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서병후 역/ 책세상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읽는 이의 영혼을 울릴 것', 이것이야 말로 고전이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이 아닐까.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의 《자유론On Libety》은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쯤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은 그가 살았던 영국을 비롯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독자들을 겨냥해 쓴 것이다. 그런데 밀의 《자유론》을 곰곰이 읽다보면 자꾸 우리 사회의 이런저런 모습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마치 밀이 2000년대 초엽의 한국 사회와 한국인, 특히 한국의 지식인들을 향해 이 책을 준비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밀의 《자유론》은 이시대를 사는 우리를 향한 경구(警句)로 가득하다.
○작가 소개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철학자 밀은 정규학교에서가 아니라 경제학자인 아버지 제임스 밀(James Mill)에게 세 살 때부터 라틴어를 배우기 시작해, 열네 살까지 그리스어, 문학, 논리학, 역사, 수학, 경제학의 중요한 고전들을 엄격하고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독특한 천재 교육을 받았다. 이 교육 방식은 아침 식사 전에 항상 함께 산책을 하면서 밀이 전날 읽은 책의 내용을 암기하도록 하고, 그 주제의 핵심을 주입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밀이 스스로 생각해 어느 정도 이해한 다음에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그 후 1년간 프랑스에서 생시몽의 사회주의와 콩트의 실증주의를 접하는 등 견문을 쌓았다. 17세에 아버지의 조수로 동인도회사에서 근무했고, 20세 무렵 인간이 행복하려면 엄격한 이성주의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적절히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섬세한 감성이 필요하다고 느껴 음악, 시, 미술 등에 깊은 관심을 쏟았다. 또한 아버지의 친구인 벤담의 공리주의(功利主義)에 공감해 『판례의 합리적 근거』의 저술에 참여하고 토론회를 결성해 왕성하게 보급했으며, 동인도회사가 해산될 때까지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틈틈이 저술들을 발표했다.
저서로는 자연과학의 방법을 사회과학에 적용하고 경험적 사례들에서 일반적 법칙을 발견해 내는 귀납논리를 정립한 『논리학 체계』(1843), 생산법칙과 분배법칙을 분리해 경제학을 사회과학으로 체계화하고 개인의 욕구와 다수의 행복을 대화와 타협으로 조정해 노동계급의 지위와 복리를 향상시킨 『정치경제학 원리』(1848), 개인의 자유와 사회 권력의 올바른 관계 속에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통해 민주사회의 기본 원리를 확립한 『자유론』(1859), 공리주의에 질적 요소를 보완해 원숙한 윤리학으로 제시한 『공리주의』(1863), 민주정부의 이상을 밝히고 대중정치의 문제점을 분석한 『대의제정부 고찰』(1863), 남녀평등 보통선거와 비례대표제 등을 실시할 것을 주장한 『여성의 종속』(1869)이 있다. 『자서전』(1873), 『종교에 관한 에세이』(1874), 『사회주의론』(1879)은 사후에 출간되었다.
밀(1806~1873)은 벤담 등과 함께 철학적 급진파로 분류되었던 제임스 밀의 큰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서 연상심리학과 공리주의에 대한 특별한 교육을 받았다. 청소년기에 밀은 벤담주의의 연구와 보급에 노력했으나, 20세 때 이른바 ‘정신의 위기’를 겪으며 벤담주의에 의한 세계 개혁이라는 목적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밀은 이러한 위기를 감정의 재발견을 통해 극복하면서 벤담주의와는 다른 색채와 내용을 띠는 공리주의각주1) 를 발전시켰다. 그 뒤 독일 낭만주의와 프랑스 사회주의, 실증주의 등 여러 사상을 섭렵하며 자신의 사상을 구축했다.
