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토는 다루기 어렵고 예민하다. 이 말이 주는 감각적인 느낌(예민, 혹은 까다로움)과 감정을 흙과 직접 씨름해 가면서 실제 몸으로 체득해 갈 때의 기쁨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아, 이거였구나! 이래서 예민하다고 하는 거구나! 까딸스러움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구나....
백자토와 밀당을 해야 한다는 말을 아는가. 백자토는 대부분 물레작업이다. 백자토는 아주 도도하고 야무진 애인처럼 자신의 모습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흙이 잡토 없이 순수할 수록 더욱 그렇다. 감을 잡은 것 같아 긴장을 풀면 금새 원래모습으로 되돌아 가는 듯 힘들게 한다. 날마다 다른 촉감으로 만나고, 느끼고, 익숙해지고, 그래서 나에게는 백자토 작업이 훨씬 흥미로운 것도 사실이다. 쫀쫀한 탄력과 부드러운 힘을 정말 밀당을 하는 것처럼, 나의 온전한 무게 중심으로 버티듯이 팔에 힘을 주어 버텨주어야만 그 형태의 매끄러움이 드러난다. 결코 쉽지 않지만 점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행복하고 도전적인 작업이다.(금동원)
'나의 취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는 만큼 느낀다 (0) | 2018.07.05 |
---|---|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간다. (0) | 2018.04.14 |
침묵하는 하루 (0) | 2018.02.23 |
봄볕 머물고 간 자리 (0) | 2018.02.21 |
백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다 (0) | 2018.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