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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금동원(琴東媛) 2018. 3. 17. 18:31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저/ 이석태 역/ 보리

 

 

  책 소개

 

  26세의 저자와 세계적 지성인 스코트 니어링과의 만남을 그린 자전적 에세이. 이 책 속에서 헬렌은 스코트와 함께 보낸 충만한 삶과 100세 생일을 앞두고 스스로 음식을 끊음으로써 평화롭고도 위엄을 간직한채 맞이한 스코트의 죽음을 통해 사랑과 삶, 죽음이 하나임을 보여준다.

 

 

작가 소개

 

  Helen Knothe Nearing먹고 사는데는 적어도 절반이상 자급자족 한다는 것과 돈을 모으지 않는다는 것과 동물을 키우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 '조화로운 삶'을 평생 실천한 그녀는 남편 스콧 니어링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귀농과 채식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1904년, 뉴저지 릿지우드의 중산층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예술과 자연을 사랑하고 채식을 실천하는 부모 슬하에서, 그녀 역시 자연의 혜택을 흠뻑 받으며 자연스럽게 채식인으로 성장했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그녀는 젊었을 적부터 유럽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하였고, 한때는 철학자 크리슈나무르티와 교류하기도 하였다. 1928년, 헬렌은 장차 남편이 될 스코트 니어링(Scott Nearing)을 만난다. 스코트 니어링은 왕성한 저술과 강연으로 존경받는 교수 출신이었으나, 자본주의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반전 운동을 벌인 명목으로 당시 주류 사회에서 배척당하고 있었다. 미친 사회라고 규정한 자본주의, 제국주의 사회의 대안으로 '생태적 자치사회'를 몸소 실천하고자 1932년 도시를 떠나 버몬트의 한 낡은 농가로 이주한다. 바로 그 곳에서 자연과 하나되는 '조화로운 삶'을 시작한다.

 

  노동 4시간, 지적 활동 4시간, 친교 활동 4시간으로 꾸릴 수 있는 '조화로운 삶'(good life)이 바로 그것이다. 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며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 그리고 많이 가지기보다는 검소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을 실천에 옮긴다. 하루를 온전히 일에만 바치지 않았다.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시간만 노동에 사용하고,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명상, 여행처럼 자기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사용했다. 현대 문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가능한 손을 이용해 일을 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하지' 식의 방종적 낭만과 게으름을 철저히 경계했다. 그들은 스스로 12가지의 삶의 원칙을 세워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먹고 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이후 시간은 그들의 정신을 풍성히 하는데 힘쓰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식사 또한 특별한 조리법이 없었다. 통밀 빵과 생과일, 소금을 안 친 팝콘처럼 가능한 조리하지 않은 음식을 먹었고, 육식을 하지 않았다. 특히 이러한 방식은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반세기 동안 의사 없이도 건강하게 생활한 그녀의 몸 자체가 건강법의 증거가 되었다. 삶의 매 순간을 명료한 의식과 치열한 각성 속에서 살아갔던 그 두 사람은 이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스코트 니어링은 100세 되던 해에, 음식을 서서히 끊음으로써 자신을 붙들고 있던 목숨과 작별을 고했다.

  "나 또한 삶에 큰 고마움을 느끼며 또 죽음이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데 큰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는 누워서 병을 앓으며 무력한 삶을 계속 살아갈 필요가 없다. 요양원에서 이루어지는 긴 사멸의 공포를 느낄 필요도 없다. 우리가 집에 있고 우리 희망을 알릴 수 있으면, 우리는 먹는 것을 멈출 수 있다. 그것은 간단한 일이다. 병구완을 않고 먹는 것을 멈추면, 죽음은 우리 앞에서 두 손을 활짝 벌리는 것이다. 스코트의 죽음은 내게 훌륭한 길, 훌륭한 죽음을 보여 주었다. 고통과 억압이 없는 죽음, 여전히 생명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슬픔이 없다." (헬렌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보리, 1997, p.233)

