 가득 담아 본다. 시간의 색이 짙어질수록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기를.
--- p.79-80

  침이 빠진 텅 빈 시계판을
  우리는 홀로 바라본다
  가면의 단 하나의 변하지 않는 사랑을
  우리는 홀로 나눈다

  가슴뼈로 만든 백묵으로
  서로의 얼굴에
  침묵을 그려넣는다
  -김경후 [우리는 홀로]

  우리는 솔직해지기 위해 굉장한 용기를 내야 하는 이상한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솔직해지고자, 나다워지고자 낸 용기를 받아줄 상대가 있다면 덜 외로울 것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자신이 약하다고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좋아졌다. 이런 사람일수록 타인의 슬픔에도 깊이 공감할 줄 안다. ‘공감’은 가면 너머의 얼굴을 마주보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저마다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가


 

  출판사 서평

  그림과 시가 만나 눈과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긴밀한 조우!
  당신도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싶다면, 시를 읽고 그림을 보라

  시 구절을 읽거나 노랫말을 들으며 가슴이 벅차올라 심호흡한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기쁨, 슬픔, 분노, 고독, 희망, 사랑, 애증, 애처로움, 쓸쓸함까지. 그 많은 감정들은 모두 어디에서 오는 걸까? 한 편의 시를 읽고 한 점의 그림을 볼 때 시각과 촉각, 청각과 미각 같은 오감은 모두 열려 시선이 닿는 곳에 열렬히 감응한다. 그림에는 희로애락오욕의 감정이 다 녹아 있고, 시는 그 숱한 감정들을 솎으며 격려의 언어로 사람들을 흔들어 깨운다. 우리가 그림을 보고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명화에 대한, 문학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나와 세계를 섬세하게 감각하는 일.

  영민하게도 이 책은 이미지와 시가 한자리에 만났을 때 일으킬 시너지를 제대로 담았다. 그림과 시가 만나 눈과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긴밀한 조우! 고흐와 고갱, 이중섭과 오윤, 이인상과 팔대산인, 뭉크와 보스, 모네와 밀레, 파울 클레와 칸딘스키 등 작가의 청춘을 사로잡은 아름다운 그림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과 만나 어우러진다. 그림과 함께 실린 시들은 젊은 날의 서사를 끌어내기도 하고 현실적인 성찰을 제시하기도 하는 가운데, 감동과 여운을 전해주면서 보다 정제되고 열린 공감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청춘을 건너온 ‘생활력’의 절반을 시와 그림에 빚졌다고 고백하는 작가에게 시 한 편, 그림 한 점은 앞으로도 잘 살아내라는 모종의 지령이다. 청춘을 흘려보낸 지금, 세계는 여전히 모호하고 흔들린다. 그럼에도 작가는 부단히 시를 읽고 그림을 보려 한다. 이 의지를 멈추지 않는 것으로 세상에 대한 긍정을 놓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 당신도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싶다면, 시를 읽고 그림을 보라.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는 증거가 거기에 있을 테니 말이다.

  ‘시집 무덤 시대’, 여전히 더운 숨을 토해내는 시인들의 열렬+감응 프로젝트

  ▶삶의 여백과 진실을 깨우치는 한국 대표 시인들의 연륜을 만나는 기쁨

  41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판화가 오윤의 그림에 그의 오랜 친구였던 정희성이 1986년 오윤을 떠나보내며 쓴 시 [판화가 오윤을 생각하며]는 민중들의 끈끈한 삶을 판화의 예리한 칼맛으로 보여준 오윤의 예술혼을 눈앞에 펼쳐보인다. 낮고 소외된 자들에게 한결같이 귀 기울인 신경림 시인은 추사 김정희의 그림 [세한도] 곁에 [다시 느티나무가]라는 시를 놓음으로써 ‘세한도’ 같은, 춥고 곤궁한 날을 보내는 이들에게 완전한 삶이 아닌 온전한 삶, 시련 끝에 더 단단해지는 시간의 힘을 가만 일러준다. 고갱의 마지막 유작이 우리 앞에 풀어놓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화두에 [한 호흡]이라는 시를 통해 생명의 탄생과 소멸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고 답한 문태준 시인은, 시를 통해 삶의 마디마디를 돌아보며 묵묵히 생을 관조하는 힘을 일깨운다. 쇠라의 그림 [서커스] 곁에 놓인 김사인 시인의 시 [화양연화]는 시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섬광처럼 흘러 우리도 앞선 사람들처럼 눈멀고 귀 먹는 때 오니 지금을 잘 살펴 더 사랑하고 행복하라고 다독인다.
이처럼 머리로는 알지만 차마 껴안지 못한 삶의 여백과 진실, 우리가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시 한 편, 그림 하나는 깨우쳐 준다.

