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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파우스트1,2/ 괴테

금동원(琴東媛) 2018. 7. 12. 08:46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작가 소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1749년 8월, 황실 고문관인 아버지와 프랑크푸르트 시장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765년에 법률학을 배우기 위해 라이프치히 대학에 입학했다. 이때 처음으로 자유롭게 레싱, 빙켈만 등을 읽었다. 그러나 1768년 폐결핵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향했다. 1770년 슈트라스부르 대학에 입학하여 다시 법률 공부를 하는 동시에 의학 강의도 들었다. 이때 헤르더와 교제하면서 호메로스, 성서, 오시안, 민요, 셰익스피어 등을 알게 되는데, 이로써 '슈투름 운트 드랑', 즉 질풍노도 문학 운동이 준비되기 시작했다. 법률 학위를 받은 괴테는 고향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와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는 한편, 문학에도 열성을 다하여 『괴츠 폰 베를리힝엔』의 초고를 완성했다. 이 희곡은 출간되자 대중과 지식인들의 열광적인 갈채를 받았고, 괴테는 독일의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1772년 괴테는 베츨라의 고등 법원에서 견습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괴테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로 그를 독일의 작가에서 세계적 작가로 우뚝 서게 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의 무대가 된 곳이기 때문이다. 베츨라에서 괴테는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를 연모했는데, 이 체험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거의 사실 그대로 담겨 있다. 부프에게 사랑을 거절당한 괴테는 도망치듯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 후 3년간 괴테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문학적 결실을 거두었다. 바로 기존의 무미건조한 형식미에서 탈피하여 인간 본연의 감정에 충실할 것과 인습적에 것에 대한 저항을 모토로 한 슈투름 운트 드랑의 시기였던 것이다. 그 절정을 이룬 것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다. 

 

  1775년 카를 아우구스트의 초청으로 바이마르를 방문하여 그곳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이로써 괴테는 슈투름 운트 드랑의 시기를 마감하고 추밀참사관에 임명되어 행정적인 활동을 했다. 다망한 정무 생활 틈에서도 지리학, 식물학, 광물학 등 자연에 대한 연구에도 몰두했다. 그러나 창작 면에서는 침체기였다고 할 수 있는데, 1786년(37세) 이탈리아 여행길에 오름으로써 다시 예술의 세계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2년간의 이탈리아 여행은 괴테에게 예술가로서의 자신을 재발견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1788년 바이마르로 돌아온 괴테는 정무에서 떠나 고독 속으로 숨었다. 이때 나중에 정식 부인이 된, 평민 출신의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고, 실러와도 처음으로 만났다. 1794년부터 실러와 깊은 친교를 나누기 시작한 괴테는 실러가 발행하던 문학 잡지인 『호렌』에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1805년부터 1815년에 걸친 나폴레옹 전쟁 동안 나폴레옹을 세 번이나 만난 한편, 독일 문학 최초의 사회 소설로 평가받는 『친화력』를 완성했고, 자서전의 백미로 꼽히는 『시와 진실』 1∼3부도 완성했으며, 『서동시집』 집필에도 착수했다. 1821년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를 완성했으며, 죽기 1년 전 대작 『파우스트』를 완성했으며 1832년 바이마르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책 속으로


  파우스트 아아! 나는 이제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유감스럽게 신학까지도, 온갖 노력을 기울여 속속들이 연구하였도다. 그러나 지금 여기 서 있는 난 가련한 바보에 지나지 않으며, 옛날보다 더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도다! --- p.34

  파우스트 그럼 어떻게 시작을 하지?
  메피스토펠레스 우선 당장 떠나야지요. 이 무슨 고문실과도 같은 곳이란 말입니까? 자신은 물론 젊은 학생들까지 지루하게 하는 것이 어찌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소이까?
--- pp.115-116



