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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눈물/ 금동원

금동원(琴東媛) 2024. 3. 28. 14:10

낙타의 눈물

 

 

금동원

 

 

살갗이 타버릴 듯한 태양

그 뜨거움 속에서

묵묵히 걷는 낙타를 봤어요

텅 빈 사막의 강을 건너는 낙타를 봤어요

 

살 속으로 박히는 따가운 흙바람에도

낙타는 앞만 보고 걸었어요

자신의 영혼을 끌어안고

침착한 고행자의 걸음으로

낙타는 걷고 또 걸었어요

 

황금빛 노을을 안고

슬픔의 순간으로 걸어 들어가

사막의 고요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는데

울음소리는 결코 들을 수 없었어요

 

속눈썹이 흠뻑 젖은

낙타의 눈동자를 들여다본 적 있나요?

깊고 푸른 오아시스의 샘물

슬픔이 굳어 다리 근육이 되고

그리움이 녹아 둥근 산이 되었지요

 

모래의 황홀하고 신성한 빛이

강물처럼 출렁일 때

무념무상에 들어

눈부신 꿈, 그 빛깔을 껴안고 가는

 

끈적하게 맺힌 낙타의 눈물을 바라보면

나도 뜨거운 길을 나서게 돼요

삶의 난해한 질문을 등에 업고

쉼 없이 뒤바뀌는 사막의 모랫길을

낙타, 그대라면 믿고 따라 걸을 수 있으니까요

 

 

-《월간문학》,(2024년 4월, 통권 6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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