  책은 주제에 따라 다섯 챕터로 나뉜다. 1부 ‘삶에 관하여_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다’에서는 인생의 의미를 묻는 그림과 시를, 2부 ‘절망에 관하여_울자, 때로는 너와 나를 위해’는 우리가 쉬이 지나쳤던 타인의 고통, 현실의 모순을 다시 꼼꼼히 더듬는 그림과 시를, 3부 ‘사랑에 관하여_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고’는 진정한 사랑의 면면을 담은 그림과 시를, 4부 ‘고독에 관하여_고독이라는 아름다운 재료’에서는 고독을 다루는, 아프지만 성숙한 시선을 담은 그림과 시를, 5부 ‘위로에 관하여_위로는 쉽지 않다’에서는 헐벗은 날들, 그 안의 우리를 위무하는 그림과 시를 들려준다.

  ▶그림을 마중물 삼은 중견 시인과 신예 시인들의 컬래버레이션

  무엇보다 이 책은 백석, 윤동주, 김소월, 한용운 등 한국 현대시문학사의 거목은 물론 황지우, 신경림, 이성복, 장석주, 황인숙, 이문재, 김사인, 백무산 등 중견 시인, 그리고 김민정, 유희경, 김명인, 박소란, 곽효환, 김성규, 김경후, 임경섭 등 한국 시문단의 든든한 신예들까지 대거 참여한 프로젝트다.

  특히 도종환 시인을 비롯해 젊은 시인들은 그림 하나를 정해 그 그림이 주는 영감과 정서를 오롯이 시로 옮겼다. 따라서 이번 책에 특별히 처음 공개되는 신작도 여러 편이다. 도종환 시인은 모네의 그림 [수련 연못]을 본 후 [경멸, 오! 고마운 경멸]이란 신작시를 썼다.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사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혹평에 시달린 모네의 삶을 시 속에 녹인 도 시인은 “경멸을 유파의 이름으로 삼으리라/ (중략)/ 화폭 밖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리리라/ 본 것을 다 그리지 않으리라/ 경멸, 오 고마운 경멸로 새로운 유파의 이름을 삼으리라”라는 단단한 시어를 통해 그동안 보여준 서정시와 사뭇 다른 세계를 독자에게 선보인다.

  젊은 시인들은 특히 그림을 매개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의 시는 현실에 발을 굳게 디뎠다. 박소란 시인은 [심야식당]에서 “이제 더는 배고프다 말하지 않기로 해요. 허기는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라고 말하며 무심함이 넘치는 시대의 ‘인정’을 묻고, 최지인 시인은 [아직도 우리는]에서 혐오와 모멸이 비틀대는 끔찍한 현실 세계를 노래했으며, 임경섭의 시 [와시코브스카의 일흔여섯 번째 생일]에는 늙어간다는 것은 계속 새로운 문턱을 넘는 일임을 깨닫는 앨리스가 등장한다.

  이처럼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를 통해 중견 시인과 젊은 시인들은 그림을 마중물 삼아 끈끈한 소통을 해왔다. “아직도 시집이 나와요?”라고 묻는 ‘시집 무덤 시대’라지만 그래도 시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바로 이 책에 모여 끊임없이 더운 숨을 토해내는 시인들처럼!

 

 


  지난 1월 28일, 어느 장소보다 행사에 어울리는 판화공방, 성수 페이퍼크라운에서 신현림 작가의 ‘시와 그림이 흐르는 북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신현림 작가는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등 수많은 스테디셀러의 저자이며 본 강연은 새롭게 출간된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지은 시』를 기념해 열린 행사였다. 작가의 명성을 대변하듯, 아직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가자가 자리를 가득 메웠다.

 

  저자의 이번 도서는 동서양의 시와 그림을 작가 본인의 경험과 상상력으로 콜라보한 작품이다. 강연은 사회자와 신현림 작가와의 문답을 통해 도서에 수록된 시와 그림에 대해 작가의 설명과 감상을 듣는 방식이었다. 사회자 역할은 이야기 경영 연구소 김하영 편집장이 맡았다. 기사에선 가장 먼저 언급한 세 작품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뒤 독자의 질문과 작가의 답변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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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가와 히로시게 「오하시 다리 위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내 가슴에 눈물이 흐르네

                                                          폴 베를렌


도시에 비 내리듯
내 가슴에 눈물 흐르네
가슴을 파고드는
이 울적함은 무엇인가

 

오, 부드러운 빗소리여
땅 위에도 지붕 위에도
오, 쓸쓸한 가슴에 내리는
비의 노랫소리여!

