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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과학과 문학/ 김인환

금동원(琴東媛) 2018. 7. 28. 09:03

 

 

과학과 문학』- 한국 대학 복구론

 김인환/ 수류산반중심

 

 

  『과학과 문학』은 문학 평론을 뛰어넘어 문화와 학문의 여러 영역을 꿰뚫는 통찰과 깊은 사고의 힘을 보여 온 김인환 선생의 새 에세이 모음집이다. “문학도의 자기 반성”이라고 했지만,“객관성과 엄밀성은 놓친 자의적이고 현학적인 문학 비평”이 “지적 사기”라는 냉정한 비판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총 8편의 에세이와 1편의 영문 에세이는 과학(수학)과 문학(예술)을 오가며 우리 학문 연구와 근대 경험에 대한 반성, 영화와 인터넷 게임, 건축과 시, 정신분석학과 민주주의 등 세계의 폭넓은 문제를 건드린다. 부제를 “한국 대학 복구론”으로 한 것은 특히 이 책의 여러 장이 학문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학습이 질문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우리 대학 교육에 대한 깊은 반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바를 진단했기 때문이다. 평생에 걸친 다독과 깊은 성찰, 하늘과 삶에 대한 큰 사랑이 얽힌 김인환의 글은 단 한 문장도 틈을 주지 않고 읽는 이의 머리와 마음을 흔든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오래 강의하고 집필해 온 주제이지만, 이 책은 문학 평론집이 아니다. 넓게 조망했을 때 우리가 인간의 역사와 우주를 어떻게 인식하고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며, 질문을 우리 내면으로 돌렸을 때 그것은 곧바로 개개인이 어떻게 풍요롭고 바르게 살아갈 것인가, 그를 위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를 예리하게 겨눈다. 수류산방의 아주까리 수첩으로 내어 놓는 두 번째 책, 김인환의 『과학과 문학』은 실학(實學)으로서의 동학(東學) 전통에 대한 현재적 응답이며, 우리 시대가 남길 만한 사상집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 소개

   1946년 6월 26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양방송 PD부에 입사했으나 정한숙(鄭漢淑, 1922~1997) 선생의 권유로 같은 대학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2년 『현대문학』에 「박두진론」을 발표하며 문학 평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르쿠제의 『에로스와문명』(1972)을 처음 우리말로 옮긴 후 프로이트와 라캉을 연구하여 1985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37호)에 라캉을 한국 최초로 소개한 논문 「언어와욕망」을 발 표했다.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를 거쳐 1979년부터 2011년까지 32 년 동안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지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 교수다. 고전 문학과 현대 문학, 정신 분석학과 경제학, 역사와 철학, 수학과 한학 등 여러 분야의 학문을 가로지르는 독자적인 사유를 현실 비평에 폭넓게 펼쳐 왔다.

  쓴 책으로 『문학과 문학 사상』(열화당, 1978), 『문학 교육론』(평민서당, 1979 ;한국학술정보, 2006), 『상상력과 원근법』(문학과지성사, 1993), 『동학의 이해』(고려대출판부, 1994), 『언어학과 문학』(고려대출판부, 1999), 『기억의 계단』(민음사, 2001), 『다른 미래를 위하여』(문학과지성사, 2003), 『한국고대시가론』(고려대 출판부, 2007), 『의미의 위기』(문학동네, 2007), 『현대시란 무엇인가』(현대문학, 2011), 『The Grammar of Fiction』(Nanam, 2011),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수류산방, 2013.공저), 『인간 문명과 자연 세계』(민음사, 2014.공저), 『고려 한시 삼백 수』(문학과지성사, 2014)등이있으며, 옮긴 책으로 『에로스와문명』(왕문사, 1972), 『주역』(나남, 1997)등이 있다. 김환태평론문학상(2001), 팔봉비평상(2003), 대산문학상(2008), 김준오시학상(2012) 등을 받았다.

    

○목차

 

1. 과학 공부와 문학 공부 019
2. 사고와 문장 043
3. 교양 교육으로서의 글쓰기 프로그램 075
4. 시간과 역사 101
5. 과학과 예술 121
6. 전자 문학의 위상 151
7. 영화의 형식과 윤리 169
8. 전형과 욕망 187
9. Models and Desire 259

 

○책 속으로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문학적 사고에 대한 반성, 객관성과 엄밀성을 놓치면 문학 비평은 지적 사기가 된다

  “1980년 5월 18일 새벽에 군인들이 고려대학교 기숙사를 세 겹으로 에워쌌다. 학생들이 회의실에 모여 시위할 계획을 의논하며 흩어지려 하지 않았다. 그만 자라고 나는 전원을 껐다. 불이 꺼지고 얼마 안 되어 군인들이 들어왔다. 군인들에게 문을 열어 주면서 518명의 학생을 살릴 수 있다면 나는 죽어도 좋다고 다짐하였다. 불이 켜져 있던 다른 대학 기숙사들과 달리 고려대 기숙사는 큰 피해 없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혼자서 군인들과 상대하며 지새운 그 막막한 밤을 겪은 이후로 나는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나의 문학적 사고에 대하여 반성하게 되었고 자의적이고 현학적인 문학 비평들에 실망할 때마다 통계학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객관성과 엄밀성을 놓치면 문학 비평은 지적 사기가 된다. 이 책은 문학도가 통계학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한 내용을 정리한 자기 반성의 기록이다.” --- p.13


