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상징물이자 신라의 미소로 알려진 ‘얼굴무늬 수막새’
■화안애어(和顔愛語)-항상 따뜻한 얼굴로 사랑스럽게 말하라 -대무량수경
불교에서는 인간 행위의 근원을 몸(身), 입(口), 마음(意)으로 나누고, 이를 삼업(三業)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행위는 대개 몸짓, 말, 마음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으뜸인 것은 마음(意)이다. 왜냐하면 마음(생각)이 움직여 몸이 이를 행하고 다시 그 생각이 말로서 전해지기 때문이다.
<법구경>은 모든 것은 마음에서 이루어지고 마음이 행하고 있으므로 마음의 움직임을 자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이 탐욕을 조장하고 마음이 화를 조장하고 그 마음이 어리석음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이 마음만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성자가 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불교에서는 구도자가 지녀야 할 여섯 가지 수행의 덕목이 있다.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 육바라밀이 그것이다. 흔히 우리는 수행이 높은 구도자라고 하면 높은 덕목을 실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 그렇지 않다. 물론 육바라밀 같은 높은 수행의 덕목도 필요하지만 그 속엔 ‘화안애어(和顔愛語)’ 같은 덕목도 포함되어 있다. 이 사자성어를 풀이하면 ‘따뜻한 얼굴로 사랑스럽게 말한다.’이다.
불교에서 대개 수행이 덜 된 사람을 두고 ‘참회’를 아직 다 못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것은 아직 수행이 덜 되어 뉘우침을 다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다. ‘참회’란 ‘속죄’를 뜻한다. 사람이 스스로 아주 작은 일에도 화를 내거나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은 바로 말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로부터 자신에 대한 ‘참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는 그 어떤 종교보다도 깊은 사고와 철학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불교가 무조건적인 ‘회개’를 강요하지 않으며 또한 무조건적으로 믿으라고도 하지 않는다. 불교는 ‘무애사상(無厓思想)’과 ‘자비’를 그 근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사실 ‘화안애어’ 중에서 화안은 부드러운 얼굴인데 이것은 몸의 행위이다. 그러나 애어는 입의 행위이다. 이 몸과 입이 합쳐 만들어지는 것이 마음(意)이다.
부처가 강조하는 것과 우리의 마음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비의 정신인 것이다. ‘화안애어’라는 사자성어 속에는 ‘인간에게 향하는 무한대의 자비심’이 숨겨져 있다. ‘따뜻한 얼굴’로서 사람을 대하고 ‘사랑스러운 말’로서 교류한다면 이 세상은 진정으로 화낼 일이 없으며 다툼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
대개 소승불교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비의 마음을 익히기 위한 수행 방법으로 ‘화를 내지 않는 것’이다.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자비는 ‘남이 모자란 것이 있거나 괴로운 일을 당하거든 적극적으로 자비의 마음으로 그를 대하라.’는 것이다. 즉 ‘화안애어’란 자비심의 발로이며 자신이 부처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은 화에 대해 “산이 사람을 짓누르듯이 화는 어리석은 자를 스스로 짓누른다.”고 했다. 남으로부터 항상 존경과 신임을 받기 위해서는 ‘화안애어’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는 오늘날, ‘화안애어’는 생존의 지름길이 될 지도 모른다
○글: 선묵혜자
14세때 청담 대종사님을 은사로 모시고 삼각산 도선사에서 출가하였다. 청담 큰스님이 열반하실 때까지 켠에서 시봉하였으며, 큰스님이 열반하시자 통도사 강원에서 경학연찬, 송광사선원에서 수선안거를 했으며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거쳐 최고 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을 거쳐 청담학원 이사장, 혜명복지원 이사장,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공동대표, 불교환경연대회의 공동대표,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 불교신문사 사장 역임,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 산사순례 기도회 회주, 호국참회관음기도도량 삼각산 도선사 주지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사람 노릇 하고 살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절에서 배우는 불교』, 『빈 연못에 바람이 울고 있다』 등이 있으며 엮은 책으로 『영원한 대자유』, 『마음 꽃다발』, 『마음을 맑게 하는 부처님 말씀 108』,『살아있는 동안 꼭 읽어야 할 부처님 말씀 108가지』등이 있다
■화안애어(和顔愛語) -부드러운 얼굴, 고운 말
《무량수경(無量壽經)》에는 법장보살(法藏菩薩)이 48원(願)을 세우고, 그 본원의 완성을 위해서 여러 가지 수행을 행한 일이 기록되어 있다. 대승(大乘)의 구도자가 행하는 수행의 덕목으로서 일반적으로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의 육바라밀(六波羅蜜 : 여섯 가지의 실천덕목)을 들고 있다. 법장보살도 이러한 덕목을 수행하는 동시에 공과 자비의 두 가지 덕목을 실천했다.
구도자가 실천하는 것은 내용적으로 차원이 높은 것들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들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안색을 부드럽게 하고 고운 말로 이야기하는 것(和顔愛語)이 복덕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애어(愛語)라는 덕목은 원시불교 이래 사섭법(四攝法)이라고 불리우는 가르침인 보시(布施), 애어, 이행(利行 ;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 동사(同事 ; 중생과 삶·고락을 같이하는 것) 안에 들어 있다. 이러한 네 가지는 깨달음의 도를 닦는 덕목인 동시에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실천해야 할 것들이다.
불교에서는 우리들의 행위를 몸(身)·입(口)·마음(意)의 셋으로 나누어 삼업(三業)이라고 부른다. 신체적 행위와, 말의 행위, 그리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행위의 세 가지를 일컫는 것인데, 그것들의 근본이 되는 것은 의업(意業)이다. 그래서 《법구경》에서도 모든 일들의 시작은 마음에서 성립되고, 마음이 먼저 움직이게 하므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부드러운 얼굴'은 신업(身業)에 해당되고, '고운 말'은 구업(口業)에 속하는 것이지만, 이 두 가지의 근본이 되는 의업이 그 뒤에 숨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 의업이란 바로 자비심인 것이다.
원시불교에서는 자비의 마음을 몸에 지니기 위한 수행 방법으로 자기 자신이 화를 내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자비는 적극적으로 타인에 대하여 자애(慈愛)를 갖고 상대방의 마음과 하나가 되는 것을 뜻한다. 그리하여 상대방의 괴로움을 덜어 주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 자비행(慈悲行)의 참뜻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므로 화안애어는 바로 자비심의 발로가 된다. 소극적으로 화를 내지 않는 태도를 갖는 것이며, 적극적으로는 상대방의 괴로움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주는 이타행인 것이다. 그러므로 '몸과 마음가짐을 부드럽게 하라'고 하는 것도 '화안애어(和顔愛語) '와 같은 뜻에서 이다.
글 : 法泉當 悟惺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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