  날 오해하지 말아요. 사랑하는 사람이여!
  누가 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겠소?
  누가 고백할 수 있겠소,
  나는 신을 믿는다고?
  마음속으로 느낀다고 해서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소,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고요?
  만물을 포괄하는 자,
  만물을 보존하는 자,
  그는 당신을, 나를, 그리고 자기자신을
  포괄하고 보존하고 있지 않소?
  대지는 이 아래 굳건히 놓여 있지 않소?
  영원한 별들은 다정한 눈인사를 나누며
  이렇게 떠오르지 않소?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모든 것이 당신의 머리와 가슴으로 밀려들어와
  영원한 비밀을 간직한 채
  보일 듯 말 듯
  당신 곁에서 떠돌고 있질 않소?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으로 당신의 가슴을 채우구려.
--- pp.186-187



  프로테우스 ; 정신적 존재로서 습기찬 물의 시게로 가자.
  거기에서 당장 종횡무진 살아가며,
  마음먹은 대로 활동할 수 있으리라.
  다만 보다 높은 서열에 오르려 하지 말라.
  자네가 일단 인간이 되고 나면,
  그것으로 자네는 끝장이니까 말이야.
--- p.196


 

  그렇다! 이 뜻을 위해 나는 모든 걸 바치겠다.
  지혜의 마지막 결론은 이렇다.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에 둘러싸이더라도 여기에선
  남녀노소가 모두 값진 나날을 보내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군중을 지켜보며,
  자유로운 땅에서 자유로운 백성과 살고 싶다.
  그러면 순간을 향해 이렇게 말해도 좋으리라.

  내가 세상에 남겨놓은 흔적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이같이 드높은 행복을 예감하면서
  지금 최고의 순간을 맛보고 있노라.
--- pp.362-363



  출판사 리뷰


  괴테는 생전에 작가로서는 물론이고 바이마르 공국의 재상으로, 식물학, 광물학 등을 연구하는 학자로도 이름을 알렸는데, 『파우스트』에는 괴테가 여러 분야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즉 문학과 철학, 도덕과 종교, 법률과 국가, 직업과 수공업, 경제와 무역, 정치와 전쟁, 자연과 문명 등 인간 문명의 거의 모든 분야가 작품 안에서 다뤄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희로애락과 사랑, 증오, 욕망, 이기심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과, 낙관주의와 염세주의, 개인주의와 사회주의, 범신론과 범악마론, 물질주의와 이상주의 등 인류가 만들어온 갖가지 사상을 작품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괴테는 당대의 문명뿐만 아니라, 마치 미래를 예측하기라도 하듯 그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기술 문명을 묘사해 보인다. 파우스트는 수천 년 전 재정난에 허덕이는 황제의 궁정에서 지하에 묻힌 금은보화를 담보로 지폐를 만들어내고, 끝없는 바다를 밀어내고 늪지대를 말려 토지를 개간하는 간척사업을 실행한다. 그리고 위대한 학자가 된 파우스트의 조수 바그너는 오늘의 시험관아기라 할 수 있는 인조인간 호문쿨루스를 만들어낸다.


  다섯 개의 비극, 그리고 인간 파우스트의 운명

  괴테의 『파우스트』는 ‘비극 제1부’(1권)와 ‘5막으로 구성된 비극 제2부’(2권)로 구성되고, 그 안에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선과 악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인간 파우스트의 갖가지 인생행로가 펼쳐진다. 작품의 중심에는 항상 파우스트가 서 있지만, 전개되는 사건과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표출되는 사상에 따라 다섯 개의 비극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비극 제1부는 노학자 파우스트가 세상과 고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우주의 본질과 창조의 원리를 규명하고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학문을 섭렵하지만, 궁극적 진리를 파악하는 데 실패하고 절망에 빠져 홀로 독배를 마시려던 파우스트 박사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영혼을 걸고 악마와 계약을 맺는다. 파우스트는 마술을 이용해 세상의 온갖 현실을 체험하며 향락의 극치를 추구하풰 되는데, 이것이 바로 ‘학자의 비극’이다.