  헬렌 니어링 또한 남편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였으나, 불행히도 그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1995년 9월 17일, 차 사고로 인해 그녀는 갑작스럽게 92세의 일기를 마쳤다. 그녀의 대표적인 저서인 조화로운 삶은 탐식에 길들여진 우리를 일깨우는 참 먹을거리에 관한 깊은 성찰을 일깨워준다

 

 

  ○책 속으로

 

  '하지만 무엇을 위한 자유입니까? ...당신이 '사람과 사물들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까? 어림없는 일입니다. 당신은 일상에서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접촉의 형태가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결정짓습니다. ...자유는 상대적인 말입니다. 그것은 우리 인간에게 낡은 쓰레기를 치우고 새로운 건설에 대비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새로운 건설도 마찬가지로 뒤에도 치워버려야 합니다.) ...자유는 한 가지 삶의 과정에서 다른 과제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작은 과제를 다룰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장하면 다른 과제로 옮겨갈 자유를 가집니다. 이것이 성장의 본질입니다.

  새는 2차원의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발전의 정도에 따라 3차원,4차원,5차원 또는 그 이상의 고차원과 관계를 갖습니다. 새로운 차원은 저마다 새로운 의사소통, 새로운 계약, 새로운 의무로 인도합니다. 높은 차원에 속해 있는 사람일수록 삶을 건설하는 과제에서 자기가 맡은 부분을 해내는데 더 큰 책임을 집니다. 당신은 '새'처럼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른 평면, 다른 세계가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발전단계에 걸맞는 존재로서 가장 자유로운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 p.109 본문중에서

 

  스코트는 생활의 질을 높이기보다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단지 생활하고 소유하는 것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짓는 것이다.'
--- p.132

 

   땅과 가까이 살고,
  명상을 할 때에는 마음 깊숙이 들어가라
  다른 사람과 사귈때는 온유하고 친절하라
  진실되게 말하고,
  정의롭게 다스리라
  일처리에 유능하되,
  행동으로 옮길 때는 때를 살펴라
--- p.119

 

  당신의 건강을 빌며, 당신이 기꺼이 삶을 마주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마치 우리가 이제 막 공동의 일, 공동의 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것처럼 느낍니다. 그 일을 생각하면 무언가 커다란 것이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나는 당신이 자기 몫의 일을 해오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거기에 내게 관계된 것도 어느 정도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하고 있는 그 훌륭한 일들의 낙원 속으로 몰래 들어가겠습니다. 바로 어젯밤 나는 우리가 같이 일을 하는 방법을 발전시켜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제까지 그 누구에게도 그렇게 가까웠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가까워질 수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관계는 내게는 뜻밖의 발견이었으며, 생생한 현실로 다가온 큰 기쁨이었습니다.
--- p.96

 

  나는 하늘에 있는 우체통에 부치게 될, 그이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그이가 죽은 뒤에 썼다.

   사랑하는 스코트,
  우리는 50년 동안 사랑과 동지애 속에서 같이 살아왔습니다. 결혼 생활은 결코 그 사랑의 본질이 아닌 듯합니다. 우리는 관심과 목표와 행동이 일치하는 두사람으로서 함꼐 연결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좋아하면서 또한 함께 해온 많은 것들을 좋아했습니다. 지적이고 훈련된 당신의 소양은 나보다 훨씬 위였고, 기술은 더 뛰어났으며, 경험도 더 넓었지만, 우리는 만나서 당신이 나의 부족한 능력을 뛰어넘도록 이끌어준 이해와 협력의 바탕위에서 같이 일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신비로운 작용으로 평등하게 되었고, 우리로 하나의 삶을 살았습니다. 감사드려요, 그리고 영원히 당신에게 최상의 찬사를 보냅니다.
--- p.239

 

 