 

상심한 이 가슴에
이유 없이 눈물 흐르네
뭐! 배신이 아니라고?
그래, 이 슬픔 이유가 없네

 

사랑도 미움도 없는데
내 가슴은 왜 이리 아픈지
까닭조차 모르는 게
가장 큰 고통일 것을!

 

  김하영 : 첫 번째 그림인데요, 우타가와 히로시게 「오하시 다리 위에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란 작품입니다. 먼저 이 작품에 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신현림 : 고흐가 모사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고흐는 히로시게의 그림들에 열광했던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일본이 임진왜란 대패 이후 대외적으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는데요, 반면 문화는 개방적으로 수입, 수출하였습니다. 서양은 일본의 도자기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포장지에 그려진 그림, 판화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마침 당시 서양에선 사진의 발명으로 인해 그림 인식에 큰 변화가 오게 됐는데요. 미술의 역사는 재현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그 재현을 사진이 대체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당대 예술가들은 당혹스러워했는데요. 인상파는 우연히 접한 일본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그 순간의’ 빛의 흐름, 풍경을 마주하며 그것을 그려내는 데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모네, 고흐, 마티스 모두가 이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히로시게의 작품을 보면 저는 설국이 생각납니다. 그의 작품엔 인생 내면의 섬세하면서도 시적인 정겨움이 묻어져 나옵니다. 특히 히로시게의 정서는 고흐에게 많이 와 닿았던 거로 보입니다. 고흐가 친구에게 쓴 편지를 보면 일본 미술에 대한 경탄과 동경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부분들을 그대로 모사, 필사함으로써 기법을 배우고 그 작가의 세계 속에 들어갈 수 있는 계기로 삼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김하영 : 서양화에서는 비를 잘 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히로시게 작품 중에는 비가 내리는 그림이 많습니다. 신현림 작가님을 이 시와 폴 베를렌 「내 가슴에 눈물 흐르네」를 매칭해 놓으셨는데요, 그 구체적인 이유를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신현림 : 프랑스는 일본과 예술적으로 유대관계를 갖고 있는데요, 심지어 일본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사진을 찍을 권리를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프랑스 시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히로시게의 판화는 조각도로 팠기 때문에 강렬한 이미지가 특징입니다. 베를렌은 정서적으로 와 닿는 시들을 많이 썼는데, 히로시게의 섬세하고도 인간적인 감정까지 그려내려던 기법과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베를렌의 시가 더 감성적이고 감정적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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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시카 호쿠사이 「거대한 파도」

 

해파리의 노래
                                                        가네코 미츠하루


흔들리고 흔들리고
이리저리 쓸리고 쓸려서
어느 틈엔가, 나는
이렇게나 투명해져 버렸지

 

하지만 흔들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야

 

밖에서 봐도 환하게 비치지?

 

어때,
내 소화기관 속에는
털이 빠진 칫솔 한 개
그리고 누른 물이 조금

 

마음 같은 지저분한 것은 있지도 않아. 이제 와서는
창자 채로 파도가 쓸어가 버렸거든

 

나? 난 말이지
빈껍데기란 말이야
텅 빈 것이 파도에 흔들리다가
다시 파도에 휩쓸려 되돌아온다

 

시들었다고 여겨질 즈음엔
보랏빛으로 펼쳐지고,
밤은 밤대로
램프를 켠다

 

아니,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은
몸을 잃어버린 마음뿐인 거야

 

마음을 감싸고 있는
얇은 피막인 거야

 

아니지 아냐, 이렇게 텅텅 속이 빌 때 까지
이리저리 흔들리고
쓸리고 쓸린 고통의
피로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김하영 : 일본에서는 목판화 작업이 굉장히 많은데요. 다음 그림은 가츠시카 호쿠사이 「거대한 파도」입니다. 이 작품도 설명해주시겠어요?

