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속의 애인
금동원
애인은
내가 좋아하는 푸른 빛으로
물 속에 잠겨있다
돌연 반사되어
온몸은 파랗게 멍들고
세포 하나하나의 숨구멍은 모두 열려있다
도망쳐!
어서 달아나기를
사랑은 언제나 그림처럼 액자에 묶여
벽에 걸려있고
사람들은 서성인다, 무언가를 탐문하듯
어땠어요?
물 속의 애인에게 묻는다
봄은 돌아오고 또 돌아간다
비는 내리고 또 멈춘다
문득 물 속에 잠겨 점점 짙어지는
푸른 빛의 애인을 향해 손짓한다
우리는 갇혔어요
삶과 죽음 사이에
시와 시인 사이에
치마와 바지 사이에
과거와 미래 사이에
마지막까지 물 속에 있다
시 속의 애인이여
-월간 《시인》, (2024년 5월호, 통권 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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