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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금동원(琴東媛) 2019. 4. 25. 09:32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이희인 저  | 홍익출판사

 

 

  ‘가장 완벽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 ‘예술적 성경’이라 불리는 『부활』, 소설가가 꼽은 ‘세상에서 가져가고 싶은 단 한 권의 책’ 『인생이란 무엇인가』, 모파상이 ‘이 소설 앞에 내 작품 100편도 쓸모없다’고 말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 그리고 [바보 이반] 등의 따뜻한 우화들까지. 저자의 섬세한 시선으로 문장을 길어낸 이 책은 톨스토이 입문으로도 좋을 것이며, 잊고 있던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들에 마음을 머무는 시간을 가져다 줄 것이다.

 

 

 

 ○책 속으로

 

 

  결국 ‘진심’이 선수다. 진심이야말로 ‘사랑’의 유일한 노하우다. 브론스키의 말이 가정과 자녀를 둔 안나를 뒤흔든 것도 결국 진심이 깊이 묻어났기 때문 아닐까. 그런데 어디 사랑하는 연인 간의 고백에만 그럴까. 타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 타인을 설득하고 움직이게 하는 유일한 방법도 오로지 ‘진심’이 아니던가.

--- 「 브론스키를 위한 변명 : 사랑을 고백하는 방법 」 중에서

  톨스토이가 얘기하는 ‘노동’은 대단히 고되고 어려운 노동은 아닌 듯하다. 어떤 위대한 업적을 성취하자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자기가 먹을 건 자기가 만들어 먹자는 정도다. 자기 빨래는 자기가 해 입고 자기 집의 낡은 곳은 자기가 수리하며 쉽게 말해, 자기 집 앞에 쌓인 눈은 자기가 치우며 살자는 정도인지도 모른다. 그가 말하는 노동이란 건강을 위한 일상의 운동에 가깝단 생각마저 든다.

--- 「 일하지도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 중에서

  슬픈 죽음. 끔찍한 죽음. 참 안된 죽음. 그러나 그보다, 다행인 죽음. 내가 아니라서 다행 인 죽음. 나에게는 아직 멀리 떨어져 있는 죽음. 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바라는 죽 음. 내 즐거운 일을 방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죽음. 그리하여 귀찮은 죽음. 불결한 죽음. 우리 마음은 어느덧 망자에 대한 슬픔과 연민에서 이질감과 경계심, 귀찮음과 불결함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 「타인의 죽음, 내가 아니라 다행인」 중에서

  멈추지 않고 달려갈 것을 다그치는 ‘속도’와, 적은 노력으로 최대한 많이 얻을 것을 요구 하는 ‘효율’은 인간을 피폐하게 만든다. 속도와 효율을 무한대로 강요하는 사회는 필연적 으로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부여안고 살 것을 강요한다. (…) 누구를 위해 그토록 쉼 없이 달리고 무엇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하는 것일까.

--- 「 분노가 너를 망칠 것이다 」 중에서

  시간이란 건 없으며 오직 무한히 작은 현재만 있을 뿐이고 그 현재 속에 인간의 삶이 있다는 것이다.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이라 읊는 시를 떠올리며, ‘오늘 (present)은 선물(present)’이라고 해석하는 긍정으로 오늘, 지금을 살아간다. 오늘도 우리는 그렇게 지나간다.

--- 「인생은 지나간다」 중에서

 

 

 

목차

 

(1) 사랑. 지나고 나면 마음의 사치 … 『안나 카레니나』
1. 안나 카레니나라는 입장권

2. 브론스키를 위한 변명 : 사랑한단 말을 돌려서 말하려면
3. 안나를 위한 변명 : 십자가를 질 수 있나?
4. 카레닌을 위한 변명 : 사랑 좀 못 하기로서니
5. 다시, 브론스키를 위한 변명 : 열흘 붉은 꽃이 없다
6. 레빈을 위한 변명 : 톨스토이의 ‘리틀 포레스트’
7. 너무 많이 먹는 죄, 너무 좋은 것만 먹는 죄
8. 최고의 복수는 그들보다 행복하게 사는 것
9. 톨스토이의 젠더 감성

(2)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 단편 우화집 』
10. 위대한 동화작가 톨스토이_「바보 이반」
11.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_「바보 이반」
12. 바보들의 나라, 성자들의 나라_「바보 이반」
13. ‘하루치’의 땅_「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14. 죽은 자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_「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15. 나와 신만이 아는 이야기_「하느님은 진실을 보지만 바로 말하지는 않는다」
16. 당신 옆에 신이 계시다_「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3) 죽음은 어째서 늘 이기는가? …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17. 타인의 죽음, 내가 아니라 다행인
18.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19. 반성 1. 내가 아닌 타인의 잣대로 살았다
20. 반성 2. 경쟁이 내 인생을 망쳤다
21. 반성 3. 집만 넓혔지 행복은 넓히지 못했다
22. 저 너머로 건너가는 순간

(4) 결혼은 미친 짓이다? … 『 크로이체르 소나타 』
23.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다?
24. 결혼은 미친 짓이다?
25. 진실이 선한 것은 아니며, 선하다고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26. 음악은 도덕적인가?
27. 문학적인, 너무나 문학적인

(5)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 『부활』

28. 그래도 봄은 온다!
29. 나는 얼마나 모순된 사람인가
30. 신보다 먼저 자신을
31. 톨스토이의 ‘죄와 벌’

(6) 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 … 『 인생이란 무엇인가 』

32. 분노가 너를 망칠 것이다
33. 악을 공부하라
34. 가난함과 부유함
35. 공부를 얼마나 해야 할까?
36. 책은 여행을 부르고, 여행은 다시 책을 부른다
37. 겸손함의 힘
38. 가족은 무엇이며,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39. 인생은 지나간다
40. 학자, 교양인, 현자, 그리고 인공지능

(7) 톨스토이에 대해 더 말하고 싶은 한두 가지 것들 …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

41. 읽지 못한 『 전쟁과 평화 』 에 대해 말하는 방법
42. 톨스토이의 글쓰기 교실
43. 톨스토이가 도스토옙스키를 만나지 않은 까닭은?

 

 

 

○출판사 리뷰

 

 

“신보다 너 자신을 먼저 믿어라” -내가 아닌 타인의 잣대로 사는 나에게
“삶은 살고 있는 것이 아닌 지나가는 것이다.” -늘 걱정의 무게를 짊어진 나에게
“분노는 상대 잘못의 유해함보다 본인에게 가장 해롭다” -화가 나서, 남을 그리고 나를 미워하 는 나에게

톨스토이의 말은 힘들고 외로운 시간에 마음의 빵과 밥이 되어주는가 하면 때론 스스로를 삼가게 하기도 한다. 상처를 받는 일만큼이나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는 일들을 경계한다. 사랑을 돌려서 말하는 최고의 고백법을 《안나 카레니나》에서 배울 수 있으며, 그 사랑이 무너져가는 모습조차 우리는 지켜볼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우리 삶의 ‘아무것도 톨스토이에게서 도망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걱정에 휩싸여 살지만 사랑 속에 살아가고 있다. 삶의 진실을 준엄하게 이르면서도 사랑으로 감싸인 톨스토이의 세계를 만나보자. 이 책은 러시아 벽난로 앞으로 당신을 불러들이며 마음을 데우고 생각을 깨운다. 바쁘게 살며 소중한 것을 지나치고 상처에 스치곤 했던 우리의 나날은 오래된, 그러나 변치 않게 반짝이는 톨스토이의 문장 속에서 더없는 치유와 온기를 느 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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