  실재는 무한하고 개념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한다면, 문학과 과학이 서로 대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문학은 말을 표현 수단으로 사용하고 과학은 수학을 표현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문학과 과학의 사이에는 쉽게 넘어설 수 없는 경계가 있다. 우리가 쓰는 일상 언어는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데 비해서 수학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고 또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언어와 수학은 실재를 기술하는 연모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실재는 아페이론(apeiron,한정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은 실재의 무한한 계기들을 인식할 수 없다. 언어와 수학은 무한한 실재를 한정하고 구분하는 수단이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유클리드 기하학과 마찬가지로 아페이론을 잘라 내고 끊어 내고 한정하는 수단이다. 실재는 무한하고 개념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시작한다면 문학과 과학이 서로 대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공동의 기반을 확인하고 상보적인 위상을 적절하게 설정한다면 차이가 오히려 복합적인 실재의 비밀을 탐구하는 공동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p.7


  한국 교육 일반의 병폐는 문제 풀이 중심으로 수행되는 데 있다
  바탕 관념을 이해하고 제 손으로 실험하고 제 머리로 생각하면 누구나 과학자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창조적 연구는 오래된 질문에 새롭게 대답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질문 자체를 새롭게 제기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자연을 이해하려면 먼저 자연 이해의 바탕 관념에 대하여 투철하게 숙고해 보아야 한다. 한국 교육 일반의 병폐는 바탕 관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문제 풀이 중심으로 수행되는 데 있다. 먼저 바탕 관념을 이해한 후에 제 손으로 실험하고 제 머리로 생각하면 누구나 과학자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가르치는 것은 최소한의 바탕 관념으로 한정하고 모든 작업을 학습자 자신이 스스로 하게 하는 과학과 예술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이다. 많이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르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과학은 앎을 바탕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딛고 넘어서서 참을 추구하는 작업이다. 참을 추구하려면 문학을 통하여 앎이 삶에 궁극적으로 어떻게 연관되는가에 대하여 고심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문학은 상식과 통념을 넘어 삶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작업이다. 삶을 새롭게 바라보려면 과학을 통하여 실험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수학적 원리에 환원되는가에 대하여 고심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과학자는 과학의 기본 전제에 대하여 반성하고 작가는 문학의 기본 전제에 대하여 반성할 수 있는 겸손한 자세로 과학이 최고라든가 문학이 최고라든가 하는 독단에서 한 발 물러서서 자연과 인간의 통합적 이해를 향하여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 p.12~13

 

  ○출판사 리뷰

 

  문학 비평가이자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명예 교수인 김인환이 평생에 걸쳐 숙고한 자기 반성의 기록, 『과학과 문학』,생각하는 것이 두렵거나, 머릿속 관념을 객관화하는 것이 어렵거나, 혹은 아무 데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 전한다. “창조적 연구는 오래된 질문에 새롭게 대답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질문 자체를 새롭게 제기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문제 의식을 가지라. 사고 활동 자체가 훌륭한 공부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과학과 문학』은 문학 평론을 뛰어넘어 문화와 학문의 여러 영역을 꿰뚫는 통찰과 깊은 사고의 힘을 보여 온 김인환 선생의 새 에세이 모음집이다. “문학도의 자기 반성”이라고 했지만,“객관성과 엄밀성은 놓친 자의적이고 현학적인 문학 비평”이 “지적 사기”라는 냉정한 비판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총 8편의 에세이와 1편의 영문 에세이는 과학(수학)과 문학(예술)을 오가며 우리 학문 연구와 근대 경험에 대한 반성, 영화와 인터넷 게임, 건축과 시, 정신분석학과 민주주의 등 세계의 폭넓은 문제를 건드린다. 부제를 “한국 대학 복구론”으로 한 것은 특히 이 책의 여러 장이 학문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학습이 질문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우리 대학 교육에 대한 깊은 반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바를 진단했기 때문이다. 평생에 걸친 다독과 깊은 성찰, 하늘과 삶에 대한 큰 사랑이 얽힌 김인환의 글은 단 한 문장도 틈을 주지 않고 읽는 이의 머리와 마음을 흔든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오래 강의하고 집필해 온 주제이지만, 이 책은 문학 평론집이 아니다. 넓게 조망했을 때 우리가 인간의 역사와 우주를 어떻게 인식하고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며, 질문을 우리 내면으로 돌렸을 때 그것은 곧바로 개개인이 어떻게 풍요롭고 바르게 살아갈 것인가, 그를 위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를 예리하게 겨눈다. 수류산방의 아주까리 수첩으로 내어 놓는 두 번째 책, 김인환의 『과학과 문학』은 실학(實學)으로서의 동학(東學) 전통에 대한 현재적 응답이며, 우리 시대가 남길 만한 사상집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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