  마녀가 준 영약을 마시고 20대 청년으로 회춘한 파우스트는 거리에 나오자마자 순결한 처녀 그레첸에게 반하여 그날 밤으로 그녀를 품에 안으려 했으나 그의 열정은 진실한 사랑으로 발전하고, 그레첸도 사랑의 노예가 된다. 그러나 메피스토펠레스의 농락으로 그녀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오빠를 파우스트의 칼에 찔려 죽게 하며, 영아를 살해하는 죄를 범한다. 그레첸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광증을 일으키고, 결국은 감옥에 갇힌다. 파우스트가 그녀를 구출하려고 하지만, 그녀는 정신착란으로 그를 알아보지도 못한 채,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을 감수하고 자신을 죽음에 맡겨 신의 심판을 받고자 한다. 그때 천상에서 그녀가 구원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여주인공의 운명을 그린 이 장면을 ‘그레첸 비극’이라고 한다.


  5막으로 구성된 비극 제2부에서는 종교, 철학, 과학, 예술, 국가, 정치 등 보다 심오하고 포괄적인 가치로 그 주제 범위가 넓어진다. 그레첸 비극으로 심신에 타격을 입고 쓰러졌다가 자연의 위대한 소생력으로 다시 깨어난 파우스트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어느 봉건제국 황제의 궁정으로 간다. 그곳에서 궁정의 재정난을 구하고 정치생활에 관여하며 막강한 권력과 무진장한 재산을 소유하고 온갖 체험을 하지만, 이 새롭고 거대한 인생에도 파우스트는 영혼의 만족을 얻지 못하고 실망을 느낀다. 돈과 권력을 한 손에 쥔 파우스트의 불만족과 신하들에게 모든 권력을 빼앗긴 실권 없는 황제의 운명이 서술된 제1막이 바로 ‘황제의 비극’이다.


  파우스트는 동서고금의 최고 미남 미녀인 파리스와 헬레나를 불러내라는 황제의 명을 받고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움을 받아 지하세계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아름다운 헬레나의 환영에 매혹되어 헬레나를 찾아 전설 속의 그리스를 헤매 다닌다. 우여곡절 끝에 헬레나를 찾아 결혼을 하고 아들 에우포리온을 얻게 되는데, 아들이 전쟁에서 죽게 되자 어머니 헬레나도 다시 저승으로 돌아간다. 파우스트와 헬레나의 비극적 운명을 다룬 이 장면을 ‘헬레나 비극’이라고 한다.


  파우스트는 아름다움과 과거의 이상세계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와, 고대의 세계에서 얻지 못한 만족을 인류사회의 공익을 위한 헌신적 노력을 통해 얻으려 한다. 광대한 해안지대를 간척지로 개간하여 만인을 위한 옥토를 만들려는 큰 계획을 세운다. 전쟁에서 공을 세워 바다를 하사받고는, 마귀의 힘을 빌려 바다를 밀어내고 둑을 쌓고 운하를 만들어 수백만 인간에게 비옥한 토지를 제공해준다. 지배자 파우스트는 시력을 잃은 상황에서도 자신이 만든 땅에서 수많은 백성들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감에 젖어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하고 외친다. 악마와 계약한 이 조건의 말을 함과 동시에 파우스트는 쓰러지고, 이 세계와 영원히 작별한다. 예감으로나마 행복을 느끼며 숨을 거둔 파우스트의 운명을 서술한 부분을 ‘지배자의 비극’이라고 한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 조건과는 달리, 천사들은 “언제나 열망하며 노력하는 자, 그자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노라”라고 하며 파우스트의 영혼을 하늘나라로 이끌어간다. 최후의 순간까지 ‘언제나 열망하며 노력하는 자’였던 인간 파우스트는 마침내 구원을 받은 것이다.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의 방황과 구원


  16세기 독일의 파우스트 전설을 토대로 한 괴테의 비극 『파우스트』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헌사’, ‘무대에서의 전희’, ‘천상의 서곡’이라는 3개의 시적인 문을 지나가야 한다. 이 가운데 희곡의 줄거리와 떨어질 수 없게 연결되어 있는 것은 ‘천상의 서곡’뿐인데, 앞의 두 가지도 이 작품의 성립과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한 작가의 감회와 바람을 나타낸 것으로, 『파우스트』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