『자유론』(1859)은 1854년에 쓴 짧은 에세이를 이듬해 아내 해리엇과 함께 개작하여 몇 번이고 퇴고를 거듭한 것이다. 1858년 겨울에 아내가 갑작스럽게 죽게 되자, 밀은 더 이상의 가필과 수정을 가하지 않은 채 이듬해 출판했다. 밀은 『자서전』에서 이 책에 대해 “하나의 진리를 설명한 철학 교과서 같은 것”이라고 스스로 평하며, “내가 쓴 다른 어떤 저술보다 생명력이 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책은 ‘개인적 자유를 변호한 고전’으로서 ‘개방적이며 관용적인 사회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서술한, 가장 명확하고 대담하며 아울러 설득력이 풍부한 감동적 서술’이다.
‘조용하며 냉정한 외모’와 ‘거대한 증기 기관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추리하는 두뇌’를 지닌 밀은 동시대의 상황을 예리하게 파악하며 사회주의 운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당시 진행되고 있던 대중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서 민주주의의 정착에도 관심을 쏟으면서 단순 명쾌하고 강력하게 ‘관용의 원리’를 주장했다. 밀은 이 원리를 사회의 다양한 영역의 모든 문제에 적용하고자 했기 때문에 “신부 수업을 하는 여선생 같다”라는 악평을 듣기도 했지만, 그는 당시 영국에 존재하는 ‘한 세대 그리고 한 국민의 스승’이었다.
○목차
제1장-서론
“인간이 가장 풍요롭게 그리고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는 것이야말로 절대적으로 그리고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라고 한 훔볼트의 말로 시작되고 있는 이 책은 전체 5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밀이 논의하고자 한 자유란, ‘자유의 의지’가 아닌 ‘시민적이며 사회적인 자유’로, 이 책의 주제를 ‘사회가 개인에 대해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본질과 한계’에 관한 것으로 삼았다. 그리고 개인에 대한 사회의 간섭을 정당화하는 유일한 원리로 ‘자기 방어의 원리’를 제시하면서 “권력이 문명 사회의 한 구성원에게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정당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유일한 목적은 타인에게 가해지는 해악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밀은 이 원리의 근거가 되는 ‘인간 자유의 고유한 영역’으로 의식이라는 내면적 영역(양심의 자유, 사상 및 감정의 자유, 의견과 감정의 자유, 의견 발표와 출판의 자유)과 기호를 즐기는 자유 및 목적을 추구하는 자유, 결사의 자유 등 세 가지 구성 요소를 제시하며, 진정한 자유란 “우리가 타인의 행복을 빼앗으려 하지 않는 한, 또한 행복을 손에 넣으려는 타인의 노력을 방해하려고 하지 않는 한, 자기 자신의 행복을 자신의 뜻대로 추구하는 자유”라고 했다
제 2장-사상과 언론의 자유
여기에서 밀은 언론 및 출판의 자유가 특별히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밀은 그에 대한 고찰을, 권력이 탄압하려는 의견이 진리일 경우와 탄압받는 의견이 틀렸을 경우, 일반적 사회 통념과 그에 반대하는 탄압받는 의견이 모두 진리일 경우 등의 세 가지 경우로 분류하면서 의견의 자유와 의견의 발표에 대한 자유를 주장하는 네 가지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권력이 탄압하려는 의견이 진리일 때, 우리가 이것을 강제로 침묵하게 하거나 청취를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절대적 무오류성을 가정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둘째, 침묵시킨 의견이 틀렸을 경우라도, 그것은 약간의 진리를 가질 수 있고 또 대체로 가지고 있다. 만일 그러한 의견에 대해 침묵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가 파악한 진리의 완전 무결성을 가정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셋째, 우리가 파악한 진리가 가령 완전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그 진리를 수용하는 방법은 합리적 근거를 통한 이해가 아니라 오히려 편견의 형태가 될 것이다.
넷째, 마찬가지의 경우로 그 진리에 담긴 개념의 명확성과 생명력이 상실되어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 역시 생동감이 뚜렷하게 약화될 것이다.
