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빛
헤르만 헤세
고향, 청춘, 인생의 아침 시간
백 번 잊어버리고 잃어버리고
너로부터 나에게로 늦은 소식 하나 온다
바람에 불려서, 그렇게 모든 심연에서 솟는다
폐허가 되어 영혼 속에 잠들어 있는 심연에서
감미로운 빛 네가, 샘이 새롭게 태어나서!
언젠가와 오늘 사이에서
우리가 자주 자랑스럽고 부유하게 여겼던
삶 전체가 이제는 헤아려지질 않는다, 나는 몰두하여 다시 귀 기울인다
이렇게 젊은, 이렇게 영원히 늙은
동화의 샘이 만드는
잊힌 옛 동요들의 선율에,
모든 먼지 너머에서 또 모든 혼란 너머에서
너는 빛을 내는구나, 미망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노력의 모든 수고 너머에서
소리 높은 샘이여, 맑은 새벽빛이여.
『헤르만 헤세 대표시선』, (민음사, 2007)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제주도 새벽 일출의 장관
멜버른
오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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