 

  작품 전체는 2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부는 천장은 높지만 좁고 답답한 고딕풍의 서재와 성문 앞, 아우어바흐의 지하 술집, 마녀의 주방, 길가, 마르테의 집과 정원, 그레트헨의 방, 우물가, 브로켄 산 위의 발푸르기스의 밤, 사원, 들판, 감옥이라는 작은 세계가 무대가 된다.

 

  제2부는 제1부와 전혀 대조적인 서막 ‘아름다운 지방’으로 시작되며, 이 가운데 제1막은 황제의 성, 제2막은 고대 그리스에 펼쳐진 파르살루스의 들, 제3막은 중세 게르만풍의 성채, 제4막은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고산 지대, 제5막은 널따란 개척지라는 큰 세계를 무대로 전개된다.

 

  이처럼 뚜렷하게 서로 다른 두 가지 세계에 등장하는 주인공 파우스트는 제1부에서는 개성적으로, 제2부에서는 유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어느 쪽이든 그는 어린 시절의 열렬한 신앙을 잃은 뒤 스스로의 이성으로 ‘세계를 구석구석까지 다스리고 있는 존재’를 알려고 하는 연금술사적인 늙은 학자이다. 그는 또한 인식과 행위의 불일치에 고민하는 근대인의 전형으로서 순수한 인식을 얻지 못하는 것에 절망해 일단은 죽음을 결심한다. 그러나 부활절 종소리로 되살아난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에 그는 자살하려던 생각을 버린다. 그리고 그는 억제할 수 없는 삶의 충동에 사로잡혀 악마 메피스토와 계약을 맺고 학자로서 얻을 수 없었던 인식을 체험적 행위로 얻으려 한다.

 

  그러나 파우스트는 그것 때문에 필연적으로 죄를 짓는 자가 된다. 왜냐하면 그는 제1부의 ‘마녀의 부엌’에서 젊어진 다음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그레트헨을 유혹해 그녀로 하여금 어머니를 독살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갓난아기를 죽이는 죄까지 범하게 하고, 파우스트 자신은 그녀의 오빠 발렌틴을 결투에서 찔러 죽이기 때문이다.

 

  제2부에서도 파우스트는 교황을 속여 손에 넣은 해안가 습지대를 간척하기 위해 온갖 부정한 수단을 쓰고, 마지막에 늙은 부부 필레몬과 바우키스의 보기 싫은 판잣집을 불태워서 두 사람을 타 죽게 만든다.

 

  지상에서 이러한 삶을 산 파우스트도 결국 제2부 종막의 ‘산 위’ 장면에서는 그를 위해 변명해 주는 그레트헨의 영혼과 천사들에게 인도되어 신비로운 모습으로 성모 마리아 곁으로 승천한다. 그것은 차원적으로 ‘천상의 서곡’에 나오는 구세주의 영역과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파우스트의 구원은 그리스도교의 구원 관념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그의 구원은 괴테의 세계관이나 자연철학과 관련지어서 생각해야만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파우스트 - 인식과 행위의 불일치에 고민하는 근대인의 전형


  파우스트의 성격과 삶은 일반적으로 ‘파우스트적’이라는 형용사로 요약되어 ‘파우스트적 노력’, ‘파우스트적 충동’, ‘파우스트적 인간’, ‘파우스트적 신앙’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된다. 그리고 격렬한 인식의 욕구와 행위의 욕구를 가진 파우스트는 유럽적 인간의 원형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물론 『파우스트』라는 작품 속에는 주인공의 이와 같은 충동적 삶을 표현하는 말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제2부 제5막 ‘한밤중’ 장면에서 ‘걱정’에 사로잡힌 늙은 파우스트는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나는 그저 정신없이 이 세상을 달려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1부 ‘숲과 동굴’의 장면에서 그는 “나는 도망자가 아닌가? 노숙자가 아닌가? 목적도 안식도 모르는 짐승이어서 바위에서 바위로 떨어져 내리는 폭포처럼 욕망에 사로잡혀 미친 듯이 날뛰면서 나락의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고 반성한다.

