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시인의 TISTORY

이 곳은 시인의 집! 문학과 예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말합니다

금동원의 우연의 그림 앞에서

책 이야기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금동원(琴東媛) 2018. 12. 16. 10:50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지음 / 최승자 옮김/ 까치

 

  침묵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 이 책은 침묵의 가치, 그것의 존재론적 성격, 그것의 존재의 깊이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이에 침묵과 사랑, 침묵과 신앙, 침묵과 시의 관계와 같은 주제들에 관해서 전면적인 일련의 논의가 이루어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침묵이란 인간이 말하지 않음으로써 성립되는 것이 아니며, 말의 중단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침묵은 하나의 독자적인 현상이며, 자기 자신으로 인하여 존립하는 '실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눌 때는 항상 제 삼자가 듣기 마련이며, 그 제 삼자가 바로 침묵이다. (p9)

 

침묵이란, 그저 인간이 말하지 않음으로써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 말이 끝나는 곳에서 침묵은 시작된다. 그러나 말이 끝나기 때문에 침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침묵은 인간의 근본 구조에 속한다.(p17)

 

 

  사람들은 침묵에 대하여 무엇인가 말로써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그것이 침묵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무(無)로서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침묵은 존재이자 실체로, 말이란 모든 실체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 : 막스 피카르트

 
저자 막스 피카르트(Max Picard)는 1888년 독일 쇼프하임에서 태어났다. 본업은 의사였으며, 문화비판적 시각의 글을 많이 쓴 작가이다. 대중의 시대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을 언제나 신과의 연관 관계 속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했다. 치열하면서도 진지한 글을 통해서 언제나 온 가슴으로 인간을 끌어안으려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대표적인 저술로 '인간의 얼굴(Das menschengesicht)', '신으로부터의 도주(Die Flucht vor Gott)', '우리 안의 히틀러(Hitler in uns selbst)' 등이 있다. 스위스 테신의 시골 마을에서 문필 활동을 하다가 1965년 10월 3일 삶을 마쳤다.

 

 ○ 역자: 최승자

 

  시인이며 번역가로 시집으로는 '이 시대의 사랑'과 '즐거운 일기' 등이 있고, 역서로는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이 있다.

 

  ○목차

  침묵의 모습
침묵이라는 원현상
말의 침묵으로 부터의 발생
침묵, 말 그리고 진리
말 속의 침묵
침묵과 말 사이의 인간
침묵 속의 마성과 말
말과 몸짓
고대의 언어
자아와 침묵
인식과 침묵
사물과 침묵
역사와 침묵
형상과 침묵
사랑과 침묵
인간의 얼굴과 침묵
동물과 침묵
시간과 침묵
아기, 노인 그리고 침묵
농부와 침묵
침묵 속의 인간과 사물
자연과 침묵
시와 침묵
조형 예술과 침묵
잡음어
침묵의 잔해
병, 죽음 그리고 침묵
침묵이 없는 세계
희망
침묵과 신앙

 

  ○출판사 리뷰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언어 침묵,

  침묵 속에 잠긴 사람들의 모습 속에 무엇이 존재할까. 그 침묵 속에 존재하는 그것은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 책의 저자 막스 피카르트에게 침묵은 수동적이고 말하기를 멈추는 행위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말의 포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이다. 또한 침묵은 말이 끝나기 때문에 시작되는 것이 아닌 말과는 다른 하나의 독자적인 현상인 것이다. 그에게 침묵은 인간의 근본 구조에 속한다. 그러한 침묵의 세계를 그려보려는 시도가 바로 이 책이다. 침묵에 대해서 말로 설명한다는 시도 자체가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침묵의 저 깊은 곳에 자리하는 의미를 찾아 음미하면서 그 속에 숨겨졌던 침묵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침묵의 세계」를 읽고 있으면 사계절과 언어와 자아와 신화와 사랑, 예술과 희망, 너와 나의 몸짓이나 자연과 사물들이 침묵을 바탕으로 삼지 않을 때 얼마나 상하는가를 느끼게 한다. 아니 세상의 만물이 침묵을 바탕삼아 얼마나 많은 것들을 흡수하는가를 알게 한다. 실리와 유용의 저편에 있는 침묵이 사실은 가장 먼 데까지 퍼져나간 가장 성숙한 존재의 대지라는 걸. _소설가 신경숙

 현대인에게는 돌아가야 할 고향이 없다. 아니, 있다. 지리적 고향은 없을지라도 더 크고 더 깊고 그윽한 고향이 있다. 침묵이라는 신성한 고향. 막스 피카르는 ‘침묵의 세계’(최승자 옮김·까치)를 통해 도시의 번잡함 안에서 침묵이라는 고향으로의 귀향을 꿈꾼다. 그 꿈꾸기는 행복한 꿈꾸기는 아니다. 그러나 치열하고 근원적인 꿈꾸기. 대한민국이라는 진실이 실종된 사회, 거짓이 진실의 탈을 쓰고 나대는 사회에서 그 꿈꾸기는 더욱 애절하게 느껴진다. ……깊은 침묵이 우리 안에 있다. 다만, 이 생은 너무 번잡하여 우리가 그것을 잊고 있을 뿐. 돌아갈 침묵이 있으므로 우리는 불행 안에서 생의 번잡함을 견딘다. 꾹꾹 견딘다. _시인 김정란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만지지 마라 /장 뤽 낭시  (0) 2018.12.25
욕망의 탄생 /장-미셸 우구를리앙  (0) 2018.12.22
나는 나다/ 정민  (0) 2018.12.12
기탄잘리/ 타고르  (0) 2018.12.05
라틴어 수업 /한동일  (0) 2018.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