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외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 시집 『봄비』1969/ -1955년 [현대문학]에 발표
* 시새워 벙글어진 : 다투어 피어날
* 향연(香煙) : 향이 타며 나는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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