위와 같은 근거에 기초해 밀은 세 가지 경우에서 각각 소수 의견을 발표할 자유를 존중해야만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제 3장
-행복의 한 요소로서의 개성에 대하여
밀은 제2장에서 서술한 것처럼 개인의 의지에 관한 여러 명제는 개인의 행위 양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사상 및 언론의 자유에 관해서도 당연히 각 개인의 의견을 개인 스스로의 방식으로 실행할 자유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이 문제가 되는 경우, ‘그가 무엇을 이룰 수 있는가’라는 점뿐 아니라 ‘그가 어떠한 종류의 인간인가’ 하는 점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밀은 각 개인의 개성이 다양하게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파악했다. 이 점에서 바로 밀은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행위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벤담의 공리주의와 서로 다른 길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느 한 국가가 정체되어 있다는 것은 그 국가의 국민들이 개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밀은 말하고 있다. 유럽이 동양적인 정체에 빠지지 않았던 것은, ‘유럽인들의 성격과 교양에 놀랄 만한 다양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밀은 당시 19세기의 유럽 사회를 인간의 평범화 그리고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을 둘러싼 세계가 더욱더 동질화되는 현상으로 관찰했다. 따라서 밀은 ‘차별성이 존재하는 것이 오히려 유익하다’고 생각하여, 일반인에게 승인되지 않는 것에 대해 ‘순종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사회에 대한 하나의 공헌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제4장-개인에 대한 사회적 권위의 한계
위와 같은 고찰을 근거로 밀은 이 장에서 이 책의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먼저 밀은 행위의 원칙으로 상호 이익을 해치지 않을 것과, 사회와 그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과 희생에 대해 각 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는 두 가지 사항을 내걸었다. 그리고 인간의 행위를 다른 사람의 이해와 관련된 행위 부분 A와 자기 자신에게만 한정되는 행위 부분 B로 구별하고, 사회는 먼저 두 가지의 행위 원칙에 근거해 개인에 대해 인간의 행위 가운데 A에 관한 것만 ‘(여론에 의한) 도덕적 그리고 법률적’으로 간섭할 수 있다고 서술했다. 따라서 인간의 행위 가운데 B에 관해 개인은 사회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질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곧, 행위 A는 도덕과 법률의 영역에 속하며, 행위 B는 자유의 영역인 것이다.
제5장-원리의 적용
밀은 제4장에서 내린 결론을 두 개의 공리(公理)로 정리하고 구체적인 문제점을 고찰하며 공리의 두 가지 의미와 그 경계를 명백히 하고자 했다. 제1의 공리는 “개인은 자신의 행위가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의 이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사회에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제2의 공리는 “개인은 다른 사람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려는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며, 만일 사회가 사회적 또는 법률적인 형벌 가운데 어느 하나를 사회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한, 개인은 그 처벌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밀은 이러한 두 가지 공리의 적용 문제에 대해 독약의 판매 규제와 주세의 과세, 교사 및 권유 행위, 계약 행위(노예 계약과 결혼 계약 등) 등과 같은 구체적인 케이스를 통해 검토하고 있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정부가 개인에 대해 행사하고자 하는 정당한 간섭의 한계’를 고찰했다. 밀은 ‘정부가 각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그들의 활동과 능력을 촉구하기보다는 오히려 정부가 그것을 자신의 활동으로 대체하려고 할 때’ 또는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지 않고 필요에 따른 비난도 하지 않은 채, 정부가 개인에게 억압적으로 일을 시키거나 그들을 제쳐 놓고 그들을 대신해 그들의 일을 할 때’에 해악이 생겨난다며 정부의 간섭은 당연히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이 이렇게 주장한 보다 큰 이유는, 정부의 간섭에 의해 정부의 권력이 불필요하게 커지는 것이며 또한 그를 통해 더 큰 해악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밀은 그 해악의 구체적 내용으로 관료제의 문제점을 꼽았다.