 

  신현림 : 「후지산」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인데요. 작품을 자세히 보면 배 위에 사람의 얼굴이 있습니다. 이는 만화와 비슷한 기법으로, 호쿠사이가 일본 만화의 원류이기도 합니다. 또한 유럽에 있는 인상파 화가들이 사실 자포니즘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을 주목해보면 당대, 그리고 지금의 일본이 아시아권에선 문화적으론 제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분명 이러한 점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일본의 문화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의 탐구를 통해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일본 작품에 열광한 이유 중 하나는 그들에겐 기존 구도의 파괴, 즉 파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동양화에선 사실 파격을 보긴 힘듭니다. 예술에서 파격을 일으킨 인물들을 보면 당대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역사적으로 판도를 바꾸는 요소는 바로 파격입니다. 「거대한 파도」를 보면 기존에 있던 평면을 거친 과장법을 통해 파격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구도를 잡을 수 있겠구나’라는 발상의 전환을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김하영 : 이 시를 선정한 이유는 뭔가요?

 

  신현림 : 같은 일본 사람들이 만든 작품이기도 하고 주제 역시 흡사합니다. 물론 미츠하루의 시는 좀 더 섬세하게 느껴집니다. 호쿠사이의 작품은 거시적으로 스케일이 더 큰 거장의 느낌을 주고요. 선생님께서는 이 작품을 어떻게 보셨나요?

 

  김하영 : 저도 일본 그림에 대해 문외한이었는데요. 여행을 하다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이 작품을 보는 순간,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 라는 생각이 들며 일본 고유의 미술 사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 고흐와 같은 인상파 화가들이 일본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본 순간 인상파들이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찾지 못했던 고리가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현림 : 사실 에곤 쉴레와 구스타프 클림트도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 배경의 구성적인 요소, 대담한 구도, 화려한 색채감은 일본 작품에서 영감을 받을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직접 판화를 배워보며 빈센트 반 고흐의 거친 터치는 조각도의 칼자국에 영향을 받은 거라 생각했습니다. 예술은 분명 시대, 사회적 흐름에서부터 파생된 산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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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테콜비츠 「죽은 아들을 껴안고 있는 어머니」 & G.로르카 「통곡」
 
통곡
                                            G.로르카


가슴에 비수를 맞고
거리에 쓰러져 죽었습니다
그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로등은
얼마나 무섭게 떨고 있었던가요!
어머니
조그만 가로등이 얼마나 떨고 있었는지
아세요!

 

새벽이었죠
굳어진 새벽 공기에
부릅떠 죽은 그의 눈을 감히 아무도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심장에 비수를 맞고
거리에 죽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를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신현림 : 로르카의 시의 화룡점정은 ‘아무도 그를 아는 사림이 없었습니다’ 이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대목이 비극의 정수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한 마디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콜비치의 작품은 자기 자식을 잃고 난 후 가난과 전쟁의 비극을 담는 표현주의적인 속성이 강화되었는데요.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립니다. 그래서 스페인 내전에서 비참하게 죽은 로르카의 시를 매칭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김하영 : 일단 이미지 자체가 너무 강렬했고요. 케테 콜비츠는 독일 사람인데,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전쟁과 사회적 변혁의 한 가운데 있었던 예술가입니다. 사회주의 운동, 민중 미술을 하던 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처음엔 유화를 그리다가 틀 내에 갇힌 자기만족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판화로 작업방식을 바꿨다고 합니다. 민중봉기, 혁명과 관련된 작품들이 꽤 많습니다.

 

  신현림 : 자식이 죽고 난 후 가난한자, 죽어간 자의 입장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예술가인 것 같습니다.
 


  독자의 질문과 작가의 답변


  Q. 선생님께선 휴식이 필요할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신현림 : 휴식이 주어졌을 땐 보통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에서 그 곳의 풍경을 보고, 또 그 풍경을 마주하면서 시를 구상하고는 게 저에게 휴식입니다. 요즘에는 국내 전시회에 관심이 많아 자주 가기도 해요. 또 집에 나와서 걸어 다니며 사색을 합니다.

 

  Q. 동서양의 각각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신현림 : 동양 작품은 우선 책의 250페이지에 있는 전기의 「매화초옥도」를 좋아하고요. 정선의 작품도 좋아합니다. 서양화는 좋아하는 작품이 워낙 많아서 몇 개 작품을 고르진 못하겠고요. 고흐, 뭉크, 로렌스 앨머 테디마, 티소 등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Q. 이번 작품에서 시와 그림을 콜라보하신 이유가 있나요?
신현림 : 제가 이번 강연에서 꼭 말하고 싶었던 건데요, 저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지나치게 경직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예술을 비롯해 모든 분야,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파격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는 유독 그런 부분이 딱딱하게 굳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작품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새로운 시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출처: 채널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