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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식

《여성문학》2호

금동원(琴東媛) 2024. 7. 6. 15:35

베트남 쌈을 먹으며

 

 

금동원

 

 

알록달록 예쁘고 맛있는 시가 그리운 날

다양하게 차려진 시 재료 앞에서

이런 시를 쓰기도 합니다

하얀 접시에 무지갯빛으로 켜켜이 신선한 시어를 담으면

한 마리 공작새가 날개를 펼친 듯 화려해지는 베트남 쌈

 

뜨거운 물 속에 얇은 라이스페이퍼를 담그면

시가 적당하게 녹아 흐물거리죠

무엇을 섞어 나의 맛을 만들까

채소만 담기도 하고

고기나 새우를 섞어 돌돌 말기도 하고

보지기처럼 묶어서 먹기도 합니다.

 

고소한 땅콩 소스를 좋아하지만

생선 액젓 소스로 찍어 먹기도 해요

퇴고의 고민과 갈등을 거치면

가장 맛있고 풍부한 시의 쌈이 만들어지고

다음 쌈은 더욱 풍성하고 흥겨울 수 있도록 오물거리며

이렇게 시를 쓰는 날도 있습니다

 

-《여성문학》,( 2024년 6월, 통권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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