밀이 주장하는 자유의 의미
밀이 주장하는 자유 개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모든 개인에 관해 강제로 간섭하는 사회의 권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밀의 자유는 이른바 ‘소극적 자유’, 곧 ‘······로부터의 자유(liberty from)······’이다. 그리고 칼라일이 “돼지 같은 인간을 어쨌든 더 나은 방법으로 통제하거나 강제하는 것도 죄가 된다”고 분개한 것처럼 밀은 개인이 가진 자유의 영역을 최대한으로 그리고 철저히 옹호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제4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것같이 ‘자기 자신에게만 관련되는 결점’은 너그럽게 봐주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밀이 이러한 주장을 편 것은, 인간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물과 다르며, 따라서 스스로의 선택(예를 들어 그것이 악의 선택이라고 해도)을 통해서만 인간다울 수 있다고 깊이 확신했기 때문이다. 자유의 영역에 관해 각 개인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없을 경우에 인간은 결코 다양하게 그리고 풍요롭게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밀의 신념은 인간의 지식에 관한 경험주의적 견해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곧 선택의 자유란, 선택해야만 하는 많은 상대적 진리와 다양한 가치의 존재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제2장에서도 언급했듯이 밀은 진리의 완전성과 가치의 절대성을 믿지 않았으며, 나아가 자유로운 토론을 통한 비판이 허용되지 않으면 그것은 절대 무오류성을 가정하게 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간의 지식은 원래 완전한 것일 수 없으며 또한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전체적인 진리가 발견된 적이 없는 이상, 우리가 지닌 모든 지식은 시험적이며 잠정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밀의 주장은 18세기의 공리주의가 딛고 서 있는 견해와 완전히 대립되는 것이었다. 밀은 그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토론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것이다. 그는 인간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존재는 아니지만 자신의 잘못을 수정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가진 존재이며, 그러한 능력은 경험과 토론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밀의 새로운 인간관과 마주치게 된다. 수많은 상대적 진리와 다양하게 대립하는 가치의 존재를 인정하는 인식은 인간성에 관해서도 역시 타당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밀 자신은 이를 의도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밀의 인간관은 18세기의 계몽주의적 인간관, 곧 인간성은 항상 동일하며, 그 욕구와 감정 그리고 동기는 불변하는 것으로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밀에게 인간이란,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자기 자신의 성격을 만들어 나가는 자발적 존재이며, 인간의 생활이란 본래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로운 사태가 출현하는, 말하자면 끝도 없고 완성도 없는 미완성의 상태인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무한한 신선함과 신기함 그리고 변화무쌍한 상태에서만 비로소 인간에게 가치 있는 것들이 생겨난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관용의 원리’에 대한 최고의 챔피언이며, 동시에 그와 같은 타이틀을 통해 현대 자유주의의 기초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관용의 원리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사회의 원리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는 밀이 살았던 19세기의 세계와는 매우 상황이 다르다. 밀이 살았던 시대의 공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폐소공포증적’ 상황을 감지케 해 민감한 사람들은 당시 ‘보다 넓은 공간’과 ‘보다 많은 빛’을 이미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를 사는 우리는 오히려 ‘광장공포증적’ 상황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대립되는 수많은 가치가 어지럽게 공존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은 우리를 조금씩 자기 내면으로 후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밀이 주장하는 ‘소극적 자유’의 원리에만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대는 ‘소극적 자유’는 물론, ‘적극적 자유(모든 개인이 사회적 권력에 참여하는 자유)’를 문제시해야만 하며, 나아가 다양한 가치와 각양각색의 이론으로부터 인류의 참된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공동의 행동을 가져올 정치적 원리와 기술이 발견되어야만 할 것이다. ‘소극적 자유’가 기초를 충실히 다져 주는 역할을 했다면 ‘적극적 자유’는 그 기초 위에 집을 짓는 건축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 사사키 다케시/ 출처: 절대지식세계고전
1942년 아키타 현 출생. 도쿄대 법학부 졸업, 전 도쿄대 총장. 현대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유명한 사사키 다케시 교수는 1968년부터 조교수, 1978년 교수를 거쳐,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법학정치학연구과장을 지냈다. 이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제27대 도쿄대 총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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