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금동원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살갑게 다독이면 윤기가 흐르지만
못 본 척 던져두면 핏빛으로 터 갈라진다
가끔씩 삶의 시간이 길목을 막아 선 자리
희망이란 단어가 짐이 되어 질 때
서로에게 그리운 상대가 되지 못하고
문득 추억이 많지 않았음을 발견할 때
절실함과 조급함 사이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용기가 힘을 잃었을 때
그리움은 커피 맛이라고 누군가 이야기 했을 때
맞는 말이라며 박수를 쳤을 때
아무 것도 가진 건 없지만 절망하기 싫을 때
감사와 아름다움이 전부이고 싶을 때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기특한 사랑이라도 듬뿍 발라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시집 『마음에도 살결이 있어』, (월간문학출판부,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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