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제작한 인물동영상 '인물을말하다' 신동엽 편(1930. 8. 18 - 1969. 4. 7)
한국전쟁 당시 고향인 부여에 인민군이 진주하면서 민주청년동맹 선전부장이 되었다가 다시 남한군대의 진격으로 국민방위군에 소집되었던 청년, 시인 신동엽. 민족상잔의 비극을 온몸으로 직접 경험한 시인은 민족적 정서와 현실에 기반한 미래의 평화, 공동체를 꿈꾸는 시를 쏟아낸다. 진달래 산천, 아사녀, 껍데기는 가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금강 등 당대 현실을 강렬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그가 꿈꾸었던 세상과 그의 이상을 시속에서 함께 찾아보고 같이 꿈꾸어 보았으면 한다.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시집 『52인 시집』, (신구문화사,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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