  나는 바닷가에 서 있다. 내 쪽에 있는 배가 산들바람에 흰 돛을 펼치고 푸른 바다로 나아간다. 그 배는 아름다움과 힘의 상징이다. 나는 서서 바다와 하늘이 서로 맞닿는 곳에서 배가 마침내 한 조각 구름이 될 때까지 바라본다. 저기다. 배가 가버렸다. 그러나 내 쪽의 누군가가 말한다. '어디로 갔지?' 우리가 보기에는 그것이 전부이다. 배는 우리 쪽을 떠나갔을 때의 돛대, 선체,크기 그대로 이다, 목적지까지 온전하게 짐을 싣고 항해할 수 있었다. 배의 크기가 작아진 것은 우리 때문이지, 배가 그런것이 아니다. '저기 봐! 가 사라졌다!'고 당신이 외치는 바로 그 순간. '저기 봐! 배가 나타났다!' 하며 다른 쪽에서는 기쁜 탄성을 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p.218

 

 

  나 또한 삶에 큰 고마움을 느끼며 또 죽음이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데 큰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는 누워서 병을 앓으며 무력한 삶을 계속 살아갈 필요가 없다. 요양원에서 이루어지는 긴 사멸의 공포를 느낄 필요도 없다. 우리가 집에 있고 우리 희망을 알릴 수 있으면, 우리는 먹는 것을 멈출 수 있다. 그것은 간단한 일이다. 병구완을 않고 먹는 것을 멈추면, 죽음은 우리 앞에서 두 손을 활짝 벌리는 것이다. 스코트의 죽음은 내게 훌륭한 길, 훌륭한 죽음을 보여 주었다. 고통과 억압이 없는 죽음, 여전히 생명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슬픔이 없다.--- p.233

 

  1983년 8월 24일 아침 나는 그이의 침상에 같이 있으면서 조용히 그이가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나는 반쯤 소리내어 옛 아메리카 토착민들의 노래를 읊조렸다.

  “나무처럼 높이 걸러라.산처럼 강하게 살아라.봄바람처럼 부드러워라.네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하라.그러면 위대한 혼이 언제나 너와 함께 하리라.”

  나는 그이에게 중얼거렸다.”여보,이제 무엇이든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어요.몸이 가도록 두어요.썰물처럼 가세요.같이 흐르세요.당신은 훌륭한 삶을 살았어요.당신 몫을 다했구요. 새로운 삶으로 들어가세요.빛으로 나아가세요.사랑이 당신과 함께 가요.여기 있는 것은 모두 잘 있어요.”
--- p.229,---pp2-12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단지 생활하고 소유하는 것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p.132


 
  이상적인 부부관계의 좋은 모델

     sea57 | 2005-02-11

 

 

  좋은 책을 읽어 기분이 좋다. 근래 읽은 책중 접어놓은 부분이 가장 많은 책이 아닐까 싶다. 많이 소유하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았던 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의 이야기. 숲속에 들어가 자급자족하며 살았으나, 그렇다고 현실로부터의 도피는 아니었던 그들 부부의 50년 생활을, 헬렌 니어링이 남편 스코트 니어링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이 기록한 회고록이다. 농장생활, 자급자족, 채식주의 등 니어링 부부가 후대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은 많지만 내가 이 책에서 감동받은 부분은 이들 두 사람의 관계성이다. 스무살의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평등하고 조화로운 동지애를 가졌던 두사람. (때로 스코트가 아내 헬렌에게 사랑하는 친구여, 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멋져!) 헬렌은 남편 스코트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가졌고, 남편 스코트도 스무살 어린 헬렌을 지배하려 하지 않았으며, 공통의 관심사를 갖되, 헬렌이 독립된 관심사를 가지고 헬렌만의 지적 생활을 건설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너무나 많은 여성들의 연인의 뒷전에서 상대방이 우연히 가지게 된 지적 관심의 꽁무니를 붙잡고 맥없이 따라간다고 표현하면서...) 이들의 존중하고 조화로운 부부관계는 오늘 목사님 설교말씀과도 통하는 듯 하다. 남편이나 아내를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지 말고 잠시 나에게 보내주신 하나님의 것이라 생각한다면 남편이나 아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니어링 부부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생각없이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조화롭고 진지하게 살았던 두 사람의 삶에서 받은 감동은 적지 않다. 스코트의 백번째 생일날 이웃사람이 만든 깃발에 이렇게 쓰여있었다고 하지. "스코트 니어링이 백년 동안 살아서 이 세상에 더 좋은 곳이 되었다." 가치 있는 삶과 조화로운 부부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며, 나도 훗날 내 남편에게 이렇게 멋진 헌사를 할 수 있을만한 소양을 길러야지 생각하게 한 책이다. 접어 놓은 많은 부분 중, 오늘 읽은 내용 한구절 옮겨볼까 한다. "희망과 계획의 자리에 후회가 들어설 때 사람은 늙는다. 일과 가치있는 것들에 대한 관심이 늙음을 막는 가장 훌륭한 처방이다."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

