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극장가에 당대를 사로잡은 전설의 예술가들이 속속 방문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을 살았던 아티스트들을 껴안은 아트버스터 4편을 소개한다.
'파울라'(감독 크리스찬 슈뵈초브)는 여성화가 최초로 누드 자화상을 발표하며 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독일 표현주의의 선구자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이야기를 다뤘다. 여성화가에게 주어진 편견과 한계에 맞서 오롯이 자신의 색깔을 담아낸 작품을 완성하려는 파울라(카를라 주리)의 치열한 모습을 담았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등과 교류했던 예술가 공동체 생활, 최초의 여성 누드 자화상을 그렸던 파리 생활, 결혼과 출산 등 31세로 요절할 때까지 예술과 격정으로 가득했던 삶을 재조명한다. 11월9일 개봉.
‘러빙 빈센트’(감독 도로타 코비엘라·휴 웰치맨)는 불멸의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모티브로, 전 세계 화가 107명이 10년에 걸쳐 ‘밀밭’ ‘씨뿌리는 사람’ ‘자화상’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 그의 마스터피스 130여 점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재현한 전 세계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6만2450점의 유화 프레임으로 완성돼 “전무후무할 걸작”이란 세간의 평가 속에 제41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관객상을 수상했다. 오는 11월9일 개봉한다. 시얼샤 로넌, 더글러스 부스, 제롬 플린 등 출연. 9일 개봉.
‘조용한 열정’(감독 테렌스 데이비스)은 19세기를 대표하는 문인이자 미국의 가장 천재적인 여류시인으로 평가 받는 에밀리 디킨슨에 초점을 맞췄다. 주관 뚜렷하고 감수성 풍부했던 그녀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매일 한 편씩 시를 썼을 만큼 시로 가득한 삶을 보냈다. 고독하지만 열정적으로 살았던 에밀리 디킨슨이 마주한 고뇌와 시 작품들이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여배우 신시아 닉슨의 명연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라라랜드’ ‘아가씨’ 등과 함께 영국 가디언지 ‘2017년 최고의 영화’, 미국 롤링스톤지 ‘2017년 상반기 최고의 영화 톱10’에 선정됐다. 23일 개봉.
‘에드워드’(감독 카일 라이드아웃)는 영화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영사기 주프락시스코프를 발명한 19세기 천재 사진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의 광적인 삶과 예술, 치명적인 사랑을 그린 아트 드라마다. 에드워드는 사람과 동물의 움직임을 연속사진으로 촬영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세밀한 분석을 위해 금기시되던 누드 촬영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그의 작품 세계를 스크린으로 옮겨오기 위해선 전라는 물론 성기까지 드러나는 파격 노출을 불가피했으나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했다. 마이클 에크런드, 사라 캐닝, 찰리 캐릭, 조디 발포어 출연. 12월 개봉.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출처:싱글리스트|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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