『파우스트』라는 작품을 엄밀하게 분석한다면 괴테가 ‘파우스트적’인 삶을 긍정하거나 인정한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작품 속의 명문장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게 되어 있다.”
  “좋은 사람은 설사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히는 일이 있어도 올바른 길을 잊지 않는다.” - 『파우스트』 천상의 서곡’

  뛰어난 자연적 소질을 가진 인간은 내적인 충동에 따라 살아가는 한 설사 암중모색하는 일이 있어도 언젠가 반드시 진정한 자기를 실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영원한 여성이 우리를 이끌고 올라간다.” - 『파우스트』 전체를 맺는 말

  괴테에게 신은 사랑이고, 사랑은 또한 신이다. 이 신적인 사랑을 수많은 여성들을 통해 깊이 체험한 시인의 마지막 말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초고 파우스트』의 집필은 괴테가 바이마르로 이주한 1775년 전후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초고를 읽은 사람은 젊은 괴테의 친한 친구들로 한정되어 있었다. 그 사이에 ‘갓난아이 살해’라는 소재를 동료 시인인 H. L. 바그너가 도용해 희곡화한 일이 있었고, 스승인 헤르더에게 파우스트 전설을 다룬 작품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감춘 일도 있었다.

 

   1786년 9월에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 괴테는 로마에서 다른 미완성 작품들과 함께 『파우스트』를 완성하려고 노력했으나 고전을 겪고 귀국한 뒤인 1790년 1월에 그것을 『단편 파우스트』로 인쇄해 버렸다. 그 뒤 이 단편의 완성을 재촉한 사람은 괴테가 1794년부터 1805년까지 친구로 지냈던 시인 실러였다. 이렇게 하여 현재의 형태를 지닌 『파우스트』 제1부가 실러의 사후인 1808년에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참고로 그해 10월에 괴테는 에르푸르트와 바이마르에서 나폴레옹을 세 번이나 만났다.


  『파우스트』 제2부는 1800년 무렵에 이미 구상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집필에 들어간 시기는 1825년부터 1831년에 걸친 기간이었다. 1826년에 처음으로 제3막이 완성되었을 때 괴테는 기쁨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것에 ‘고전적 · 낭만적 몽환경’이라는 제목을 붙여 이듬해 당장 마지막 전집의 제4권에 발표했다. 그러나 제2부 전체가 완성되었을 때 그는 초고를 엄중하게 봉인한 뒤 더 이상 그것에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다. 『파우스트』 제2부가 발표된 것은 그가 죽은 뒤인 1832년 가을이었다. 

    



  질풍노도운동의 대표적인 작가 바그너(Heinrich Leopold Wagner, 1747~1779)는 슈트라스부르크대학교 시절에 괴테와 알게 되었다. 1 776년 익명으로 『아이 살해자』를 발표했으며, 이 작품은 같은 해 프레스부르크에서 상연되었다.

  •   독일의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헤르더(Johann Gottfried von Herder, 1744~1803)는 『최근의 독일 문학 : 단편들』(1767)에서 그 무렵의 독일 문학에 대해 고전 문학의 모방을 넘어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하고 천재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괴테에게 큰 영향을 주어 질풍노도운동의 계기를 마련했다.

  •   1808년 10월에 에르푸르트에서 괴테를 만난 황제 나폴레옹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몇 번이나 읽었는데 결말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자, 괴테는 “폐하께서 소설에 결말이 있는 것을 좋아하실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   ○  출처:  절대지식 세계문학 저자가메야마 이쿠오 |                

    <일리아스>에서 <반지의 제왕>까지, 무수히 많은 문학 작품 중에서 고전의 이름으로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작품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