    OKBK | 2010-04-25

 

    저자 헬렌 니어링 말하는 이 책의 설명은 이렇다.   "하찮은 개체성을 넘어서려고 애쓴 뒤의 '우리'와 '나'에 관한 책이다."(15쪽) "우리가 반세기 넘게 함께 하고자 애써온, 최선의 삶을 살고, 그 삶을 사랑하며 우리가 겪은 여러 가지 출발과 떠남에 관한 것이다."(16쪽) "스코트의 전기나 자서전이 아니고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한 헌사이다."(21쪽)   스코트는 생활의 질을 높이기보다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스코트는 이렇게 말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갖고 있는 소유물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인생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단지 생활하고 소유하는 것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짓는 것이다."(132쪽)     전체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과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헬렌 니어링 버전 같다. 그런데 <월든>보다는 이 책을 통해서 더 따듯한 위안을 받았고, <무소유>보다는 속세적이어서 더 가슴 깊이 와닿지 않았나싶다.  월든 호숫가에서 보낸 2년의 삶을 다룬 <월든>과 달리, 이 책에서는 헬렌 니어링의 전생을 마주할 수 있는데, 크리슈나무르티와의 일화도 즐거웠고, 스콧 니어링과의 반세기에 걸친 동행을 함께하는 동안 잠시나마 '가치있는 삶', '인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월든>을 읽으면서 귀향을 꿈꾸기 시작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꿈이 무르익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만, "고독 속으로 물러나는 사람은 삶의 토대가 될 만한 사상과 경험의 밑천을 갖고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영혼이 빈곤하여 메말라버릴 것이다."(195쪽)라고 했던 존 버로우의 말마따나 내 삶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겠고, 땅을 살 만한 돈을 가지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분명한 목표와 목적을 가져야 하겠지만.      헬렌 스코트는 인용 즐기는 편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쓰기위해 그동안 카드에 옮겨둔 인용자료들을 한장 한장 뒤적이는 그녀의 주름진 손등이 보이는 듯하다. 근 한 세기에 가까운 인생경험으로 걸러넨 그 인용들은 내 영혼에 깊숙이 와닿았다.      참, 전형적인 페이퍼백으로 제본된 이 책의 정가는 단돈 6,800원인데, 디자인 또한 깔끔하고, 내용과 어울리는 분위기도 갖췄다! 이런 책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요즘 책에는 거품이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니까.

 
 

   ■ 함께 사는 사람들

  - 『조화로운 삶』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이익을 늘리는 목적 하나만을 갖고 일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로야 어떻든 이를 수긍하기는 쉬울 것이다. 어떤 이는 어떤 곳에서 일하고, 다른 사람은 또 다른 곳에서 일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일하는 곳에서 열심히 지식을 쌓고 기술을 터득한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다른 이에게 쓸모있는 존재가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서로 돕고 조화를 이루어 살 때,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

                                                           -도널드슨(James Donaldson),『행복한 지름길 The Undoubted Art of Thriving』 ,1700년

 
 
  "서로 무관심한 이웃들이여, 우리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감탄 할 만큼 뛰어난능력을 베풀 수는 없어도, 우리는 서로에게 쓸모가 있다."
              - 소로(Henry Thoreau), 『콩코드와 매리맥 강에서 보낸 일 주일 A Week on the Concord and Merrimack River』, 1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