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木瓜
금동원
시간을 견디며 익어 온
그윽하고 달달한 사색의 과즙
시린 겨울을 보내며 거둔
견실한 무게의 빛나는 결실
발긋한 볼 빛의 유혹
못난 열매의 매혹적인 미소와
화사하게 상기된 표정 속에
숨어있던 오만한 향기
깊이 숨겨뒀던 짙은 몸짓에
청초한 도발이 묻어나는
오로지 향과 맛으로만 기억되면 안 돼
봄부터 오랜 시간 모멸과 인내로 버텨낸
분홍색 꽃빛을 만난 적이 있다면
황금빛 사랑의 열매에 박수쳐야 하리
- 《우연의 그림 앞에서》. (계간문예 2015)
2022 천태산 은행나무 시 걸개 시화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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